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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방준식 기자
    방준식 기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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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문화부 기자 방준식 입니다. 여가와 레저.아티스트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사랑합니다.

  • "회사 계속 다닌 이유는…" 브이로그 찍는 女 유튜버의 고백 [방준식의 재+부팅]

    "저는 10년간 화장품 회사에 다녔어요. 브랜딩부터 제품 출시까지 초년생 때부터 대리급 업무를 도맡아 했죠. 한때는 주말에도 '내 회사처럼' 출근해 일했었는데, 어느 순간 슬럼프가 왔어요. 일에 대한 열정을 쏟을 곳을 찾다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나라는 직장인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야근에 찌들거나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어하는 모습들을 담았죠. 3년 동안 수익이 0원이었지만 '돈 안 드는 취미'라고 생각하면서 버텼죠. 이제는 개인 채널이 회사의 뷰티 제품을 홍보하는 통로가 됐습니다. (웃음)"'직장인의 탈출구'로 여겨졌던 유튜브는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롱런하기는 어렵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발표한 '2023년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유튜버의 비율은 64.9%로 나왔다. 2021년(73.2%), 2022년(72.3%)과 비교하면 2년 새 10%P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에서 3년 넘게 생존한 이가 있다. 10년째 화장품 업계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브이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취업 강의와 스타트업 브랜딩 컨설팅도 한다. 유튜브를 통해 최대 월급의 2배까지도 벌고 있는 그는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분간 '화장품을 좋아하는 코덕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 참새봄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저는 화장품 회사에 다니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참새봄(닉네임·32)입니다. 10년째 화장품 개발을 하면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에서만 일하고는 있지만 이직은 참 많이 했어요. 지금 회사가 5번째로 프

    2024.04.28 09:00
  • '신문 왕국' 일본에 부는 디지털 바람…"제목도 교열도 전부 AI가 맡는다"

    일본 신문사들의 디지털 전환 바람이 거세다. 전 세계에서 여전히 종이신문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지만, 최근 10년 새 발행 부수가 급감하는 등 신문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일본의 신문 총 발행부수는 2014년 4536만부에서 2023년 2859만부로 약 37% 감소했다. 일본의 5대 일간지인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산케이, 니혼게이자이 등이 올해부터 석간 부수를 줄이고 구독료를 올리고 나섰다.종이 신문 발행이 줄어든 이유는 뉴스 소비형태의 전환이 가장 크다. 대부분 인쇄물 대신 모바일로 보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전국지 아사히 신문과 지방지 헛카이도 신문사는 디지털 솔루션 기업 후지쯔와 손잡고 2020년 3월 말부터 '통합 편집 시스템'(CTS) 개발에 나섰다. 총 4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24년 3월부터 본격 시행중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종이와 디지털, 기타 매체로 원활하게 배포가 가능한 '원 소스 멀티 유즈'를 표방하고 있다. 인상적인 기능은 적극적인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다. 아사히 신문은 △자체 빅데이터를 학습해 기사를 작성하면 제목을 달아주는 '제목 AI'  △긴 글을 요약해주는 '장문 요약 AI' △기사의 문법적 오류나 용어를 고쳐주는 '교정 AI' 등을 개발해 현업에서 사용 중이다. 그 밖에 디지털에 기사를 송고할 경우 이 기사가 얼마나 많이 'PV(페이지 뷰)'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예측하거나, 관련 기사를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 또한 디자인 그림 생성 도구나 동영상 편집 도구와 연동도 가능하다. 디지털 통

    2024.04.26 19:00
  • 커피 한 잔 가격만 받고 해냈다…月매출 8000만원의 기적 [방준식의 재+부팅]

    "요즘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작은 미팅이라도 하려고 하면 보통 카페에 갑니다. 사내에 회의 공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일이 보안 등록을 해야 해 번거롭기 때문이죠. 그런 카페조차 회의 전용 공간이 아니기에 불편한 것은 여전합니다. 1인당 커피 한 잔 값만 받고 회의공간을 1시간 빌려주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가격이 저렴해도 회전율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죠. 그렇게 2019년 시청역 근처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조해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지점당 월평균 매출은 6천~8천만원으로 웬만한 카페 수익률보다 높죠. (웃음)"서울 시청역 근처 대형 카페들은 낮 시간대면 자리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점심시간 커피 한잔을 먹으려는 직장인들부터 각종 미팅 장소로 고르는 수요가 겹치기 때문이다. 서울 시청은 설계 구조상 장소가 비좁아 회의실은커녕 사무실도 부족해 주변 건물을 임대해 쓰는 현실이다. 이 시장을 공략한 이가 있다. 1인당 4000원 가격을 내면 1시간 동안 공유 회의실을 쓸 수 있다. 최대 100명 이상 동시에 회의도 가능하다. 회전율로 따져보면 수익률이 웬만한 카페보다 높다. 150평 공간을 1~2명이 관리하다 보니 인건비는 10분의 1도 안된다. 2019년부터 공유 공간 '상연재'를 운영하고 있는 정성은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공유공간 상연재를 운영하고 있는 정성은(이도플래닝 대표) 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었습니다.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6년 정도 일했었죠. 연구뿐만 아니라 회사 홍보 차원에서 국제회의나 콘퍼런스에 참가를 많이 했어요. 행사도 다녀보고, 직접 진행도 맡다 보니 자연스

    2024.04.21 07:00
  • 하루 5시간 일하는 40대 주부, 月 1000만원 버는 비결이… [방준식의 N잡 시대]

