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증권가는 2일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해 "메모리와 스마트폰이 나머지 사업부의 부진을 만회했다"며 "메모리 업사이클 지속에 따라 반도체 실적은 추가로 개선되겠지만 스마트폰은 실적 둔화가 예상돼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 회복과 갤럭시S24 출하 호조에 기반한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설계(LSI), 파운드리, 디스플레이, 가전 등 대부분의 사업부에서는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이 보이지 않았다"며 "메모리 실적 회복의 파괴력과 의존성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는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2%, 영업이익은 931.87% 각각 증가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포함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7조2900원, 영업이익 4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매출액이 1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4조1000억원 증가했다"며 "낸드의 탄력적 회복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에 2조원가량의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됨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 개선폭은 일부 제한될 전망"이라며 "LSI의 경우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파운드리 업황 역시 여전히 부진하다"고 부연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선두업체를 쫓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실적과 주가 개선을 기대해볼 만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에서 다섯분기 연속 SK하이닉스의 손익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금은 초격차 얘기를 할 때가 아니고 이제 추격자로서 앞서 있는 업체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럽게 메모리 업턴이 오고 있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던 HBM은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며 "파운드리도 하반기부터는 적자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삼성의 저력을 감안하면 반격의 서막이 올라가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2분기에는 매출액 71조6000억원, 영업이익 8조2000억원의 실적을 예상한다"며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 주가의 변수여서 하반기 수요 회복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