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중심 황지동도 속출…석탄산업합리화 이후 인구 감소 등 원인
"빈집정비, 철거 아닌 공유재산 매입 등 도시재생 관점 접근해야"
덧나는 폐광 상처 '폐·공가' 급증…태백시 미래 걸림돌 우려
국내 대표 탄광지역인 강원 태백시에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다.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말미암은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1987년 12만 명에 이르던 태백시 인구는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후 매년 감소해 최근에는 4만 명 선도 붕괴했다.

2011년 태백시 빈집 실태조사 용역보고서를 보면 태백시 8개 동의 총 빈집은 411채다.

이중 장성동이 전체의 36%인 138채로 가장 많았다.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있는 장성동은 국내 탄광지역을 대표하지만, 중심가인 장성중앙시장 인근에서도 빈집을 쉽게 볼 수 있다.

덧나는 폐광 상처 '폐·공가' 급증…태백시 미래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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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빈집은 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것"
장성동에 이어 빈집이 많은 곳은 황지동으로 조사됐다.

태백시 상권 중심인 황지동의 빈집은 전체의 22%인 91채에 달했다.

세 번째로 빈집이 많은 지역은 철암동이다.

철암동의 빈집은 전체의 17%인 71채로 확인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계량기 철거, 공·폐가 및 출입 금지 안내서 부착, 지붕·외벽 등의 물리적 파손 등 8가지 기준을 근거로 판별하기 때문에 실제 빈집은 조사 결과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태백시는 올해 말까지 사업비 1억 원을 투입해 장기 방치 공·폐가 12채를 철거할 예정이다.

태백시는 2018년 6채, 2019년 9채, 2020년 14채, 2021년 21채 등 최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4년간 빈집 50채를 정비했다.

덧나는 폐광 상처 '폐·공가' 급증…태백시 미래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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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4년간 50채 정비…"앞으로 더 급증"
그러나 같은 기간 감소한 태백시의 가구 수는 1천 가구가 넘었다.

정비하는 빈집보다 새로 생기는 빈집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홍지영 태백시의회 의원은 24일 "탄광지역인 태백에서 급증하는 빈집은 단순히 도시미관을 해치고, 범죄 발생 우려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며 "특히 저출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폐광지역의 빈집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탄산업 사양화의 후유증이기도 한 빈집은 관광, 스포츠 등 태백시의 미래 비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이에 따라 빈집정비사업도 단순히 철거가 아닌 공유재산으로 매입 등 도시재생이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