    20대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어요. 당시엔 유학 정보가 너무 없어서 맨땅에 부딪히며 살았어요. 사기도 많이 당했죠.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유학원에 취업했지만 4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어요. 학원에서는 한명이라도 더 외국학교에 보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었죠. 회사를 나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겪은 이야기에 정보를 온전히 담았죠. 하루 방문자 수가 4000명이 넘어가자 카페로 전환했어요. △호주에 집 구하는 법 △이민성 홈페이지 번역 등 다른 곳에는 없는 콘텐츠를 상품처럼 팔았죠. 인터넷 카페를 매달 월세가 나오는 '온라인 부동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웃음)콘텐츠가 '21세기의 금광'이라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콘텐츠를 겨우 만들었더라도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렵다. 경쟁도 치열하다. 개인 채널을 만드는 이들의 최종 목표인 네이버 카페의 숫자는 약 1000만개에 달한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13년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이가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 중인 소영처럼(김소영·42)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돈 되는 콘텐츠를 컨설팅하고 있는 소영처럼(필명·김소영·42) 입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27살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어요. 당시에는 유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픽업을 어떻게 구하는지, 집은 어떻게 구하는지 몰랐죠. 돈은 계속 들어가는 상황에서 맨땅에 부딪혀야만 했습니다. 20대 초반

    2024.03.03 07:00
  • 약사 그만둔 30대女, 미국 가더니…입소문에 '대박' 터졌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약사로 일했어요. 그러다 2019년 결혼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습니다. 현지에서 약사 시험을 보려 했지만 취업 비자 발급이 막혔죠. 영주권을 신청하려 했더니 비용이 상당했어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만 했죠. 처음에는 구매대행을 하려고 했는데, 기숙사에 물건을 둘 곳이 없더군요. 그렇게 '디지털 문구'에 도전했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3개월간 독학으로 디자인 공부를 했어요. 일주일 동안 만든 단어장을 올렸죠. '과연 팔리겠어' 했는데 첫 달에 4개를 팔았습니다. 통장에 8000원이 찍혔죠. '이거 되겠다, 1만원만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올렸습니다. 그러다 플래너가 입소문이 났어요. 월간 구매 1위를 했죠. 2년째 스테디셀러로 꾸준하게 수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웃음)문구류가 디지털에서 부활했다. 노트 대신 태블릿PC로 공부하는 '잘파 세대'(Z+알파)의 영향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공책부터 △다이어리 △스티커 △편지지 △포스트잇까지 전부 디지털에서 구매한다. 자신만의 디지털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스티커를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커머스바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태블릿PC 보급량은 10억대로, 직접 필기하는 이용자는 작년 기준 한 달에 5,0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글로벌 디지털 문구 시장도 2030년 157억 달러(약 20조4429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시장에서 3년째 수익을 내는 이가 있다. 약사에서 디지털 문구 작가로 변신한 오지영(33)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디지털 문구 플랫폼 '위버딩'에서 브랜드 페이퍼플래닛을 운영하는 오지영(33)

    2024.02.25 07:00
  • "하루 2시간이면 돼요"…월 1000만원씩 버는 비결 봤더니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24년 차 방송작가입니다. 코로나19 기간에 5개월 동안 일이 끊겼던 적이 있었어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셀프 빨래방에 도전했습니다. 하루 2시간만 관리를 하면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과연 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들여야 할지 몰라 두려움도 컸어요. 그렇게 야심 차게 문을 열었지만, 하루에 손님이 2명에서 10명까지 들쭉날쭉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6개월 동안은 매일 출근했어요. 고객들과 인사도 하고 사용법도 알려드리면서 소통했죠. 주변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면서 고객으로 만들었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게시판을 만들어 포스트잇으로 불편 사항을 쓸 수 있도록 했죠. 성수기에는 월 매출 1000만원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웃음)동네 세탁소가 사라진 자리를 '무인 셀프 빨래방'이 대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세탁소 개수는 2만400여개(2022년 6월 기준)로 지난 1년 새 2000여개가 줄었다. 반면에 세탁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통계청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세탁시장은 올해 5조7000억원 수준으로 2028년에는 7조2000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세탁 대행과 수거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를 앞세워 점포를 확대 중이다. 무인화를 통해 별도 인건비도 들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런드리24'를 통해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방송작가 '이작가(닉네임)'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24년 차 방송작가 이작가(닉네임·45) 입니다. 저는 지상파와 종편에서 예능작가로 일하고 있어요. 주로 음악 관련 예능을 주로 맡았었죠.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 일이 계

    2024.02.18 07:00
  • "월급 뺨치게 벌어요"…한강뷰 매물로 월세 받는 30대 직장인 [방준식의 N잡 시대]

    "14년 차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실거주로 매수했던 오피스텔이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생겼어요. 7년 동안 경매 투자에 뛰어들었죠. 그러다 2022년 한강 근처에 오피스텔 매물을 발견하고 바로 입찰했어요. 투자금 2400만원으로 한강뷰 오피스텔을 낙찰받았죠. 수익을 내기 위해 단기임대로 눈을 돌렸지만, 걱정이 컸어요. 역세권이랑 거리가 멀었거든요. 하지만 한강뷰라는 장점을 내세우면 충분히 승산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2년째 공실 없이 매달 강남 시세로 월세 받고 있습니다. (웃음)"부동산 경매 시장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매 물건도 늘고 있는 데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투자 침체 시기에 꾸준히 수익을 내는 이가 있다. 경매 물건이 쏟아지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고, 낙찰가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낮아진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단, 물건의 가치만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안목과 적정한 목표 수익률을 정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7년째 부동산 경매 투자와 노하우를 강의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플로'(닉네임·38)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플로(닉네임·38)입니다. 14년 차 평범한 직장인이자 7년 차 N잡러입니다. 현재 부업으로 단기 임대 호스트, 부동산·경매 투자, 경매 강의까지 다양한 일을

