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집값이 2주 연속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정부가 집값 상승을 우려해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어둔 곳이다. 현지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값이 빠르게 내리자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한 실수요자들이 급매물을 거둬갔다"고 설명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1% 하락해 전주(-0.04%)보다 낙폭을 더 줄였다. 서울 집값은 지난 2월 첫째 주(6일) 이후 15주 연속 낙폭을 줄이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집값 상승률은 더 확대됐다. 송파구가 0.11%로 3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어 서초구와 강남구가 각각 0.1%씩 올라 뒤를 이었다.

단지별로 보면 반등세는 더 뚜렷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0일 22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 1월 18억7000만원에 계약이 맺어졌던 곳이다. 당시 가격보다 3억3000만원 뛰었다.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 전용 84㎡ 역시 지난 12일 19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거래된 17억원보다 2억8000만원 뛰었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사진=뉴스1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사진=뉴스1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은마' 전용 84㎡는 지난 4일 24억3000만원에 팔리면서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거래된 21억3000만원보다 3억원 오른 수준이다. 논현동에 있는 'e-편한세상' 전용 84㎡도 지난 2일 24억5000만원에 팔려 올해 2월 기록한 21억5000만원보다 3억원 뛰었다.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 전용 84㎡도 지난달 21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지난 2월 거래된 20억원보다 1억7000만원 올랐고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달 31억원에 팔려 직전 거래 28억4000만원(1월)보다 2억6000만원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정부가 규제지역에서도 풀어주지 않았지만, 적정한 가격까지 내려왔다고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급매물이 소진됐고 가격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일부 지역 집값도 오르고 있다. 강남 3구와 함께 규제지역인 용산구(0.05%) 역시 2주 연속 집값이 뛰었고, 집값 급등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실수요자들을 일컫는 말)이 몰린 노원구 역시 4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던 강동구도 2주 연속 오름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수요가 늘고 정주 여건이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물 가격이 오르는 등 시장 심리가 회복돼 일부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서울 전셋값 역시 낙폭을 줄이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06% 하락해 전주(-0.07%)보다 낙폭을 더 줄였다. 송파구(0.06%)는 4주 연속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물량 폭탄'이 떨어진 강남구(0.02%) 역시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2주 연속 상승 중이다. 강동구(0.02%), 동작구(0.01%)는 이번 주 상승세로 전환했다.

다만 도봉구(-0.25%)는 쌍문동과 도봉동을 중심으로, 광진구(-0.2%)는 광장동과 자양동에 있는 주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지속됐다. 동대문구(-0.19%), 서초구(-0.16%), 서대문구(-0.15%), 관악구(-0.14%) 등 서울 대부분 자치구에서 전셋값 하락이 지속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규 입주 예정 물량 등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 중”이라면서 “지역별 상황에 따라 전셋값이 엇갈리는 모양새"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