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한 권을 통째로 입력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나왔다. 방대한 자료를 편리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최근 자체 챗봇 ‘클로드’의 입력창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입력창의 용량을 기존 9000토큰에서 10만 토큰으로 확장했다. 토큰은 텍스트의 최소 단위를 가리킨다. 10만 토큰을 단어로 환산하면 7만5000단어에 해당한다. 오픈AI의 GPT-4 기반 챗GPT는 입력할 수 있는 단어가 2만5000단어(3만2000 토큰)다. 그만큼 방대한 문서를 한꺼번에 다루고 분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자체 시험에서 <위대한 개츠비> 소설책 한 권을 통째로 입력했다. 그 결과 22초 만에 소설 속 질문에 대한 정답 찾아냈다. 앤트로픽은 “재무제표와 연구논문 같은 대용량 문서를 요약하거나 기업 연례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전략적 위험과 기회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폭넓은 정보 수집으로 질문에 답변하는 챗GPT와 달리 특정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앤트로픽의 AI 챗봇이 구글 ‘바드’와 결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구글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팜2’를 적용한 AI 챗봇을 공개하며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장을 던졌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1년 설립한 회사로 구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 3억달러(약 4000억원)를 투입해 앤트로픽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AI 개발 기업 회의에도 참여했다. 현재 엔트로픽은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 중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