    2024.02.04 07:00
  • "40만원 투자해 1000만원씩 벌어요"…직장인의 비결은 [방준식의 N잡 시대]

    "2018년 스마트스토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구매대행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유튜브 방송을 보고 알게 됐죠. 해외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국내 오픈마켓에 올리면 배송까지 대행해주는 일이더군요. 재고를 쌓아 놓지 않고도 온라인 마켓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야심 차게 사업자를 내고 상품을 등록했는데 웬걸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더군요. 등록한 제품이 2000~3000개를 넘어가자 첫 주문이 발생했죠. 출근길에는 제품을 찾고, 퇴근 후에는 배송과 고객관리를 하는 이중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이제는 직장을 다니면서 구매대행과 강의로만 매달 1000만원을 벌고 있습니다. (웃음)"해외직구 시장이 뜨겁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2022년 해외직구 구매액이 47억 달러에 달한다. 연간 이용자 수도 1557만명을 넘었다. 국민 4명 중 1명은 해외직구로 제품을 사고 있다는 말이다. 덩달아 구매대행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너도나도 스마트스토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이다. 다들 안된다고 말할 때 한 직장인은 그만두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을 쪼개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제품을 올렸다. 건강식품을 팔았다가 수입금지 성분 필터링을 제대로 못 해서 식약처에서 조사받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도 거쳤다. 직장을 다니면서 5년째 구매대행 사업자로 일하고 있는 구대러(닉네임·37)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구매대행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 구대러(닉네임·37) 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회사 이외의 수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온라인 사업에 관심이 갔죠. 회사에 다니면서

    2024.01.28 07:00
  • 건당 20원 '눈알 붙이기'…"1시간에 27만원도 벌었죠"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부동산 관리 일을 했었어요. 출퇴근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업무 시간 외에 할 일을 찾다가 '데이터 라벨링'을 알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AI)이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이름표(라벨)를 붙이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네모 박스만 치면 됐었어요. 최근 들어 챗 GPT와 같은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고도화됐죠.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간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최저 시급에 단가가 맞춰져 있어요. 작업 속도가 늘어나면 시간당 2~3만원씩 벌기도 하죠. AI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책도 쓰고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앞으로는 저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입니다. (웃음)인공지능(AI)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다. 또 하나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오픈AI가 개발한 '챗 GPT'의 등장이다. AI의 등장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하지만 그로 인해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라벨링'이다. 눈이 없는 AI를 대신해 세상의 모든 사물에 이름표를 붙여 인지를 돕는 일이다. 마치 '인형의 눈을 붙이는 것' 같은 이 일에 4년째 접어든 베테랑이 있다. 맨땅에서 시작해 이제는 책도 쓰고 강연도 나가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4년 차 '데이터 라벨러' 심정우(36)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4년 차 '데이터 라벨러' 심정우(36) 입니다. 저는 부동산을 관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출퇴근이 정해진 일이 아니라 불규칙했었죠. 기존 업

    2024.01.21 07:00
  • 다리서 노숙하던 의사 지망생…"여행하며 月 수천만원 벌죠" [방준식의 N잡 시대]

    중학생 때 홀로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어요. 의사가 되려고 대출을 받아 공부해 볼까 했지만, 학비가 감당이 안 되더군요. '일단 돈을 먼저 벌자'는 생각에 간호학과를 나왔지만,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취업을 못해 친구 집 소파를 120달러에 빌려 잠을 자고, 다리 밑에서 노숙도 했죠. 어렵게 들어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결국 가족이 전부구나! 깨달았습니다. 이후에는 한국에서 목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해 포기했습니다. 대신에 코딩을 배우자 생각했어요. 밤낮으로 3주 만에 독학으로 코딩을 배웠죠. 이제는 웹사이트라는 '온라인 부동산'을 관리하는 '디지털 목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웃음)21세기의 유목민이라 불리는 '디지털 노마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 숫자는 2022년 3500만명에서 2035년 뒤면 1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원격근무가 보편화된 결과다. 의사를 꿈꿨던 청년은 직업을 전전하다 코딩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기업이 만든 웹페이지를 부동산처럼 대행해 관리하면서 월세를 받는다. 사무실에 묶여 있지 않고 전 세계로 여행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삶을 살고 있다.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활동 중인 최재우(36)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웹사이트 최적화 전문기업 '마케스터즈' 대표 최재우(36) 입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자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어요. 막연하게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돈이 굉장히 많이 들더군요. 일단 영주권을 먼저 따서 학자금 대출을 받자는 생각에 간호학과로 옮겼죠. 그렇게 2009년 졸

