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파 국민연합당 20.8%로 1위…오르포 대표 "부채 증가 막을 것"
30대 총리의 사회민주당, 극우당에도 밀려 3위…"민주주의의 뜻" 패배 인정
핀란드 총선서 중도우파 승리…'파티 논란' 마린 총리 실각(종합)
2일(현지시간) 핀란드 총선에서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30대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집권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사적인 파티 영상이 유출돼 논란을 일으킨 산나 마린 총리(37)의 사회민주당은 극우성향의 핀란드인당에도 근소한 차이로 밀려 3위에 그쳤다.

AFP·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국민연합당은 20.8%, 핀란드인당은 20.1%, 사회민주당은 19.9%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은 총 200개 의석 중 48석, 46석, 43석을 차지하게 됐다.

페테리 오르포(53) 국민연합당 대표는 "위대한 승리였다"며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핀란드 정부를 꾸리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총선서 중도우파 승리…'파티 논란' 마린 총리 실각(종합)
마린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에 축하한다"며 "민주주의의 뜻"이라고 말했다.

2019년 세계 최연소 선출직 정상이 된 마린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집권 당시 64%에서 최근 73%까지 오른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과 경제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재정 정책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사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춤 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마린 총리는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업무 태만이 아니라는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핀란드 총선서 중도우파 승리…'파티 논란' 마린 총리 실각(종합)
이날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핀란드인당의 리카 푸라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역대 최고의 선거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핀란드인당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등으로 작년 여름부터 지지율이 급증했다.

핀란드인당은 이웃 나라인 스웨덴 내 조직폭력 문제를 이민자들과 연결 지으며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왔고, 핀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

오르포 대표가 아직 사회민주당과 핀란드인당 중 어느 정당과 연립정부를 꾸릴지 분명하지 않지만, 두 당과 모두 각각 다양한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오르포 대표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의 경제 안정성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으며, 핀란드인당의 반이민 정책과 EU 탈퇴, 기후 정책에도 반대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입각해 재무부, 내무부, 농업삼림부 장관을 역임한 오르포 대표는 2016년부터 국민연합당을 이끌었으며 차분하고 포용적이며 실용성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총선 기간 마린 정부의 재정정책에 날을 세웠고, 투표 직전엔 AFP에 "핀란드에서 국민연합당이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부채 증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만 하더라도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과는 연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핀란드인당과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앞서 AFP에 "핀란드는 이민자의 노동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핀란드를 국제적인 국가로 열어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