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고한 서울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2600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위례 A3-3a블록 4가구에 대한 공공분양 무순위 청약에도 1600여 명이 몰렸다. 최근 민간 분양시장이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공공분양 ‘줍줍’(무순위 청약) 물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민간 무순위 청약과 달리 공공분양은 일정 요건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LH에 따르면 지난 3일 진행된 서울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 1가구 무순위 청약에 2594명이 신청했다. LH는 기존 분양 당첨자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나온 1가구를 2019년 12월 최초 공급 당시 가격 그대로인 5억6343만원에 분양했다. 지난달 수서 신혼희망타운 인근 세곡2지구 강남한양수자인에서 전용 59㎡ 매물이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시세의 절반 수준 가격에 분양한 셈이다.

4일 LH가 공공분양한 경기 하남 위례 A3-3a블록 전용 51~59㎡ 4가구도 1645명이 몰려 평균 41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분양 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뜨겁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공공분양은 무순위 청약이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LH는 청약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무순위 청약에도 거주지역과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수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만, 위례는 하남시 거주자만 청약할 수 있었다. 신혼희망타운은 혼인기간 7년 이내 혹은 6세 이하 자녀 요건과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상,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 140%) 이하, 자산 보유 3억4100만원 이하 등 신혼희망타운 입주 조건도 모두 갖춰야 한다.

수서 5억대 신혼희망타운 '줍줍'에 2600명 몰렸지만…
분양으로 인해 생기는 시세 차익을 다 챙길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주택 가격이 총자산 기준 3억4100만원을 초과하는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은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집값의 70%를 지원해줘 주택 마련 부담이 작지만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주택도시기금과 공유해야 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