    2024.01.14 07:00
  • '경력 같은 신입' 말로만 들었는데…판 제대로 깔렸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20대부터 사업을 했어요. 하지만 사회에서는 4대 보험을 받지 않는 일을 하면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더군요. 시대는 변하는데 채용 시스템은 그대로인 것 같아 직접 창업에 나섰습니다. △경력을 쌓기를 원하는 취준생 △경력이 단절된 주부 △은퇴를 한 시니어들의 틈새 일자리를 만들어 연결했죠.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어요. 누구나 '경력 같은 신입'이 되도록 했죠. 이제는 MG새마을금고 SK행복나눔재단 등과도 협업 중입니다. (웃음)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기존의 일자리를 '긱 워커(초단기 근로자)'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배달 △숙박 △차량 서비스처럼 단순노동에서 △문서 작성 △디자인 △기획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영역이 점차 확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약 6800만명의 근로자가 긱 워커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2028년에는 미국 내 근로자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갈 길이 멀다. 억대 연봉을 버는 '슈퍼 프리랜서'들이 늘고 있지만 금융과 복지에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런 기존 관념을 깨기 위해 창업에 도전한 이가 있다. 3년 새 2만5000명이 넘는 '긱 워커 플랫폼'을 만든 이지태스크 전혜진(46) 대표의 이야기다.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실시간 사무보조 온라인 매칭 플랫폼’ 이지태스크의 대표 전혜진(46)입니다. 저는 20대부터 사업을 했어요. △중고 명품 시계 판매 △일본에서 고양이 수입 △음식점 △어린이집 운영 등을 운영했죠. 창업 경력이 20년이 넘었지만, 사회에서는 4대 보험이 적용되지

    2024.01.07 07:00
  • '법무부 장관 통역사' 사표 내고…레드오션 뛰어든 50대 女 [방준식의 N잡 시대]

    "민간 기업에서 통역사로 일하다 송도신도시 프로젝트를 경험했어요. 아무것도 없던 빈 땅이 점점 도시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개발일에 매력을 느꼈어요. 하나의 커다란 종합 예술을 하는 것 같았죠. 50대가 되기 전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마음을 먹고 직접 디벨로퍼로 뛰어들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이제는 3만평 규모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맡고 있죠. (웃음)"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았던 부동산 개발 분야는 물류센터다. 새벽 배송과 온라인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2년 전부터 물류센터 건설에 경쟁이 불붙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다. 시행사들이 너도나도 인허가받았지만, 착공도 못 하는 상황이다. 이자만 내면서 버티다 결국 물류 부지 매물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시장에 한 전문가는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온라인 쇼핑 전환이라는 트렌드가 변하지 않는 한 2~3년 뒤부터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디벨로퍼 이홍숙 스페이스앤 대표(51)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부동산디벨로퍼 이홍숙 스페이스앤 대표(51) 입니다. 저는 금융권과 통역사로 일하다 부동산개발사에 들어갔어요. 50대를 앞두고 언제까지 회사 소속해서 일해야 하나 고민이 컸습니다. 그러다 지인이 보유한 부동산을 명도를 진행해서 재건축하고 싶어 했어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렇게 2년 전 1인 기업으로 창업에 나섰습니다."Q. 이력이 화려합니다."1990년대 취업시장에서는 금융권 계열이 인기였어요. 미국의 대

    2023.12.24 07:00
  • "의대 가야지, 창업한다고요?"…韓 청소년에 베팅 후 생긴 일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1990년대에 삼성영상사업단에서 해외 뮤지컬 판권을 확보하는 일을 했어요. 브로드웨이에서는 헬렌 킴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죠. 그러다 외환위기가 터졌고 사업단이 해체되면서 나왔죠. 한국 최초로 '오페라의 유령' 제작판권을 확보해 들여오기도 했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50대가 되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더군요.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다 4년 전부터 청소년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국의 교육은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창업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관심이 없더군요. 하지만 단 한명이라도 창업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한 인재가 훗날 글로벌 기업가가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웃음)"'엄마, 나 창업할게'라는 말을 들은 학부모들은 대부분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대학 입시의 지상 최대 목표는 의대 진학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교육부의  '2020~2022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3년간 의대 정시 합격자 중 재수 이상을 한 'N수생' 비율은 78.7%에 달했다. 높은 보수와 사회적 평판, 정년 걱정 없는 안정된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장수생을 자처하며 의사를 꿈꾸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임금은 2억3070만원이다.그런데도 청소년 창업 지원에 4년째 재능기부를 하는 이가 있다. 단순히 창업 아이디어에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창업해 회사를 세우고 마케팅과 영업까지를 경험한 이들에게 상을 주는 청소년창업대회를 운영한다. 올해에는 글로벌 청소년 창업대회인 &lsquo

    2023.12.17 07:00
  • '매출 0원→1500만원' 소금빵 1만개 판 자매의 비결은… [방준식의 N잡 시대]

    "지난해 8월 여동생과 함께 퇴사했어요.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취미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던 디저트를 팔아보겠다고 나섰으니까요. 6개월 동안 모은 돈을 합쳐 1000만원으로 10평짜리 매장을 얻었어요. 중고 시장을 돌면서 기구들을 싸게 샀죠. '망하더라도 작게 망하자'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온라인 디저트 판매에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홍보할 길이 막막했어요. 무작정 라이브 커머스를 켰습니다. '오늘 다 못 팔면 방송 끄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렇게 첫날에만 30만원을 벌었죠. 6개월 동안 소금 빵만 1만개를 팔았습니다. 이제는 월 매출 1500만원 정도 내고 있죠. (웃음)"최근 4년 새 디저트류 전문점 창업이 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매출 데이터 분석 자료를 보면, 디저트 전문점 매출액은 2019년부터 매년 8%, 28%, 47%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에 가맹점 수는 48%가 늘어났다. 제품의 단가도 높아 매출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온라인으로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도 늘고 있다. 월세가 높은 A급 입지를 고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한 자매가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홍보가 전혀 안 됐다. 매출 0원을 기록하자 과감하게 라이브 커머스를 켜더니 플랫폼 식품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찍기도 했다. '씨스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박민희(27)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에서 '씨스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박민희(27) 입니다. 저는 화장품 업체에서 MD로 6년간 일했었습니다. 회사가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온라인에 판매하는 일이었죠. 그러다 저만의 제품을 팔고 싶었어요.

