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태 KT 사외이사 후보 사의…재선임 후보 3명만 남아(종합)

임승태 "KDB생보에 전념하려"…與관계자 "방패막이 이용 의도 알고 사임"

KT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10일 돌연 사의를 표했다.

후보로 공식 발표된 지 이틀 만이다.

임 고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날 오전 KT 이사회 사무국에 이러한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KDB생명보험 대표로 추천됐는데,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여기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젯밤에 이런 생각이 들었고, 오늘 아침에 KT 이사회 사무국에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 8일 임 고문과 함께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현 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를 차기 사외이사 후보로 공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임 고문을 뺀 나머지 3명은 모두 현직 사외이사로 재선임에 도전한다.

재선임 시 임기는 1년이다.

임 고문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등을 지낸 금융통으로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맡았다.

여권은 KT의 차기 대표와 사내외 이사진 인선안을 "이권 카르텔"이라며 불공정하다고 비판해온 연장선에서 임 고문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도 정치적 배경을 제기했다.

여권 관계자는 "임 고문은 용산(대통령실)과 조율됐다고 생각해 사외이사를 수락했으나 방패막이로 쓰려는 의도를 알게 돼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T는 임 고문의 사외이사 후보 사퇴로 오는 31일 정기 주주 총회를 앞두고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됐다.

우선 임 고문을 포함해 4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린 상황에서 결원이 생긴 만큼 다른 후보로 공석을 채울지, 아니면 남은 3명만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더구나 사외이사 후보 발표를 앞두고 중도 사퇴한 벤자민 홍 사외이사의 후임 선임 안건도 이번 주총엔 미처 올리지 못한 상태다.

이번 주총에서는 윤경림 KT 대표 후보를 비롯해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까지 3명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의결한다.

KT는 임 고문으로부터 공식 사퇴서를 받은 뒤에 후속 조처 논의를 위한 이사회를 열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윤경림 사장이 차기 대표로 낙점된 이후 KT 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윤정식 전 OBS 경인TV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임 고문 사의 여파가 윤 내정자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인 윤정식 전 OBS 경인TV 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윤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