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서 답변…"북일 교섭 걱정하지 않아…北 변화에 도움 될 것"외교1차관 "북일 접촉설, 일본에 확인했더니 부인…접촉 동기 있다 생각"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김여정이 최근에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써서 이것이 2개 국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 생각을 하는데 조금 더 볼 필요가 있다"고 13일 밝혔다.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의원으로부터 김여정의 대한민국 호칭에 담긴 의도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유보적으로 답변했다.그는 "얼마 전 현정은 회장이 방북 신청했을 외무성 이름으로 '입국'을 거부한다는 식으로, (입경이 아닌) '입국'이라고 표현한 부분을 주목해보긴 봐야겠다"면서도 "북한이 창의적으로 말을 만들어내는데 굳이 그렇게(대한민국이라고) 한 이유가 뭔지 지속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권 장관은 "아직 어느 쪽으로 결정하는 건 좀 조심스럽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병석 의원은 "김여정이 대한민국 용어를 썼지만, 꺾쇠(<<>>·겹화살괄호)를 붙였다"며 "그것은 북한이 한국에 주권 또는 군사주권이 없다는 것을 비꼬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에 권 장관도 김여정 담화에 겹화살괄호가 쓰인 점을 거듭 언급하면서 "북한이 '삶은 소대가리'니 뭐니 우리를 비하하려고 창의적인 발언을 하는데 반드시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해야만 두 나라를 추구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몇 가지 사례 말고 진전된 모습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를 '북한지원부'로 질타하며 변화를 주문한 후 통일부의 주요 업무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에 관해 권 장관은 "단기적으로 교류협력이 거의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류협력과 관련한 조직을 그대로 두고 인원도 그대로 두는 거보다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통일부 업무로 지정된 부분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통일부 업무는 기본적으로 단기적으로 봐서는 곤란하고 중장기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후임으로 지명된 김영호 후보자가 독자 핵무장론, 북한 흡수 통일론을 주장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통일정책과 다른 소신을 가졌다는 여러 야당 의원의 지적에 권 장관은 김대중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인 강인덕 전 장관이 매파였으나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강경한 대북정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상기시키면서 "그런 면에서 김영호 지명자가 잘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권 장관은 북한과 일본이 접촉하면 북한의 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그는 "일본과 (북한이) 교섭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의원이 걱정하는데 통일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나라와 북한이 계속해서 교섭을 많이 하게 된다면 북한이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장호진 외교부 1차관도 "북일 접촉에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그 계기를 통해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일본이 역할을 하는 방법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일정한 원칙과 선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북일 접촉 사실에 대해 일본 측에 확인해 봤느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확인했다"고 답하고 접촉이 없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다만 "개인 생각에는 납치자 문제도 있기 때문에 북일 간 접촉 동기는 늘 있다"며 "그런 면에서는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서 봐야 할 필요도 있다"고 평가했다./연합뉴스
정부가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국에 약 27만 전세 가구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빌라와 지방에서 가입 대상 제외 가구가 많았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전세 가격을 낮춰야 해 결과적으로 역전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3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기준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196만 전세 가구 중 27만여 가구가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존에는 전체 전세 가구의 89.5%(175만 가구)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면 75.7%(148만 가구)만 가입이 가능했다.정부는 집값 대비 전세 보증금이 과도하게 높으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전셋값 기준을 공시가격의 1.5배에서 1.26배로 낮춘 바 있다. 전세사기에 ‘무자본 갭투자’가 악용된다는 이유에서다.보증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가구는 수도권(11만7126가구)보다 지방(15만3823가구)이 더 많았다.경북에서는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가구 비율이 81.3%에서 49.2%로 크게 줄었다. 새 기준대로라면 전체 전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경북(49.1%), 충북(55%), 충남(54%), 울산(62.8%), 경남(63.4%)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유형별로는 아파트보다 빌라가 받는 영향이 컸다. 특히 수도권 내 빌라의 경우 원래 88.9%가 가입 가능했지만, 이제는 63.4%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는 보험 가입 가능 가구가 89.6%에서 81.1%로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었다.김광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보증보험이 안 되는 매물은 세입자가 계약을 꺼린다”며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전세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역전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전세 가격을 보증보험 한도 이내로 내리고, 초과하는 부분은 월세로 받는 반전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 의원은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지역별, 주택유형별, 가격별로 보증 보험 가입 기준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재영/유오상 기자 jyhan@hankyung.com
이른바 '슈퍼개미'라 불리며 50만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주식 유튜버 김정환(54)씨는 작년 4월11일 오전 9시30분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A사를 그냥 들고 가시면 된다. 팔 필요 없다. 이것도 다시 또 5만원대 근처 가면 또 매도하고..." 라며 A사 주식 '홀드'를 권했다.하지만 약 5시간이 지난 오후 2시26분, 김씨는 A사 주식 1만1천주를 4만2천450원에 매도했다.13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씨의 공소장에는 미리 매수해둔 종목을 유튜브에서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수법으로 다른 개미들에게 손해를 입힌 김씨의 선행매매 방식이 자세히 적혀있다.김씨는 2021년 6월부터 시작해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에서 5개 종목을 추천하고 총 84만7천66주를 187억원에 매도해 58억9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1년 6월21일 오전 9시6분 유튜브 방송에서 "이런 종목들은 크게 들어가도 상관없지 않습니까? 실적이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라고 발언했다. 그러고는 30여분 뒤부터 2만1천주를 팔아치웠다. 모두 7억7천600만원어치에 달한다."A사 4만원 이상까지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4만원, 5만원까지, 얼마나 갈지 모릅니다" 김씨는 이튿날 오전 9시10분 방송에서 또 같은 종목을 추천했다. 그리고 1시간가량 뒤인 오전 10시17분부터 6만8천여주의 물량을 쏟아냈다. '4만원, 5만원까지' 목표가를 제시해놓고 정작 자신은 3만8천850원부터 4만2천800원 사이에 물량을 던진 셈이다. 매도금액은 27억2천여만원이나 된다.김씨는 "팔 때가 아니다"라며 노골적으로 물량을 잠가놓고 자신은 매도 주문을 내 차익을 실현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그는 본인과 아내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했다. CFD 계좌 매매는 외국계 증권사가 거래주체로 표시되는 점을 악용해 본인의 매도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검찰은 "주식을 보유 중인 사실을 숨긴 채 매수세 유입과 매도세 저지를 유도하고 자신은 반대로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며 "유튜브 방송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봤다.변호인은 김씨가 A사 등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으므로 보유 사실을 숨긴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김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지했다. 수년 간 올린 영상도 전부 내렸지만, 이아직도 구독자는 49만8천명이나 남아있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