    2023.12.10 07:00
  • "한달에 800만원 번다"…건설현장에 2030 줄서는 이유 [방준식의 N잡 시대]

    "정년까지 10년 앞두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죠. '까짓것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더군요. 자격증을 따려고 했지만 번번이 낙방했죠. 그러다 작년 12월 대기업 건설 현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막연히 50대 이상이 많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현장에는 대부분 2030세대들이었어요.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수성가하려는 이들이었죠. 저는 주말을 쉬면서 400만원을 받지만, 휴일도 없이 일해가며 800만원까지 버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끼니도 아껴가면서 모은 종잣돈으로 자기 가게를 차리는 이들도 봤죠. 건설현장은 마지막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출근하듯 써내가다 보니 어느새 책도 쓰게 됐죠. (웃음)" 막노동(勞動), 사전에선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막'하지는 않는다. 어떤 현장이든 건설 기초안전교육을 이수해야만 일할 수 있다. 대기업 건설 현장은 규칙을 준수하기만 하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벌이도 상당하다.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난과 불경기가 겹치면서 최근 들어 2030세대들이 문을 두드린 영향이다. 그들의 눈은 패배감 대신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의욕으로 빛난다고 한다. 아들뻘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인생 2막을 쓰고 있는 나재필(56)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평범한 베이비부머 나재필(56)입니다. 기자로 27년간 일했습니다. 남들보다 직급이 빨리 올라갔어요. 그만큼 회사의 요구에 충실하게 일했다는 뜻이겠죠. 잘리지 않기 위해 광고와 기사를 맞바

    2023.12.09 07:00
  • "월세 25만원에 비어있던 원룸…한 달 200만원씩 벌었죠" [방준식의 N잡 시대]

    "고향인 통영에서 호스텔 사업을 했어요. 동업자와 분쟁을 겪으면서 무일푼 신세로 나오게 됐죠.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처음에는 숙박 예약 업무를 담당했었기에 예약을 대행해 주는 여행사업을 하려고 했어요. 신용대출을 받아 월세 25만원짜리 사무실을 차렸죠. 하지만 사업이 쉽지 않았어요. 빚은 점점 늘고, 인테리어 공사비라도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워케이션 공간으로 내놨죠. '이게 될까' 걱정했지만, 4개월 만에 투자금을 전부 회수했죠. 월세보다 10배 가까운 이익을 거두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반기에는 3호점까지 늘렸죠. (웃음)" 단기 임대 시장이 뜨겁다. 기존 플랫폼에 이어 에어비앤비 호스트들도 단기 임대에 뛰어들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통영 원룸을 통해 초기 자본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이가 있다. 워케이션 수요를 공략해 월세의 10배를 벌었다. 단기 임대 플랫폼 리브애니웨어에서 활동 중인 이사랑(3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통영에서 단기 임대를 하는 이사랑(38) 입니다. 저는 20대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어요. 서울에서 스튜디오 공간대여 사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3개 지점을 운영하면서 목돈을 벌었죠. 그러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어요. 한국과 달리 집세를 주 단위로 내는 방식이 신기했죠. 새로운 단기 임대 형태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일과 여행이 삶으로 공존하는 형식이 흥미롭다는 생각에 통영에서도 워케이션 공간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7박 '8일'을 의미하는 '파리의 별장' 단기 임대 호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웃음)" Q. 어떻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통영에서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던 동업자와의 분

    2023.12.03 07:00
  • 27년 기자생활 접고 택한 막노동…"노동의 무게는 똑같다"[책마을]

    "나, 노가다해" 수화기 너머 한 선배의 목소리. 5년만에 연락온 사람이 들려준 근황이 막노동이라니.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랐다. 27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그는 '편집의 고수'였다. 짧지만 울림이 강한 제목으로 한국편집상과 사진편집상을 받았다. 평생 펜대를 잡으며 편집국장과 논설실장까지 올랐던 그가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한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를 쓴 저자 나재필은 서울과 대전의 일간지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갑작스럽게 퇴직했다. 그리고 수년간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와 식당 설거지 보조 등을 전전했다. 그러다 2022년 겨울부터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처음으로 막노동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막노동 현장의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그렸다. 첫 출근을 나서기 위해 새벽잠을 설쳤던 그는 내복을 겹겹이 입으며 중무장하고 집을 나섰다. 바람을 맞은 부위가 면도칼에 베이듯 아렸다. 그는 이대로 집에 돌아갈까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아내 앞에서 모양 빠지는 것’이 더 싫었다. 낯선 현장에서 만난 20대 청년들과 1시간도 안돼 '형' 소리를 들으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는 중년 노동자의 삶을 출근 도장 찍듯 한장 한장 써 내려갔다. 그의 노동은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막일을 하며 하나둘 상처가 늘어날 때마다 그 속에서 그의 아버지가 몸에 새겼던 흔적이 겹쳐 보였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됐다. 별 보고 출근해 달 보고 퇴근하며 저자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향해 뜨거운 경외감을 품는다. 그가 만난 막노동 일꾼들은 저마다 사연이 넘친다. 부도가 났거나, 홀어머니 병원비를 벌거나, 사기를 당했

