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이 탄탄한 주사제 사업력을 기반 삼아 미국, 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탓에 미국 내 주사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휴온스 제품 판매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멸균 주사제 25% 공급 담당 공장 피해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토네이도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화이자의 록키마운트 공장 창고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곳은 미국 의료기관에서 소비되는 멸균 주사제의 4분의 1 정도를 생산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멸균 주사 공장 중 하나라고 화이자 측은 설명했다.

미국 내 주사제 공급난이 심해지면 휴온스 주사제가 수요를 일부 충당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휴온스의 국소마취제 제품은 2017년 허리케인 마리나로 화이자의 푸에르토리코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현지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이후에도 휴온스의 마취제 매출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마취제 매출은 전년대비 40% 성장했다.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미국 수출 금액만 123억원을 기록했다.

휴온스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품목허가(ANDA) 승인 받은 품목은 5개다. 2017년 생리식염주사제를 시작으로, 2018년 1% 리도카인염산염주사제 5mL 앰플, 2019년 0.75% 부피바카인염산염주사제 2mL 앰플, 2020년 1% 리도카인염산염주사제 5mL 바이알, 올해 6월 2% 리도카인주사제 5mL 바이알까지 승인받았다. 최근 캐나다에서도 국소 마취제 시판허가를 받았다.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도 확대하고 있다. 245억원을 투입해 제천 2공장에 주사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바이알 라인 생산능력은 기존 2600만 바이알에서 7900만 바이알로, 카트리지 라인은 기존 1억3200만 카트리지에서 2억100만 카트리지로 늘어난다. 이들 주사제 라인은 2025년 하반기께 가동된다.

보툴리눔톡신, 점안제 시장 공략도 확대

보툴리눔 톡신과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도 글로벌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17년 말 제2공장을 준공한 휴메딕스는 엘라비에프리미어, 리볼라인 필러와 리즈톡스 보툴리눔톡신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브라질·중남미에 이어 필러 수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점안제 CMO 사업을 확대하고, 헤파린나트륨 등을 생산해 원료의약품 국산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유럽, 중국 등에 수출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리즈톡스의 수출명인 휴톡스는 러시아, 에콰도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볼리비아,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도미니카공화국,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 1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마쳤다. 중국, 대만 임상을 시작으로 유럽, 중남미 국가 허가 및 임상 진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680억원들 투입해 충북 제천에 짓고 있는 바이오공장이 완공되면 내년 연간 700만 바이알 생산 가능한 설비를 갖추게 된다. 기존 생산능력(1공장 100만 바이알, 2공장 500만 바이알)에 더해 연간 13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중국합작법인 휴온랜드는 점안제 신제품 개발과 CMO 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주력품목인 녹내장 치료제 '주석산 브리모니딘',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제 '염산 올로파타딘' 뿐 아니라 신규 품목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각막염 항생제 '목시플록사신 염산염'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2개 품목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2~3년간 매출 성장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휴온랜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CMO/CDMO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중국 내 점안제 특화 생산기지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업 부분별 고른 성장을 토대로 휴온스그룹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644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740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18.4% 성장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2020년 연 매출 5000억원을 처음 돌파한 뒤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투자계약 체결, 글로벌 사업 확장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며 "그룹사에서 전방위적으로 외부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도입, 파트너십 체결, 지분투자 등에 나서는 등 미래 성장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7월 24일 17시 01분 <한경 BIO Insight>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