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은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게 좋아요. 더 재밌거든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된 미니스커트와 핫팬츠. 1960년대 패션의 대유행을 이끈 영국 디자이너 메리 퀀트(Mary Quant)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지난 13일(현지시간) 퀀트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퀀트가 집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패션 디자이너이자, '스윙잉 식스티즈'(활기찬 60년대·Swinging sisxties)의 뛰어난 혁신가였다"고 밝혔다.

퀀트는 '미니스커트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미니스커트는 이시기 '젊은이의 반란(youthquake)'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패션 아이콘으로 꼽힌다.

1962년만 해도 퀀트가 만든 미니스커트는 무릎 위로 올라갈 정도의 길이였는데, 60년대 중반에는 허벅지에 닿을 정도가 됐다.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활기찬 런던의 사춘기 소녀들을 사로잡는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1966년 퀀트는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대영제국훈장'을 받으러 버킹엄 궁전에 갔을 때도 미니스커트를 입으며 그의 패션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핫팬츠도 퀀트를 통해 인기를 얻은 패션이다. 이 패션에는 주로 채도가 높고 생동감 있는 원색을 많이 사용했고, 젊은 소비자 등이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한편 현재까지 퀀트의 사인은 밝혀진 바가 없다. 세계 패션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 패션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모델 출신 트위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퀀트는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 젊은 소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며 "그는 패션을 혁신한 인물이고, 뛰어난 여성 기업가였다. 그가 없었다면 1960년대는 절대 지금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의 버네사 프리드먼 패션 디렉터는 "여성의 다리를 해방한 메리 퀀트의 명복을 빈다"며 "우리는 당신에게 빚을 졌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