    2023.11.29 15:47
  • "왜 사서 고생하냐?" 반대에도…퇴직금 올인한 40대 워킹맘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마케터로 일했습니다. 어느 순간 '회사에 쏟는 에너지를 온전히 내 사업에 쏟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길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 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가족들은 아이도 어린데 '왜 사서 고생하냐?'며 반대했죠. 퇴직금 전액을 학비로 내고 대출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회사를 만들었지만, 인맥이 없어 알릴 길이 없더군요. 문턱이 높은 공공기관에도 수없이 메일을 보냈어요. 온라인에도 창업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올렸죠. 그렇게 발로 뛰었더니 정부 스타트업 심사위원도 하고, 미디어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은 1년에 1500개 팀을 만나면서 창업자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죠. (웃음)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 대신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쿠팡과 토스가 되기를 꿈꾸지만 매달 내야 하는 고정비와 세금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린다. 투자 받기도 쉽지 않아졌다. 한 창업 전문가는 말한다. "월급을 받는 사람과, 월급을 주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 쉽게 도전했다가는 100% 망합니다." 한파가 불어닥친 스타트업 시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창업 전문가가 있다. 공공기관 창업 멘토링부터 대학 강연, TV 창업 서바이벌 심사까지 종횡무진을 하고 있다. 임은정 LEJ벤처스 대표(47)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을 하는 임은정 LEJ벤처스 대표(47·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회장) 입니다. 저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창업자들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정부 창업 지원 사업을 평가하거나 멘토링 심사, 심의위원도 하고 있죠. 1년에 보

    2023.11.26 07:00
  • '그 돈 주고 왜' 낡은 건물 산 30대女…"월 900만원 법니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일본에서 호텔리어로 일을 했었어요. 밤낮으로 일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졌죠. 어떻게 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부동산 임대에 나섰어요. 그러다 부산에서 제가 꿈꾸던 매물을 찾았습니다. 1층은 상가, 2층부터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 낡은 건물이었죠. 총 2억원에 샀지만 낡고 오래돼 리모델링에만 건물 가격만큼 들었습니다. 가장 힘을 준 곳은 출입구였어요. 노란색 자판기 모양으로 SNS에서 입소문이 났죠. 한달에 순수익으로 800~900만원 정도 벌고 있습니다. (웃음)" 서울에 살면서 타 지역에서 공간 임대를 운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계약부터 문의, 퇴실, 정산까지 전부 스마트폰을 통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퇴실후 청소는 경력있는 매니저를 통해 진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현지에 운영 매니저를 통해 해결한다. 단기 임대를 통해 시간과 공간적 자유도가 높아졌다. 부산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호텔리어의 꿈을 키우고 있는 리나(닉네임·3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리나(닉네임·38)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일본 5성급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일했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과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했었죠. 그러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어요. 언제부터인가 계속 시간에 좇기는 기분을 들었거든요. 내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어떻게 하면 시간제한 없이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어요. △아파트 △오피스텔 △고시원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투자와 운영 경험을 쌓았죠. 지금은 저

    2023.11.25 07:00
  • 20년전 산 '빨간 벽돌집'의 대반전…"외국인에 인기 폭발"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예요. 서울 은평구에서 빨간 벽돌로 지은 작고 오래된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죠. 외벌이로 지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월세를 받으면 가계에 보탬이 될까 싶어 20년 전에 이 집을 샀죠. 아이들을 돌보느라 직장을 다니는 것은 생각도 못 했던 때에 우연히 에어비앤비를 알게 되었고 나는 방을 외국인 여행객에게 빌려주기로 결심했어요. '홍대, 강남도 아닌데 먼 곳까지 올까' 걱정했어요. 처음에는 관광지와 멀다고 예약이 안 들어왔어요. 그러다 점점 한 달 살기 등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 트렌드로 바뀌었죠. 그렇게 10년을 운영했습니다. 낡은 집이 저에게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즐거운 직장이 됐죠. (웃음) 한국에 여행을 오는 외국인들의 필수 앱은 에어비앤비다. 홍대와 강남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베이스캠프가 된 지 오래다. 관광지와도 가깝고 2호선과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까지 이동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기 지역인만큼 경쟁이 심하다. 홍대나 강남에 가격이 저렴한 호텔들도 들어서면서 포화상태가 됐다. 홍대에는 관련 매물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한다. 관광지와 동떨어진 은평구에서 10년째 호스트로 활동 중인 40대 주부가 있다. 세탁부터 청소까지 직접 하느라 쉬는 날 없이 일하면서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10년 차 에어비앤비 호스트 엠마(닉네임·4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10년 차 엠마(48)입니다. 저는 아이들 4명을 키우던 전업주부였어요. 서울 은평구에서 작고 오래된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었죠. 1~2층에는 세를 주고 3층은 주인집이 사는 평범한 빨간 벽돌집이죠. 2013년에

