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살아날까…집값 8개월 만에 반등
미국 주요 도시의 집값이 8개월 만에 반등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신호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2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을 측정하는 이 지수는 지난해 6월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미국의 2월 집값은 2.0% 올랐다. 다만 상승 폭은 지난 2012년 7월 이후 거의 11년 만에 가장 작았다.

집값 하락세가 멈춘 것은 가파르게 상승하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작년 12월과 올해 초 하락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상 계약 완료까지 한두 달 걸리는 만큼 2월 주택 매매 계약은 작년 말이나 올해 초 매수 결정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와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전월보다 각각 0.1%씩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모두 0.4% 상승했다. 다만 지난 1월(10대 도시 2.5%, 20대 도시 2.6%)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차이는 컸다. 마이애미(10.8%), 탬파(7.7%), 애틀랜타(6.6%) 등 동남부 도시들의 집값은 1년 전보다 크게 상승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10.0%)와 시애틀(-9.3%), 라스베이거스(-2.6%), 피닉스(-2.1%), 로스앤젤레스(-1.3%) 등 서부 대도시들은 집값이 많이 빠졌다.

2월 집값이 상승했다고 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회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 중앙은행(Fed)이 당분간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춰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나온 3월 부동산 지표는 이미 고꾸라졌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 20일 발표한 3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달보다 2.4% 감소한 444만 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줄어든 수치다. 3월 미국 전국 주택 가격 중앙값은 전년 동월 대비 0.9% 하락한 37만5700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상무는 "2월 조사 결과는 극명한 지역 차이 때문에 흥미롭다"면서 "모기지 금융과 경제 약화 전망도 최소한 향후 몇 달간 집값에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