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국에서 3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올초 정부의 규제지역 축소, 전매제한·무순위 청약 완화 등 잇단 규제 완화로 청약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한 분양시장 온기가 수도권을 거쳐 지방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같은 지역이라도 가격 경쟁력과 입지 여건 등에 따라 청약 경쟁률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단지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달 32개 단지 3만 가구 공급

5월 '분양 큰장' 열린다…3만여 가구 쏟아져
2일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32개 단지에서 총 3만102가구(일반분양 1만9769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6977가구)보다 77%나 늘어난 수치다. ‘1·3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봄 분양시장을 겨냥해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수도권에서 1만3513가구(일반분양 7908가구), 지방에선 1만6589가구(1만1861가구)가 나온다. 경기가 7760가구로 가장 많다. 광주(4216가구)와 서울(2938가구), 인천(2815가구), 강원(2078가구)이 뒤를 잇는다.

서울에선 은평구 힐스테이트메디알레(2083가구)와 서대문구 DMC가재울아이파크(283가구)가 이달 분양 예정이다. 각각 대조1구역과 가재울8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들어서는 아파트다. 두산건설도 은평구 신사1구역 재건축 사업을 통해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 424가구를 선보인다. 모두 주거지에 있어 다양한 생활 인프라 이용이 편리한 게 공통점이다. 일반분양분이 적은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최근 분양시장에서 관심이 높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공급된 전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8 대 1로, 일반 아파트(5.7 대 1)보다 높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한화 건설부문이 공동으로 경기 광명1R재정비 촉진지구에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를 내놓는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28개 동, 3585가구의 대단지다. 이 중 809가구(전용면적 39~112㎡)가 일반에 공급된다. 전용 39~49㎡의 소형 면적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오는 8~9일 1,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청약 훈풍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대될까

올해 들어 서울 청약시장에선 영등포자이디그니티(198.76 대 1), 은평구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11.36 대 1),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51.71 대 1) 등이 잇달아 인기몰이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경기 평택 고덕자이센트로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3월 경기권역 최고 경쟁률(45.33 대 1)을 새로 썼다.

지방에서도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무기로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보인 단지가 나오고 있다. 원건설이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A9블록에 공급하는 청주테크노폴리스힐데스하임은 지난달 1순위 청약 89가구 모집에 4296명이 몰려 48.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 최고가격이 3억8000만원대로 4억원이 넘는 인근 단지보다 저렴한 게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11.48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도 ‘착한 분양가’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업계에선 대형 건설사가 공동 시공하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흥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전용 84㎡ 최고가가 10억4550만원(평균 9억9425만원)에 달해 경기 분양시장에서 ‘10억원 아파트’가 팔릴지 관심이 쏠린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이후 유주택자와 가구원도 1순위 청약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청약자 수가 2~3배 늘었다”며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입지 여건과 분양가가 여전히 청약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