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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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3일(현지시간)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0달러선이 깨졌다. 이날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6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3.06달러(4.27%) 하락한 배럴당 68.6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3월 20일(배럴당 67.82달러) 이후 최저치다. 배럴당 70달러선이 깨진 것도 3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WTI 가격은 최근 3거래일 간 10% 이상 떨어졌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전장 대비 3.37달러(4.47%) 하락한 배럴당 71.95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3거래일째 하락세다.

이날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연 5.00~5.25%로 2007년 이후 16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원유 수요가 위축된다. Fed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고,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실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원자재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이 암묵적으로 미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 대신 불시착(crash-landing)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에너지 시장의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WTI 70달러 깨졌다…Fed 금리 인상에 美 휘발유 수요 둔화 [오늘의 유가]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도 이어졌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Fed가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하면 유가를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더 큰 문제는 은행 부문”이라고 짚었다.

이날 미국에서 휘발유 재고가 깜짝 증가한 것도 유가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74만배럴 늘어났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20만배럴 감소였다. 예상보다 휘발유 수요가 둔화된 것이다.

휴스턴에 위치한 리포우 오일협회 회장인 앤드류 리포우는 “휘발유 수요(둔화)가 지난 몇 주간의 유가 상승분을 되돌렸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 ING는 “시장의 바닥이 어디인지가 관건”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이 깨지면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이 가격을 우려해 원유 추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