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임대보다 더 번다…'年 수익 8%' 리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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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수익 안정적인데 주가는 10~20% 떨어져
주가배당률 최고 '年 10%' … "투자 적기" 전망도
대기업 계열사 임차인 둔 롯데 등 '스폰서 리츠' 주목
하지만 대출의 담보 인정 가치 비율(LTV)은 41%로, 일반적인 리츠 평균(60%)에 비해 낮다는 반론도 있다. 올 연말 31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 대출액의 가중평균금리가 연 5.13%로 연말에 리파이낸싱을 하더라도 현 수준보다는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이다. 부동산 임대료 수익을 배당받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 적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으로 빌딩이나 물류센터 등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임대료·매각 차익에서 대출금리 등을 정산하고 받아 가는 파생상품이다. 현행법상으론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고,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 수조원대 빌딩의 지분 일부를 가진 '건물주'가 되는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이후로도 대다수 리츠의 임대료 수익은 여전하다. 특히 일부 국내 리츠는 서울 내 중심 상업지역에 속해 대기업 사옥 등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가는 10~20% 빠지면서 상장가(5000원)에도 못 미치는 리츠가 23개 중 18개나 된다. 버는 임대료 수익은 그대로인데 주가만 내려가니, 주가 대비 배당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기준 리츠의 주가 배당률은 최대 10.52%(케이탑리츠), 최저 5.17%(SK리츠)로 은행 정기예금(연 4.1%)이나 저축은행 정기예금(4.5%)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 리츠가 부담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배당가능이익이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이 정말 리츠 투자 적기인지, 어느 리츠에 투자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작년 Fed의 금리인상은 리츠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리츠의 배당은 임대료 수익에서 대출금리를 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할 땐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뿐 아니라 대출도 받는다. 가령 신한알파리츠가 받은 차입금의 담보인정비율(LTV)은 61%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탁관리리츠가 보유한 자산의 70%가 연 2%대 저금리 기간에 편입한 자산"이라며 "연 5%로 뛰면 이자만 해도 두 배 이상으로 늘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은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만기를 앞둔 기존 대출금리가 연 2%대였다면 리파이낸싱을 통해 연 5%로 뛸 수도 있다. 차환에 실패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빌딩을 매각해야 하거나 더 많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내 23개 상장 리츠 중 공모가를 웃도는 리츠는 5개뿐인 이유다. 그런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LTV가 높지 않거나 대출 만기가 한참 남은 리츠도 큰 타격을 입었다. LTV가 41%에 불과한 롯데리츠가 대표적이다. 각각 지난 2월, 3월 상장한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도 공모가를 밑돌았다. 리츠가 빌딩을 매입할 때 받는 주담대의 만기는 보통 3년이기 때문에 두 리츠 모두 자금조달 리스크가 없다. 삼성FN리츠의 LTV는 51.5%로 다른 리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리츠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 대치타워와 중구 태평로의 에스원빌딩은 삼성 계열사의 임차비율이 60%가 넘고, 임대율이 99.1%에 달한다. 3월 상장한 한화리츠도 상장일 4505원까지 떨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리츠도 기초자산이 모두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사옥 5곳으로,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이다.
금리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부 리츠 주가가 2분기 들어 반등했다. 삼성FN리츠는 5160원으로 상장가를 소폭 웃돌고 있다. 한화리츠도 상장 당시에 비해 17.4% 오른 5300원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코람코더원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등은 꾸준히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낮은 주가는 곧 높은 주가 배당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금액을 리츠에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배당을 받아 갈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앞으로 금리가 내릴 일만 남았다면 배당가능이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연속적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이자 다시 소폭 하락하는 모양새다. 과반수의 리츠는 여전히 1분기 수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반등한 리츠들의 공통점은 리파이낸싱(차환)을 해결했거나 신규로 상장돼 관련 이슈가 없다는 점이다. 강 연구원은 "재차입에 성공했거나, 대출 만기가 많이 남아 있어서 금리 리스크를 걷어낸 리츠 위주로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리츠들이 20%씩 떨어지는 동안 4500원대에서 보합세를 나타내며 선방한 KB스타리츠는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없다. 주가 배당률도 연 7.21%로 평균 대비 높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모두 서울이나 경기도 판교 등 도심에 있는 대형 빌딩만을 편입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화재와 세무서를 임차인으로 둔 삼성화재 역삼빌딩이나 신한생명 본사가 입주해 있는 신한L타워가 대표적이다. 임대율이 99%에 달한다. 1651억원에 사들인 용산 더프라임타워가 현재 2500억원 수준으로 매각을 앞두고 있어 매각 차익으로 얻게 될 특별 배당금도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로구 SK서린빌딩, 분당 SK U타워, 종로타워 등 SK 계열사를 임차인으로 둔 SK리츠도 비슷한 케이스다. 한화리츠도 수도권 소재 한화금융 계열사의 오피스만 자산으로 담고 있다. 강 연구원은 "서울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은 2%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을 임대료 상승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기업 계열 리츠가 갖는 강점은 신용등급이 높아 대출금리가 낮다는 점이다.
