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이 대규모 감원행렬에 합류했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여겨졌던 5세대(5G) 장비 시장에 팬데믹 완화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제동이 걸리면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에릭슨은 스웨덴에서만 약 1400명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에릭슨이 수일 내로 다른 나라들에서도 수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원 감축은 전사적인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이다. 세계 최대 5G 통신장비 기업 중 한 곳인 에릭슨은 앞서 지난해 말에 올해 한 해 동안 90억크로나(약 1조12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등의 5G 시장에서 통신사업자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5G 장비의 신규 주문을 보류한 여파다.

지난달 에릭슨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4분기 에릭슨의 순이익은 60억7000만크로나로 전년 같은 기간(100억8000만크로나)보다 39.8%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른 시장 추정치는 70억5000만크로나였다.

에릭슨은 수요 감소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도 밝혔다. 인도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북미 등 수익성이 높은 주요 지역에서 마진이 떨어져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이번 감원에 앞서 스웨덴 노조와 몇 달에 걸쳐 비용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 에릭슨 대변인은 “스웨덴 노조와 인원 감축 방법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회사는 자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