    2023.11.19 07:00
  • "삼겹살 팔바엔 사겹살 팔아라"…자영업 끝판왕의 생존비법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맛집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방송사 PD였습니다. 숨겨진 맛집을 발굴하고 오래된 노포들을 소개했죠. 일반 방송들이 레시피와 음식 맛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저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성공 비결을 다뤘죠. 그들을 수십년간 만나다 보니 공통점이 보이더군요. 바로 '차별화'였어요. 장사를 하기 전에 대부분 잘나가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공부한다는 핑계로 '벤치마킹'을 하곤 하죠. 하지만 결국에는 남들과 똑같은 가게만 복제하게 됩니다. 대부분 망하는 가게들이 비슷한 패턴이죠. 그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고 싶어 책을 쓰고 아카데미를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100만원짜리 강의도 내놨죠. 많은 사람이 들으라고 하면 차별화가 없잖아요. 정말 필요한 사람만 듣게 만드는 전략이었죠. 그 강의로 열강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웃음)" 자영업 시장은 언제나 위기다. '직장 그만두고, 은퇴하면 장사나 해볼까'라고 마음먹다가는 정말 큰코다친다. 통계청 '저널 통계연구'에 따르면 개인 창업 사업체의 생존 기간 중윗값(일렬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값)은 2.6년에 불과하다. 1년 생존율은 78.9%에 달하지만, 3년 생존율은 45.6%, 5년 생존율은 31.4%로 내려간다. 10곳 중 7곳은 창업 후 5년 안에 폐업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외식 시장을 30년간 지켜본 이가 있다. 장사의 전략부터 가격 결정, 브랜딩까지. 그의 아카데미를 통해 배출한 자영업자가 8년 동안 2000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클래스101을 통해 프리미엄 강의도 선보였다. 장전 김유진아카데미 대표(55)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을 키우는 장전 김유진아카데미 대표(55) 입니다. 1994년 MBC에 공채로 입사했

    2023.11.12 07:00
  • '꿈의 직장' 그만두고…주 3일 일하고 年1억 번 30대 정체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12년 경력 개발자입니다. △토스 △29CM △스타일쉐어 등 크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했죠. '나만의 일을 해보자' 결심에 작년 퇴사를 했습니다. 당장 정규직을 나오고 월급이 끊기자 생활비를 벌 길이 막막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자금은 계속 들어가더군요. '창업하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사실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저의 남는 시간을 구독 형태로 팔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저의 개발 역량을 필요한 스타트업과 월 단위로 계약했어요. 일주일에 보통 20시간, 3일을 사이드잡으로 일했죠. 창업 준비를 하면서도 플랫폼 수익으로만 1년 동안 1억원 정도 벌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개발자를 꿈꾸고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면 적지 않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장을 나온 이가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 창업에 나섰지만, 매월 나가는 고정비가 발목을 잡았다. 남는 시간에 무엇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매달 외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회사보다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게 월급을 받는다. 토스 출신 개발자 임종혁(31)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스페이스와이가 운영하는 사이드잡 플랫폼 디오(DIO)에서 활동 중인 개발자 임종혁(31) 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벤처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토스 △LINER △스타일쉐어 △29CM 등 다양한 곳에서 일했죠. 작은 팀도 거쳤고, 큰 기업도 다녀봤지만, 다음 도전에 대한 갈망은 계속 생기더군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창업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2023.11.05 07:00
  • "통장에 찍힌 '3원' 충격"…3년 만에 수천배 늘린 30대 주부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월급 150만원을 받던 계약직 직원이었어요. 집은 월세를 전전했죠. 저희 부부는 가진 돈이 너무 없어서 아이를 갖는 것도 미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재테크 카페에서 블로그로 돈을 버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게 됐어요. 저도 무작정 글을 써봤죠.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으니까요. 재테크에 관한 공부와 저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적었어요. 첫 달 정산으로 통장에 '3원'이 찍히더군요. 너무 기뻤어요. '이게 되는구나, 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렇게 3원이 6개월 만에 월 60만원이 됐고, 3년이 지나니 월 800만원이 됐습니다. 작은 물꼬가 트여 평범한 주부에서 작가이자 강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죠. (웃음) 글을 써서 돈을 번다고 하면 대부분 놀면서 돈을 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방학 때 일기장을 몰아서 쓴 경험이 아마 대부분 처음으로 글을 썼던 기억일 것이다. 자기 생각 그날의 일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 한 30대는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재테크에 관해 공부한 기록과 자신의 이야기들을 매일매일 올렸다. 지자체에서 들어온 일감은 가리지 않고 전국을 다녔다. 3년 만에 3900만명이 방문한 재테크 전문 블로거 김민지(3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블로그 '재테크하는 제인'을 운영하는 김민지(38) 입니다. 저는 원래 사회복지사로 15년 넘게 근무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결혼하면서 안정적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계약직으로 재취업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월급이 너무 적었죠. 지금보다 좀 더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023.10.29 07:00
  • "제주서 펜션 사업은 미친 짓인데…" 50대 직장인의 승부수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여행을 참 좋아해요. '더 늦기 전에 인생의 후반기는 해외에서 살아볼까' 하는 꿈을 키웠죠. 그런데 딱 코로나가 터졌지 뭐예요. 그렇게 계획에 없었던 제주도로 내려가게 됐습니다. 한 달만 살아보자 했던 생활이 석 달, 일 년이 됐죠. 헤밍웨이의 바다처럼, 저를 품어준 제주에서 운명처럼 '논짓물' 을 알게 됐습니다. 바닷가에 치솟는 용천수를 막아 놓아 만든 천연 풀장인데, 농사 짓는 데는 쓸모가 없어 노는 물이라고들 부르죠. 그곳에 덩그러니 오래 비어있던 4층짜리 방 20개가 있는 건물을 발견했어요. 저와 같은 노마드들이 모일 수 있는 작은 아지트 '워케이션 숙소'로 바꾸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덜컥 임대로 빌려 운영을 시작했죠. 이제는 단골 기업도 생기고 일본 워케이션 플랫폼과 제휴도 맺었습니다. (웃음)제주도 숙박업은 지금 레드오션이다. 오죽하면 "제주에서 펜션 사업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할 정도다. 국내 관광객들은 해외로 떠나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대형 호텔로만 몰리기 때문이다. 중소형 펜션 리조트는 공실로 비상인 상황. 빈방을 메우기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출혈경쟁도 심하다. 이런 제주 숙박업에 도전장을 낸 50대가 있다. 단순 숙박업이 아닌 기업들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베이스캠프를 만들었다. 주변 제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양한 현지 프로그램도 만들고, 좋은 숙소를 중개도 해준다. 제주도 대표 워케이션 플랫폼을 꿈꾸는 박영미 제주 와일드 대표(58)의 이야기다.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저는 여행을 좋아하는 박영미 제주 와일드 대표(58) 입니다. 저는 홍보대행사와 프로모션 이

