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눈높이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교육업체, 대교의 실적부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학습지 위주의 대면 교육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성장잠재력이 근본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통산업부 전효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전 기자, 대교의 실적 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대교, 웅진, 교원은 유·초등 교육시장에서 3강으로 꼽히는데요, 이 가운데 눈높이로 잘 알려진 대교의 실적 악화가 도드라졌습니다.

대교는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매출액(6,270억)이 전년보다 1,300억원 가량 줄며 실적 쇼크를 기록했습니다. 280억원 영업손실도 냈고요.

교육기업임에도 수익성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었는데, 35년 만에 첫 연간 적자라는 불명예를 쓴 겁니다.

코로나 분위기가 조금은 완화된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283억원)은 크게 나아지지 못하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코로나 때야 대면 수업이 어려우니까 학습지 시장이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었겠죠. 엔데믹으로 전환한 이후는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3분기 적자(107억)를 기록한 대교는 누적 영업손실(330억)이 지난해 영업손실액(283억)을 넘어섰습니다.

이대로라면 연간 적자가 확실시 됩니다.

대교 측은 실적 부진에 대해 전국 1천여개 오프라인 공부방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매출 구조를 보면 오프라인 학습지인 '눈높이 부문' 매출 비중이 73%로 절대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경쟁사인 웅진씽크빅은 올해 2분기부터 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흑자폭도 점점 확대하고 있거든요.

때문에 대교의 적자에 대해 단순히 코로나 기간 학습지 시장 부진탓만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교의 실적 부진이 코로나 영향 뿐 아니라, 다른 구조적 요인도 있다는 얘긴가요?

<기자>

대교가 디지털 전환 흐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업계에선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대교는 지난 2014년 스마트 교육 브랜드 '써밋'을 내놨습니다. 업계에서 가장 빨랐죠.

하지만 당시만 해도 스마트 학습에 대한 수요가 적었기 때문에 수학을 런칭한 이후 과목을 늘리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열리니까 투자 속도를 조절했던 겁니다.

반면 대교보다 늦게 디지털 전환에 나섰던 경쟁사들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기술력을 높여왔거든요.

<앵커>

이런 와중에 코로나로 교육 시장 환경이 변화한 것이군요?

<기자>

이런 와중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비대면교육이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디지털 교육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것입니다.

디지털 인력을 꾸준히 늘리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했던 교육업체들이 앞으로 치고 나갈 수 밖에 없는 사업환경이 된 거죠.

현재의 스마트 교육 시장은 단순히 학습지를 패드에 담는 수준을 넘어, 학생이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를 AI로 분석하는 단계까지 와있습니다.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누적된 다량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고요.

수년에 걸친 꾸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한건데, 대교는 그 적기를 놓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교육업계 관계자: 에듀테크, 비대면 학습 쪽으로 전환이 조금 늦었죠. 기계를 하나 뚝딱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동안에 데이터 축적도 있어야 되고,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들도 있어야 하는데…]

대교는 지난해 최고디지털책임자 CDO 신설, 대교 써밋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23% 수준인 에듀테크 매출을 36%까지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디지털이라는 교육시장의 큰 변화 흐름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는 얘긴데, 미래 성장 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대교는 시니어 교육사업에 방점을 찍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런칭한 '대교 뉴이프'를 통해 요양보호사 교육원, 인지놀이 지도사 등 시니어 교육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세대 확장, 사업영역 확장이라는 교육업계 변화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입니다.

경쟁사인 교원이 여행, 웅진씽크빅은 키즈·성인 교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업계에선 시니어 교육 시장은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얼마나 빨리 실적에 유의미한 정도로 매출 규모를 키우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주가를 살펴보죠. 대교의 실적이 꺾이며 주가도 많이 떨여졌습니다.

<기자>

7천원선을 오르내리던 대교의 주가는 적자전환 이후 우하향하며 2,500원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적자 전환 이후에도 배당을, 그것도 1년에 2번 배당을 지급했습니다. 지난 5년간 배당 규모가 703억원에 달했죠.

회사 측은 "고배당 이유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그것도 실적이 괜찮았을 때 얘기거든요.

적자상황에서도 연 2회 고배당을 주는 것을 놓고 일각에선 기업 미래를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거든요.

실제 대교의 연구개발비(R&D)는 수년째 전체 매출액의 1%대에 머물고 있어서 경쟁사인 웅진씽크빅보다 크게 낮은데요.

어떤 해엔 R&D 비용보다 배당 규모가 더 컸던 적도 여러번입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에 인색했던 것이 에듀테크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인 겁니다.

<앵커>

관심은 앞으로 실적과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이냐 일텐데요?

<기자>

대교는 내년 초 실내 마스크 해제 등 추가적인 엔데믹 조치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부턴 실적이 반등할 것이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증권시장에선 대교 주가 전망에 대해 중기적 관점의 사업구조 개편이 기대된다, 아직은 기다림의 시기다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기업&이슈] 적자의 늪 대교…앞이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