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4천654㏊·2천624억원…"산불 원인 93%가 사람 부주의"
산림청, 산불 예방대책·산불피해지 복원계획 발표
올봄 산불 497건으로 여의도 면적 16배 타버렸다
올봄에 발생한 산불로 여의도 면적(2.9㎢)의 16배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497건으로, 피해 면적은 4천654㏊(46.54㎢)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건수인 391건보다 27%, 10년 평균 면적인 3천423㏊보다 36% 각각 증가한 수치다.

피해 금액은 공익적 가치 1천663억원과 복구 비용 479억원, 입목 피해 441억원, 진화 비용 41억원 등 총 2천6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100㏊ 이상 피해가 난 충남 홍성 등 전국 12개 자치단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고, 사망 1명·부상 34명 등 인명피해와 주택 268동·농축산 시설 291건 등 684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 원인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32%로 가장 많고, 입산자 실화 19%, 담뱃불 9% 등 93%가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산림청 측은 설명했다.

나머지 7%는 건축물 화재가 옮겨붙은 사례다.

올봄 산불 497건으로 여의도 면적 16배 타버렸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 4월까지 강수량이 평년 대비 69%에 불과하고 건조 일수·강풍특보는 각각 16%·50% 높아 산불 발생이 증가했다"며 "시가지·관광지·전력 시설·문화재 등이 산림에 연접한 데다 감시·예방시설도 부족해 대규모 재산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매년 봄 반복되는 대규모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산림 연접지에 거주하는 고령 경작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수거·파쇄' 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매년 화목보일러 재(灰)처리 시설을 일제 점검하고, 강풍 경보(초속 21m 이상) 때 화기 취급 작업을 제한한다.

대규모 송전 선로 인근 산불 위험목(전신주 반경 1.5m 이내)은 정리하거나, 키 작은 나무로 대체하고,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산불감시에 나선다.

현재 진화 헬기보다 담수량이 큰 초대형 헬기(1만ℓ 이상)를 확보하고, 이동저수조·다목적 사방댐을 확충해 담수시간을 줄인다.

올봄 산불 497건으로 여의도 면적 16배 타버렸다
악천후·야간산불에 대비해 초속 20m 이상 강풍에 강한 고정익 항공기를 산불 진화에 활용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산불에 따른 산사태·토사유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는 긴급 벌채(218㏊), 토사유출 방지 등 조치를 우기가 시작되는 6월 전 완료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내년부터 2026년까지 수종 선정·조림 복구·생태복원 등을 추진한다.

남 청장은 "산불 발생 원인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불 피해지는 전문가 그룹 자문과 산주,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복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