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숲 들어선다…高高해지는 '청량리 3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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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슬·한양수자인·힐스테이트 올 3000가구 입주
신통기획 등 재개발 호재 줄잇고 젊은층 유입도 늘어
4월 이후 분양권 거래 활발 … 한양수자인 웃돈만 ‘3억’
2차로 길 건너, 옛 ‘청량리588’ 자리에 들어서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65층으로 더 높다. 공사를 거의 마치고 입주만 남겨뒀다. 두 단지와 마주보는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는 43층 높이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일명 ‘청량리 3대장’이다. 이들 단지는 상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1층엔 ‘아크포레스트’란 이름으로 219실 규모 상가가 들어섰다. 영국 그래픽 디자이너인 카미유 왈릴라가 작업한 휴식 공간이 인상적이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에는 호텔롯데와 수영장, 예식장, 섹션오피스 등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롯데캐슬 SKY-L65는 업무시설이 들어가는 1개 동의 지상 3층이 청량리역사 및 롯데백화점과 바로 이어진다. 교통 허브로 불리는 청량리역을 타고 들어올 유동인구까지 사로잡을 듯 보였다. 마천루 3대장은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재건축에서 시작점에 불과하다. 청량리역사 정면의 미주아파트(1978년 준공)는 작년 말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1089가구에서 1370가구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미주아파트 북쪽 뒤편으로는 청량리8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지난달 시공사로 롯데건설을 택했다. 8구역 북쪽의 청량리7구역은 ‘롯데캐슬 하이루체’로 이달 분양시장에 나온다. 하이루체 동쪽의 청량리동19 일대는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기획안이 지난 3월 확정됐다. 남쪽으로도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을 감싼 용두3구역이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한창 기획안을 짜고 있다. 청량리수산시장이 속한 용두1-6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작년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택했다. 61층, 4개 동에 아파트 99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신 청량리역을 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 공간인 ‘커넥트 플레이스’가 들어왔다. 폴바셋이나 레드애플 등 카페에는 평일 오전에도 자리가 없고 반포식스, 편백집 등 음식점은 높은 가격에도 사람이 많다. 대부분 20대 연인, 30대 젊은 부부다. 편백집에서 식사하는 내내 두 음식점 사이에 있는 ‘키즈 놀이방’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였다. 청량리역 맞은편의 수산시장을 지나 경동시장으로 향하는 청과물시장 안에는 스타벅스 경동1960이 들어섰다.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바로 옆이지만, 카페를 찾은 세대는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는 세평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노인 인구가 많아 구매력이 약하다는 게 이 지역의 문제였지만 벌써부터 젊은 층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역 근처 대단지가 들어오면서 구매력을 갖춘 20~40대 젊은 인구가 더 늘면 인근 상권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수인분당선이 청량리 역사로부터 400~500m 떨어진 곳까지만 연결돼 하루 운행이 몇 회 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론 수인분당선 연장에 따라 젊은 층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량리역사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아쉬운 점은 교통량이 많고 매연이 좀 있다는 것이다. 청량리역 앞이 버스환승센터여서 버스가 몰린다. 또 저층 상가와 집이 바람길 없이 빼곡해 매연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아직 인근 오피스텔과 청량리역 힐스테이트 더퍼스트가 공사 중이어서 모래바람도 분다. ‘마천루’ 대단지 주변으로 교통량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도 버스로 밀릴 때가 많아 앞으론 상당한 체증이 예상된다.
초등학교는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도보 20분 반경에 4개교가 있다. 이 중 롯데캐슬 SKY-L65의 학생들은 전농초에 배정받는다. 래미안크레시티를 비롯해 전농동 신성미소지움, 답십리대우 등 전농동·답십리뉴타운 일대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배정받는다.
단지에서 멀다는 점을 고려해 셔틀버스를 운영한다고 한다. 한양수자인그라시엘은 10분 거리인 신답초로 배정받을 예정이다. 4차선 이상 도로를 건널 필요가 없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인근 사립초로는 북쪽 1호선 회기역 근처 경희대에 있는 경희초, 숭인원 인근의 삼육초 등이 있다. 중학교는 특목고 진학률이 10% 안팎인 숭인중과 동대문중 등이 도보로 가까운 거리다. 대형병원은 경희의료원이 청량리역에서 직선 1.4㎞로 가장 가깝다. 조금 멀게는 직선 2㎞ 거리에 고려대 안암병원도 있다.