하나의 우량자산에만 집중하는 리츠도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코람코더원리츠는 편입자산이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 앞에 있는 하나증권빌딩 하나다. 최근 공실률 0%를 달성하면서 현재 7.13% 수준인 배당률을 4분기 이후 7.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작년부터 4200~4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 재무부 등 정부 기관과 삼성전자를 임차인으로 둔 덕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잔여 임대 기간이 최소 8년, 최장 27년에 달한다.
자산 매입과 매각이 활발한 리츠들도 있다. 특별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이지스밸류리츠는 경복궁 맞은편의 트윈트리타워와 이수화학 반포 사옥을 작년 매입했는데, 당시 대출받은 자금을 갚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이천YM물류센터, 태평로빌딩, 분당호스트웨이데이터센터를 매각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의 비중을 낮추고 오피스의 비중을 55%에서 73%로 크게 높인 셈이다. 이 리츠의 주가 배당률은 매년 연 6% 수준으로 2025년 1월까지 목표 배당률을 8%까지 높여 잡았다. 조환석 이지스자산운용 리츠 부문 1파트장은 "순자산가치의 85%가 향후 가치·임대료 상승이 예상되는 CBD(서울 내 빌딩) 프라임급 오피스(태평로빌딩과 트윈트리타워)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도 상장 당시 660억원 편입했던 이천1 물류센터를 최근 810억원에 팔았다. NH올원리츠도 경기 수원의 에이원인계타워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산이 매각되면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특별배당금이 예상된다.
주식으로 따지면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다. '당기순이익-자산매각차익+감가상각비' 공식으로 계산한다. 순이익에서 자산매각차익을 빼는 이유는 일회성 이익이기 때문이다. 가령 모두투어리츠는 주가 배당률이 40.67%에 달한다. 작년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 매각으로 얻은 현금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면서 배당금이 늘어난 것이다. 이 리츠는 지난해만 해도 배당률이 4.39%였다. 시가총액을 FFO로 나누면 현재 주가에 리츠의 수익이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주식으로 치면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한 지표다. 다만 리츠가 과대 평가돼 있는지, 과소 평가돼 있는지를 판단하기엔 변수가 많다. P/FFO가 다른 리츠보다 낮다면 리츠의 수익성을 시가총액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FFO가 낮아질 위험을 주가가 미리 반영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리츠가 보유한 자산에서 장·단기 차입금을 뺀 순자산가치(NAV)도 리츠 분석에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지표다.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NAV)로 나눠서 이 리츠가 싼지, 비싼지를 분석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비슷한 방식이다. 우량자산을 많이 담고 있고, 리파이낸싱 위험이 없는데도 P/NAV가 1을 밑돈다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주요 리츠의 P/NAV는 모두 0.6배 수준이다. 신한알파리츠나 이지스밸류리츠는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가치가 0.5 수준에 불과하다. P/NAV가 1을 웃도는 리츠는 삼성FN리츠 하나다.
자산운용 업계에선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화리츠 지분 보유비중이 지난 3월 12.93%에서 이달 16.36%까지 확대됐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이달 7.10%까지 지분 보유 비중을 늘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피스 리츠는 바닥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오피스 시장은 2~3년 뒤부터 개선이 예상되고 리츠의 성과는 실물 자산을 1년가량 선행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분석플랫폼인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오피스빌딩 매매량은 총 9건으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같은 달 거래금액은 총 3182억원으로 전달 대비 73.2% 늘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주가배당률 최고 '年 10%' … "투자 적기" 전망도
대기업 계열사 임차인 둔 롯데 등 '스폰서 리츠' 주목
연 7.82%. 롯데백화점 6곳(전체 자산가치의 54.5%)과 롯데마트 등 9곳(41.3%)을 보유한 롯데리츠의 연 환산 수익률이다. 이달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연 4.85%)을 크게 웃돈다.롯데리츠는 대기업 계열사를 임차인으로 둔 대표적인 '스폰서 리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리츠가 보유한 빌딩은 공실이 없어 임대수익이 안정적이지만, 6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1년 사이 3600원대로 떨어졌다. 건물을 매입하면서 받은 대출의 리파이낸싱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시청점 같은 롯데 계열사의 핵심 자산이 리츠에 포함돼있지 않은 점과 백화점·마트 매출액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물가상승률을 만회할 수 있을 만큼 임대수익이 늘 수 있을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의 담보 인정 가치 비율(LTV)은 41%로, 일반적인 리츠 평균(60%)에 비해 낮다는 반론도 있다. 올 연말 31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 대출액의 가중평균금리가 연 5.13%로 연말에 리파이낸싱을 하더라도 현 수준보다는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이다. 