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초짜가 만들어도 주목받는 '굿 디자인의 5가지 조건'
어느 날 닌텐도에서 채용 안내 책자를 만드는 업무가 떨어졌다. 입사 4년차의 한 디자이너는 포스터 한가운데 아무런 문구 없이 ‘정장을 입은 마리오’를 넣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짜 디자이너에게 프로젝트를 맡길 리는 만무했다. 그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시안을 만들었다. 채택될 것이란 기대 없이 만든 포스터는 결국 사내 회의에서 최종 낙점됐다. 그는 기다리지 않고 먼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 덕분에 국제광고상 ADC를 받았다.

닌텐도 출신 베테랑 디자이너 마에다 타카시가 쓴 <닌텐도 디자이너의 독립 프로젝트>는 15년간 닌텐도를 다니면서 얻은 자신의 노하우를 디자인 사례를 통해 낱낱이 공개한 책이다. 저자는 게임 회사 디자이너답게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좋은 디자인에는 다섯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 쉬워야 한다.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쉽게 전달해야 한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이라도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실패한 디자인이다. 둘째, 원칙이 있다. 기획 내용이나 콘셉트와 같은 포인트를 명확히 설정하고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셋째, 맞춤형이다. A 디자인이 B에도 적용된다면 그것은 잘 만든 디자인이 아니다. 넷째, 흥미를 유발한다. 좋은 디자인이 넘쳐나는 시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면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함부로 버릴 수 없어야 한다. 전단을 만들더라도 장식하고 싶을 만큼 퀄리티를 높여야만 한다.

저자는 디자인 노하우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생각의 흐름이나 섬세한 기술까지 공개한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