이 단지에서만 지난 4월 12건, 5월 14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B씨는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에서 완판 단지가 나오고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호재가 많은 만큼 84㎡ 타입 기준 20억원 이상은 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풀리면서 전셋값 하락을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네이버부동산을 보면 청량리역한양수자인과 롯데캐슬 SKY-L65는 각각 200개 이상의 전·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 전용 84㎡ 기준 5억50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인근 중개사들은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에서 2차선 길 건너에 1월 입주한 해링턴플레이스는 2월만 해도 전용 84㎡ 타입 전셋값이 5억원이었는데 지금은 5억원 후반대로 뛰었다. 한때 100개 이상 나와 있던 매물도 거의 소화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도심과 가깝고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돼 전셋값 하락으로 매매가까지 크게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신통기획 등 재개발 호재 줄잇고 젊은층 유입도 늘어
4월 이후 분양권 거래 활발 … 한양수자인 웃돈만 ‘3억’
올 들어 입주할 아파트 물량이 3000가구, 오피스텔이 2000실 정도 됩니다. 청량리역 근처 전농동·용두동 쪽으로만 인구가 1만 명 넘게 늘어나는 거예요. (이종길 대박부동산 대표)서울 청량리역 6번 출구 인근 동대문구 용두동에 들어선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을 찾았다. 단지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최대한 수평으로 들어도 한 컷에 담기 어려운 59층. 주상복합이기 때문에 59층 건물 4개 동이 4층까지는 하나의 상가로 연결됐다. 4층은 입주민이 쓸 수 있는 놀이터와 게스트하우스 등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 있다. 4층 입주사무실에는 입주 예정자 10여 명이 대기표를 받아 기다리고 있었다. 상담을 마친 입주 예정자들의 발걸음은 4개 동에 6개씩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이어졌다. 48층에 있는 전용면적 84㎡ 타입 집 내부에서 남향으로 창문을 여니 전농동·답십리뉴타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권 8개 자치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마천루’라고 할 만하다. 이 단지를 지은 건설사인 한양 관계자는 “동북권 8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랜드마크’ 단지의 입주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2차로 길 건너, 옛 ‘청량리588’ 자리에 들어서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65층으로 더 높다. 공사를 거의 마치고 입주만 남겨뒀다. 두 단지와 마주보는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는 43층 높이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일명 ‘청량리 3대장’이다. 이들 단지는 상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1층엔 ‘아크포레스트’란 이름으로 219실 규모 상가가 들어섰다. 영국 그래픽 디자이너인 카미유 왈릴라가 작업한 휴식 공간이 인상적이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에는 호텔롯데와 수영장, 예식장, 섹션오피스 등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롯데캐슬 SKY-L65는 업무시설이 들어가는 1개 동의 지상 3층이 청량리역사 및 롯데백화점과 바로 이어진다. 교통 허브로 불리는 청량리역을 타고 들어올 유동인구까지 사로잡을 듯 보였다. 마천루 3대장은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재건축에서 시작점에 불과하다. 청량리역사 정면의 미주아파트(1978년 준공)는 작년 말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1089가구에서 1370가구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미주아파트 북쪽 뒤편으로는 청량리8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지난달 시공사로 롯데건설을 택했다. 8구역 북쪽의 청량리7구역은 ‘롯데캐슬 하이루체’로 이달 분양시장에 나온다. 하이루체 동쪽의 청량리동19 일대는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기획안이 지난 3월 확정됐다. 남쪽으로도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을 감싼 용두3구역이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한창 기획안을 짜고 있다. 청량리수산시장이 속한 용두1-6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작년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택했다. 61층, 4개 동에 아파트 99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늙은 동네'에서 2030 핫플로