부동산 임대료 수익을 배당받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 적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으로 빌딩이나 물류센터 등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임대료·매각 차익에서 대출금리 등을 정산하고 받아 가는 파생상품이다. 현행법상으론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고,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 수조원대 빌딩의 지분 일부를 가진 '건물주'가 되는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이후로도 대다수 리츠의 임대료 수익은 여전하다. 특히 일부 국내 리츠는 서울 내 중심 상업지역에 속해 대기업 사옥 등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가는 10~20% 빠지면서 상장가(5000원)에도 못 미치는 리츠가 23개 중 18개나 된다. 버는 임대료 수익은 그대로인데 주가만 내려가니, 주가 대비 배당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기준 리츠의 주가 배당률은 최대 10.52%(케이탑리츠), 최저 5.17%(SK리츠)로 은행 정기예금(연 4.1%)이나 저축은행 정기예금(4.5%)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 리츠가 부담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배당가능이익이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이 정말 리츠 투자 적기인지, 어느 리츠에 투자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떨어진 리츠 주가, 높아진 배당률
리츠 시황을 볼 때 기본적인 지표가 한국거래소가 만든 ‘KRX 리츠 TOP 10’ 지수다. 리츠 중에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모아 산출한다. SK·롯데·제이알글로벌·ESR켄달스퀘어·신한알파·코람코에너지·KB스타·삼성FN·한화·이리츠코크렙 등 10개사가 대상이다. 이 지수는 10일 826.56로 1년 전(1084.1)에 비하면 21.6% 떨어졌다. 연초 이후로는 80대에서 버티고 있다.작년 Fed의 금리인상은 리츠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리츠의 배당은 임대료 수익에서 대출금리를 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할 땐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뿐 아니라 대출도 받는다. 가령 신한알파리츠가 받은 차입금의 담보인정비율(LTV)은 61%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탁관리리츠가 보유한 자산의 70%가 연 2%대 저금리 기간에 편입한 자산"이라며 "연 5%로 뛰면 이자만 해도 두 배 이상으로 늘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은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만기를 앞둔 기존 대출금리가 연 2%대였다면 리파이낸싱을 통해 연 5%로 뛸 수도 있다. 차환에 실패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빌딩을 매각해야 하거나 더 많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내 23개 상장 리츠 중 공모가를 웃도는 리츠는 5개뿐인 이유다. 그런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LTV가 높지 않거나 대출 만기가 한참 남은 리츠도 큰 타격을 입었다. LTV가 41%에 불과한 롯데리츠가 대표적이다. 각각 지난 2월, 3월 상장한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도 공모가를 밑돌았다. 리츠가 빌딩을 매입할 때 받는 주담대의 만기는 보통 3년이기 때문에 두 리츠 모두 자금조달 리스크가 없다. 삼성FN리츠의 LTV는 51.5%로 다른 리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리츠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 대치타워와 중구 태평로의 에스원빌딩은 삼성 계열사의 임차비율이 60%가 넘고, 임대율이 99.1%에 달한다. 3월 상장한 한화리츠도 상장일 4505원까지 떨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리츠도 기초자산이 모두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사옥 5곳으로,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이다.
금리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부 리츠 주가가 2분기 들어 반등했다. 삼성FN리츠는 5160원으로 상장가를 소폭 웃돌고 있다. 한화리츠도 상장 당시에 비해 17.4% 오른 5300원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코람코더원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등은 꾸준히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낮은 주가는 곧 높은 주가 배당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금액을 리츠에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배당을 받아 갈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앞으로 금리가 내릴 일만 남았다면 배당가능이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연속적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이자 다시 소폭 하락하는 모양새다. 과반수의 리츠는 여전히 1분기 수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반등한 리츠들의 공통점은 리파이낸싱(차환)을 해결했거나 신규로 상장돼 관련 이슈가 없다는 점이다. 강 연구원은 "재차입에 성공했거나, 대출 만기가 많이 남아 있어서 금리 리스크를 걷어낸 리츠 위주로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리츠들이 20%씩 떨어지는 동안 4500원대에서 보합세를 나타내며 선방한 KB스타리츠는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없다. 주가 배당률도 연 7.21%로 평균 대비 높다는 평가다.
