"내집 살며 월세 받는다?"…'핫'한 동네에 3000가구 대단지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
1호선 역세권, 3069가구 ‘숲세권’ 대단지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 초반 예상
‘한 지붕 두 가구’ 세대분리형 75가구 공급

“요새 이 일대 임장 다니는 젊은 사람이 부쩍 많이 보입니다. 완판(완전 판매)은 떼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A공인중개 대표)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서 가장 ‘핫’한 지역은 단연 동대문구다. 청량리역 주변과 이문·휘경뉴타운 일대를 쌍두마차로 브랜드 대단지 공급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노후주택 밀집지역, 홍등가 등 과거의 이미지는 벗어던진 지 오래다. 지난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올해 들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242.3대 1)을 썼다. 이달 분양하는 ‘래미안 라그란데’가 기록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을 중심으로 이문·휘경뉴타운 단지가 분포해 있다. 외대앞역 남쪽에 휘경 1~3구역이 있다. 휘경 2구역(휘경SK뷰·900가구)과 휘경 1구역(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299가구)은 각각 2019년, 2021년에 입주했다. 휘경 3구역인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는 지난 4월 평균 57.1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로 분양을 마쳤다.
"내집 살며 월세 받는다?"…'핫'한 동네에 3000가구 대단지
외대앞역 위쪽에 있는 이문뉴타운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휘경뉴타운보다 훨씬 규모가 큰 단지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외대앞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 3구역·4321가구) 공사 현장이 나온다. 연내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문아이파크자이에서 이문로를 건너 바로 맞은 편에 들어서는 래미안 라그란데(이문 1구역·3069가구)는 이달 분양한다.
래미안 라그란데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래미안 라그란데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일대가 서울 동북권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주위에 대학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한국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경희대가 근처에 있다. 각종 소소한 생활·편의시설 인프라는 이미 확보된 상태다. 이웃 동네인 청량리 역세권 개발 수혜도 입을 전망이다. 현재 1호선·경의중앙선·분당선·경춘선 등 6개 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엔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등 4개 노선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조경률 47% ‘공원형 대단지’

동네를 전반적으로 살펴봤으니 이제 단지에 집중해 보자. 래미안 라그란데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7층, 39개 동, 총 3069가구로 지어진다. 규모가 큰 만큼 카페테리아, 공유오피스, 게스트하우스, 사우나, 도서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하지만 요즘 실수요자는 웬만한 커뮤니티 시설로는 반색하지 않는다.
래미안 라그란데 단지 조경. 삼성물산 제공
래미안 라그란데 단지 조경. 삼성물산 제공
조경률이 46.7%에 달하는 ‘공원형 대단지’라는 게 래미안 라그란데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조경 면적만 5만3586㎡로, 이문·휘경뉴타운 일대에서 가장 크다. 어린이 놀이터 8개소와 유아놀이터 2개소, 수경시설 2개소, 주민운동시설 3개소 등이 지어져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자연공원과도 가까이 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된 천장산이 단지와 인접해 있다.

지상철·학군은 다소 아쉬워

대중교통 여건은 어떨까.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제일 가까운 역은 동에 따라 다르다. 남쪽에 있는 2단지는 외대앞역을 이용하면 된다. 북쪽에 있는 1단지 120동대 주민은 1호선 신이문역이 더 가깝다. 어느 동에 거주하는지에 따라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걸어서 10~20분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외대앞역과 신이문역 모두 지상철이라는 게 단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초등학교 전경. 한경DB
서울 동대문구 이문초등학교 전경. 한경DB
학군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 단지의 입주민 자녀는 동에 따라 이문초나 청량초로 배정될 전망이다. 이문초는 그래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지만 큰길을 건너야 한다. 청량초는 20분가량 걸린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현재 이문 4구역에 초등학교 신설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느 학교에 배정되는지는 입주 시기가 다가와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래미안 라그란데는 2025년 1월 입주 예정이다. 이문 4구역은 올해 2월에서야 사업시행인가가 승인돼 시차는 신설 초등학교가 실제로 들어서더라도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인근 중·고로는 경희중·고, 석관중·고 등이 있다.

3.3㎡당 3100만~3200만원 예상

아직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기 전이다. 다만 업계와 인근 중개업계에서 분양가는 3.3㎡당 3100만원대 내지 3200만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국민평형인 전용 84㎡ 기준 11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단지인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지난 4월 3.3㎡당 2980만원에 분양한 것과 비교하면 그새 가격이 올랐다.
래미안 라그란데 공사현장. 한경DB
래미안 라그란데 공사현장. 한경DB
하지만 자잿값과 금융비용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같은 동대문구에서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3.3㎡당 3300만원의 분양가로 청약을 했는데도 접수자가 몰렸다. 래미안 라그란데가 현재 언급이 되는 3000만원 초반보다 더 비싼 가격에 공급해도 수요는 충분할 것이란 시각도 있어,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을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경기 용인이나 광명에서도 국평 아파트가 12억원대에 분양되고 있는 현실이다. 참고로 래미안 라그란데에서 천장산 가는 쪽에 있는 이문삼성래미안1차(2001년 입주) 전용 84㎡ 호가는 7억5000만원~9억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선보여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총 920가구다.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52㎡ 45가구 △55㎡ 173가구 △59㎡ 379가구 △74㎡ 123가구 △84㎡ 182가구 △99㎡ 10가구 △114㎡ 8가구로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편이다. 구체적인 평면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74C타입 평면도. 삼성물산 제공
74C타입 평면도. 삼성물산 제공
다만 총 75가구가 공급되는 74C 타입의 경우 세대구분형으로 선보인다. 현관과 주방, 욕실 등이 모두 2개로 분리돼 한 채를 두 집처럼 완전히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분양 관계자는 “육아나 봉양 등을 이유로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살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며 “자녀를 위한 별도의 학업 공간을 마련하거나 재택근무용 사무실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위에 대학생이 많아 월세방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대구분형 아파트라도 법적으론 1가구 1주택에 해당한다. 따라서 집주인이 거주하며 임대를 놓더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고, 기준시가 12억원 이하일 경우엔 월세소득도 과세하지 않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