사실 청량리역 일대는 차량으로 시속 30㎞밖에 낼 수 없는 ‘노인보호구역’이다. 노후된 동네인 만큼 오래 거주한 노인이 많기 때문. 역 일대 전체가 노인보호구역인 곳은 서울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인근 청량리 청과물시장도 서울에서 2021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전통시장 네 곳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인구 70~80%가 노년층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랜드마크 단지로 향하기에 앞서 청량리역에 내리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청량리역 역사에서 연결된 롯데몰 3층은 지난 1월 리모델링을 거쳐 확 바뀌었다. 3층은 원래 롯데백화점과 롯데몰을 잇는 ‘스트리트 공간’으로 간간이 행사제품을 판매하던 아울렛 같은 공간이었다.대신 청량리역을 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 공간인 ‘커넥트 플레이스’가 들어왔다. 폴바셋이나 레드애플 등 카페에는 평일 오전에도 자리가 없고 반포식스, 편백집 등 음식점은 높은 가격에도 사람이 많다. 대부분 20대 연인, 30대 젊은 부부다. 편백집에서 식사하는 내내 두 음식점 사이에 있는 ‘키즈 놀이방’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였다. 청량리역 맞은편의 수산시장을 지나 경동시장으로 향하는 청과물시장 안에는 스타벅스 경동1960이 들어섰다.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바로 옆이지만, 카페를 찾은 세대는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는 세평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노인 인구가 많아 구매력이 약하다는 게 이 지역의 문제였지만 벌써부터 젊은 층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역 근처 대단지가 들어오면서 구매력을 갖춘 20~40대 젊은 인구가 더 늘면 인근 상권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쏟아지는 교통 호재 … 교통난·매연엔 '신음'
앞으로 10년 안으론 서울에서 지방으로 갈 때 한 번은 거쳐 가게 될 곳이 청량리역일 수 있다. 운행 중인 1호선과 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 등 4개 전철과 중앙선·강릉선KTX 등 2개 철도가 다니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와 C,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4개 노선이 더 놓인다.이 대표는 “수인분당선이 청량리 역사로부터 400~500m 떨어진 곳까지만 연결돼 하루 운행이 몇 회 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론 수인분당선 연장에 따라 젊은 층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량리역사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아쉬운 점은 교통량이 많고 매연이 좀 있다는 것이다. 청량리역 앞이 버스환승센터여서 버스가 몰린다. 또 저층 상가와 집이 바람길 없이 빼곡해 매연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아직 인근 오피스텔과 청량리역 힐스테이트 더퍼스트가 공사 중이어서 모래바람도 분다. ‘마천루’ 대단지 주변으로 교통량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도 버스로 밀릴 때가 많아 앞으론 상당한 체증이 예상된다.
초등학교는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도보 20분 반경에 4개교가 있다. 이 중 롯데캐슬 SKY-L65의 학생들은 전농초에 배정받는다. 래미안크레시티를 비롯해 전농동 신성미소지움, 답십리대우 등 전농동·답십리뉴타운 일대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배정받는다.
단지에서 멀다는 점을 고려해 셔틀버스를 운영한다고 한다. 한양수자인그라시엘은 10분 거리인 신답초로 배정받을 예정이다. 4차선 이상 도로를 건널 필요가 없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인근 사립초로는 북쪽 1호선 회기역 근처 경희대에 있는 경희초, 숭인원 인근의 삼육초 등이 있다. 중학교는 특목고 진학률이 10% 안팎인 숭인중과 동대문중 등이 도보로 가까운 거리다. 대형병원은 경희의료원이 청량리역에서 직선 1.4㎞로 가장 가깝다. 조금 멀게는 직선 2㎞ 거리에 고려대 안암병원도 있다.
84㎡ 타입 20억 이상 가나 … 기대감 '솔솔'
청량리역 일대 미래 가치를 반영한 것인지 청량리 마천루 3대장의 분양권 거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4월 이후 서울 전체 분양권 거래(73건)의 절반이 동대문구 전농동·용두동(35건)에서 이뤄졌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 84㎡(49층) 타입이 지난달 14억1485만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10억6000만~10억8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셈이다.이 단지에서만 지난 4월 12건, 5월 14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B씨는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에서 완판 단지가 나오고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호재가 많은 만큼 84㎡ 타입 기준 20억원 이상은 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풀리면서 전셋값 하락을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네이버부동산을 보면 청량리역한양수자인과 롯데캐슬 SKY-L65는 각각 200개 이상의 전·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 전용 84㎡ 기준 5억50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인근 중개사들은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에서 2차선 길 건너에 1월 입주한 해링턴플레이스는 2월만 해도 전용 84㎡ 타입 전셋값이 5억원이었는데 지금은 5억원 후반대로 뛰었다. 한때 100개 이상 나와 있던 매물도 거의 소화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도심과 가깝고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돼 전셋값 하락으로 매매가까지 크게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