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기회 있으면 내 배에 칼 꽂을 X'이라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주고 받으면서도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는 24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차에 동승해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손들런드 전 대사는 말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이 대화를 토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교안보 문제에 냉철한 현실정치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김 위원장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도 상대의 경계심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 전략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그는 공개적으로 푸틴을 칭찬하지만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이 상대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벨벳 장갑에 싸인(매우 섬세한)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라고 주장했다.

미치광이 이론은 국제정치에서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상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는 전략을 말한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결국 우크라이나에 이익이 되는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레이스가 진행 중인 현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분담금 문제로 각을 세우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내지만, 이 역시 상대국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게르시코비치가 대선 전 풀려날 것이라며 "푸틴이 날 위해 그것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