기초자산 튼튼한 리츠가 ‘든든’
편입돼 있는 기초자산이 튼튼한 경우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6월 29일 6150원으로 3개월 만에 8.7% 올랐다. 자산 총액이 1조9193억원인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3월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총 3855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단기차입금 740억원은 금리가 연 4.6%, 연 5.5%로 리파이낸싱에 따른 추가 금리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한L타워(연 2.5%)나 트윈시티남산(연 2.6%)을 매입하면서 받은 3115억원의 대출금리는 상당히 낮아 리파이낸싱이 끝나면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가 배당률은 6.36%로 다른 리츠에 비해 낮은 편이다.그럼에도 모두 서울이나 경기도 판교 등 도심에 있는 대형 빌딩만을 편입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화재와 세무서를 임차인으로 둔 삼성화재 역삼빌딩이나 신한생명 본사가 입주해 있는 신한L타워가 대표적이다. 임대율이 99%에 달한다. 1651억원에 사들인 용산 더프라임타워가 현재 2500억원 수준으로 매각을 앞두고 있어 매각 차익으로 얻게 될 특별 배당금도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로구 SK서린빌딩, 분당 SK U타워, 종로타워 등 SK 계열사를 임차인으로 둔 SK리츠도 비슷한 케이스다. 한화리츠도 수도권 소재 한화금융 계열사의 오피스만 자산으로 담고 있다. 강 연구원은 "서울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은 2%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을 임대료 상승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기업 계열 리츠가 갖는 강점은 신용등급이 높아 대출금리가 낮다는 점이다.
하나의 우량자산에만 집중하는 리츠도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의 코람코더원리츠는 편입자산이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 앞에 있는 하나증권빌딩 하나다. 최근 공실률 0%를 달성하면서 현재 7.13% 수준인 배당률을 4분기 이후 7.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작년부터 4200~4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 재무부 등 정부 기관과 삼성전자를 임차인으로 둔 덕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잔여 임대 기간이 최소 8년, 최장 27년에 달한다.
자산 매입과 매각이 활발한 리츠들도 있다. 특별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이지스밸류리츠는 경복궁 맞은편의 트윈트리타워와 이수화학 반포 사옥을 작년 매입했는데, 당시 대출받은 자금을 갚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이천YM물류센터, 태평로빌딩, 분당호스트웨이데이터센터를 매각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의 비중을 낮추고 오피스의 비중을 55%에서 73%로 크게 높인 셈이다. 이 리츠의 주가 배당률은 매년 연 6% 수준으로 2025년 1월까지 목표 배당률을 8%까지 높여 잡았다. 조환석 이지스자산운용 리츠 부문 1파트장은 "순자산가치의 85%가 향후 가치·임대료 상승이 예상되는 CBD(서울 내 빌딩) 프라임급 오피스(태평로빌딩과 트윈트리타워)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도 상장 당시 660억원 편입했던 이천1 물류센터를 최근 810억원에 팔았다. NH올원리츠도 경기 수원의 에이원인계타워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산이 매각되면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특별배당금이 예상된다.
비싼 리츠·값싼 리츠 분별하기
리츠 투자를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지표가 배당가능이익(FFO)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이 들어오는가를 따지는 지표다. 리츠에 투자할 때 수익의 핵심이 '배당'인데, FFO가 많아야 배당으로 연결된다.주식으로 따지면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다. '당기순이익-자산매각차익+감가상각비' 공식으로 계산한다. 순이익에서 자산매각차익을 빼는 이유는 일회성 이익이기 때문이다. 가령 모두투어리츠는 주가 배당률이 40.67%에 달한다. 작년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 매각으로 얻은 현금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면서 배당금이 늘어난 것이다. 이 리츠는 지난해만 해도 배당률이 4.39%였다. 시가총액을 FFO로 나누면 현재 주가에 리츠의 수익이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주식으로 치면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한 지표다. 다만 리츠가 과대 평가돼 있는지, 과소 평가돼 있는지를 판단하기엔 변수가 많다. P/FFO가 다른 리츠보다 낮다면 리츠의 수익성을 시가총액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FFO가 낮아질 위험을 주가가 미리 반영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리츠가 보유한 자산에서 장·단기 차입금을 뺀 순자산가치(NAV)도 리츠 분석에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지표다.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NAV)로 나눠서 이 리츠가 싼지, 비싼지를 분석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비슷한 방식이다. 우량자산을 많이 담고 있고, 리파이낸싱 위험이 없는데도 P/NAV가 1을 밑돈다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주요 리츠의 P/NAV는 모두 0.6배 수준이다. 신한알파리츠나 이지스밸류리츠는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가치가 0.5 수준에 불과하다. P/NAV가 1을 웃도는 리츠는 삼성FN리츠 하나다.
자산운용 업계에선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화리츠 지분 보유비중이 지난 3월 12.93%에서 이달 16.36%까지 확대됐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이달 7.10%까지 지분 보유 비중을 늘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피스 리츠는 바닥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오피스 시장은 2~3년 뒤부터 개선이 예상되고 리츠의 성과는 실물 자산을 1년가량 선행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분석플랫폼인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오피스빌딩 매매량은 총 9건으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같은 달 거래금액은 총 3182억원으로 전달 대비 73.2% 늘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