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음주사고 안전교육 만전…과음방지 팔찌도
물가 상승에 새터 참가비↑…신입·재학생 참여율↓

'포스트 코학번'이 온다…대학들 4년만의 '새터'로 분주
이승연 설하은 김준태 = "저도 새터에 참여한 경험이 없어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짜야 할지 고민했어요.

두 달 정도 열심히 기획했습니다.

"
오는 3월 봄학기 개강을 앞두고 신입생을 맞이하는 대학 학생회가 분주하다.

4년 만에 열리는 새내기배움터(새터)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10∼12일까지 새터를 진행하는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생회장 민솔(21)씨는 "재학생 중에서도 아예 참여 안 해본 사람이 많아 홍보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대규모 행사의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안전교육을 하기도 했다.

민씨는 "출발 전 안전교육부터 한다.

성폭력 예방, 음주 안전 등의 내용"이라고 했다.

최근 고려대 총학생회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소방안전교육을 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음주 사고를 방지하고자 새터 등 행사에서 자신의 주량을 나타내는 팔찌를 도입했다.

흰색 팔찌는 '술을 못한다'는 뜻이고, 빨간색 팔찌는 '주량이 세다'는 의미라고 한다.

경희대에 입학한 새내기 박주현(19)씨는 "술을 조금만 마실 생각이라 그에 맞는 색깔의 팔찌 착용할 예정"이라며 미소 지었다.

연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집행위원장 강성현(22)씨는 "음주를 하지 않는 신입생에게 팔찌를 차게 하거나, 음주 여부를 기준으로 조를 나누는 등의 방식을 도입했다"며 "전보다 음주 문화는 많이 좋아졌다"고 평했다.

'포스트 코학번'이 온다…대학들 4년만의 '새터'로 분주
다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신입생 혹은 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새터에 참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국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오창화(21)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참석률이 거의 100%라고 들었는데 올해는 80% 수준"이라며 "재학생들도 새터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 미숙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서강대 자연과학대 총학생회 새내기맞이사업단원 박영남(28)씨도 "재학생들의 참석률이 특히 저조하다.

새내기 참가자는 150여명인데 2∼3학년 재학생은 3명만 온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선후배 간 유대가 약해져 돈을 내면서까지 올 이유를 못 느끼는 듯하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여파로 참가비가 많이 오른 것도 저조한 참석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석진우(25) 성균관대 사범대 학생회장은 "4년 전에는 새터 참가비가 9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3만원으로 책정됐다.

적은 돈이 아니어서 망설이는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이 꽤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시립대 건축학부 학생회장 김채연(21)씨도 "새터 1차 모집에서 전체 신입생 중 절반가량이 지원했다.

예상보다 참여가 저조했다"며 "16만원이라는 가격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코로나19 마지막 방역 규제로 남아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서 대학 캠퍼스도 일상 회복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10일 오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만난 신선아(20)씨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갔다.

이번 행사가 끝나면 친구들과 술자리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활짝 웃었다.

20살 딸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박상희(50)씨도 "대학교 1학년 때에는 그냥 마음껏 즐기라고 하고 싶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부담이 사라진데다 수업도 비대면이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포스트 코학번'이 온다…대학들 4년만의 '새터'로 분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