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 전시 통해 숙종 관련 유물 등 총 51건 소개
왕실 행사의 복식·음식 다룬 '발기'…"공식 기록 뒷받침하는 소중한 자료"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왕…우리가 몰랐던 '숙종과 그의 시대'
3명의 정비(正妃)와 6명의 후궁을 둔 왕, 조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행사한 왕, 재위 중 몇 차례 정국 주도 세력이 바뀌었던 왕….
조선의 제19대 왕 숙종은 1674년부터 1720년까지 약 46년간 재위했다.

그가 국정을 운영하는 동안 정치·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그간 영조나 정조와 비교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사극 드라마 속 장희빈과 인현왕후 이야기가 친숙한 경우도 많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숙종의 업적과 여러 면모를 조명한 온라인 전시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오는 7일부터 공개하는 '숙종과 그의 시대' 특별전은 숙종의 탄생 360주년을 맞아 약 2년에 걸쳐 연구한 성과를 토대로 숙종 관련 유물 51건을 소개하는 자리다.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왕…우리가 몰랐던 '숙종과 그의 시대'
온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몸을 닦고 집을 안정시킨 후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한다는 뜻)를 키워드로 풀어낸다.

먼저 숙종 개인에 초점을 맞춘 '일가의 일원, 숙종'에서는 현종의 외아들로 태어나 14살 어린 나이에 즉위한 뒤 40여 년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를 살펴본다.

1713년 숙종의 즉위 40년을 맞이해 숙종과 인경왕후, 인현왕후, 인원왕후에게 존호(尊號·높여 부르는 칭호)를 올린 의식과 절차를 기록한 '존숭도감의궤'(尊崇都監儀軌) 등을 볼 수 있다.

이어진 전시에서는 왕실·조정·국가의 관점에서 각각 숙종을 바라본다.

1698년 단종과 정순왕후를 복위시키면서 신주를 영녕전(永寧殿·조선시대 왕·왕비 등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에 부묘하는 과정을 담은 의궤에서는 왕으로서의 정통성, 왕권 행사 등을 엿볼 수 있다.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왕…우리가 몰랐던 '숙종과 그의 시대'
숙종 대에 이뤄졌던 환국(換局)도 여러 문헌, 자료로 살펴본다.

환국은 정국을 주도하던 정치 집단이 급격하게 다른 집단으로 교체되는 것으로, 숙종 연간에는 총 3번의 환국이 단행됐다.

당파 사이의 대립을 종식하기 위한 탕평 정치 노력을 다양한 문헌, 기록과 함께 볼 수 있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도록을 통해 "숙종 재위기는 '시대적 전환점'이라 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시대적 변화를 담아내고 새 비전을 제시하려 했던 숙종 정치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특별전과 함께 왕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도 함께 온라인에서 공개한다.

사람이나 물건의 명칭, 수량 등을 열거한 기록을 일컫는 '발기' 24건을 소개하는 '발기, 물명으로 읽는 왕실 문화' 기획전은 조선 왕실의 주요 발기를 모은 첫 전시다.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왕…우리가 몰랐던 '숙종과 그의 시대'
전시에서는 1823년부터 1930년까지 약 100년간 작성된 발기를 두루 다룬다.

장서각에 소장된 발기 자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1823년 5월 부마 동녕위 간택기'에는 순조의 첫째 딸인 명온공주(1810∼1832)의 '짝'을 찾기 위한 과정을 담고 있다.

1874년 1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실청 야참 발기'는 당시 관원들이 어떤 음식을 야참으로 먹었는지 보여준다.

또 다른 발기에서는 천연두에 걸린 왕세자를 위해 치성을 드린 흔적도 볼 수 있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책임연구원은 복식·음식을 다룬 발기를 가리켜 "공식적인 기록 문화를 뒷받침해 더욱 상세하고 구체적인 왕실 문화를 알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두 전시는 현재 정비 중인 장서각 전시실 상황 등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장서각 온라인 전시관(ejsg.aks.ac.kr)에 접속하면 누구나 쉽게 전시를 볼 수 있다.

흥미를 끄는 에피소드 10여 편도 음성 설명으로 들을 수 있다.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왕…우리가 몰랐던 '숙종과 그의 시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