    2023.10.22 07:00
  • "티셔츠 팔아 월 1000만원 매출"…연금 받듯 돈 버는 男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YG엔터와 샌드박스에서 아이돌·유튜버들의 굿즈 상품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무수히 많은 컨펌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인한 피로감이 컸죠. 30대 초반에 문득 '내 마음대로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퇴근 후에는 휴식이자 부업을 겸해 저만의 캐릭터가 들어간 티셔츠 디자인을 만들기 시작했죠. 사람이 주인공인 일은 그만하고 싶어 동물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기도 했거든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7080 록 음악 디자인과 결합해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었죠. 굿즈 플랫폼에 디자인 시안을 올려두면 △제작 △배송 △고객관리까지 알아서 다 해줘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디자인만 잘하고 홍보만 잘하면 계속 수익이 나는 구조였죠. 입소문이 나더니 수익이 월급보다 많아지자 독립을 결심했습니다. (웃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월급 없는 삶'을 꿈꾼다.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한 디자이너는 직장을 다니면서 조용히 도전을 시작했다. 연예인의 유명세가 아닌 내가 만든 제품만으로도 잘 팔릴 수 있을지 승부를 보고 싶었다. 그렇게 놀이 겸 티셔츠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 7080 록스타 모습을 한 동물 캐릭터를 만들었다.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Meme)도 함께 녹였더니 SNS에서 반응이 왔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 동안 N잡러로 활동하다 올해 본격적으로 독립했다. 크리에이터 커머스 '마플샵'에서 활동 중인 신상훈(36) 씨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크리에이터 커머스 '마플샵'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신상훈(36) 입니다. 산업디자인과를 나와 마케팅 전시기획

    2023.10.15 07:00
  • "차라리 내가 사장한다"…퇴사 4년 만에 月1000 버는 비결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외국계 무역 회사에 다녔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일이 재미가 없어 회사를 많이 옮겨 다녔죠. 그러다 30살쯤에 '그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대표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그 당시 모임에 초대받아 파티룸에 갔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형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구나! 충격을 받았죠. 저도 마침 책을 쓰고 강연 모임을 하기 위해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겁도 없이 월세 6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을 주고 옥탑 건물 공간을 계약했죠. 단순하게 '좀 덜 쓰고 더 아끼면 까짓것 임대료 60만원 정도는 내겠지'라는 생각이었어요. 별다른 홍보를 안 했는데 예약이 들어오더니 제가 공간을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어요. 3개월 만에 2호점을 열었고, 1년 사이에 4호점으로 늘렸습니다. 한 지점당 최대 월 400만원 매출이 나오기도 합니다. (웃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관계를 맺기 위해 공간을 찾는다. 최근 몇 년 새 공간 대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00만원 안팎의 월세 계약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파티룸'이 주인공이다. 코로나 시기에 이벤트 모임 공간으로 떠올랐다가 최근에는 일상의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저렴해진 가격으로 △개인 스튜디오 촬영 △브라이덜 샤워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계모임 공간 등 활용 방법도 다양해졌다. 30대에 공간대여를 시작해 1년 새 4개 공간을 운영하는 이가 있다. 루프톱부터 다락방처럼 이색적인 컨셉으로 팬덤을 모았다. 4년의 경험으로 책도 쓰고 강연과 컨설팅도 활발하다. 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활동 중인 장신재(33) 씨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

    2023.10.08 07:00
  • 아파트값 떨어지자 덜컥 팔았던 남성…부동산 플랫폼 개발 도전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광고회사에 다녔습니다. 일만 하다 보니 부동산에 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투자에 대해서도 잘 몰랐었죠. 과거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받고도 가격이 내려가자 조바심 때문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받고 팔았을 정도였거든요. 그러다 부동산 투자 행사 기획을 통해 자연스럽게 귀동냥으로 전문가들의 말을 듣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투자적 관점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지만, 실거주 정보를 알 길이 없었거든요. 공인중개사들도 매물에 대해 나쁜 소리를 할 수 없으니까요. 수억대 아파트를 사야 하는데 포털에도 가격과 위치만 나올 뿐 거주 정보를 모르고 사야 하니 답답할 따름이죠. 그래서 직접 부동산 앱을 개발했습니다. △역과의 거리 △공동 공간 비중 △단지 환경 △친환경 △교육환경 등 필터를 통해 자신에게 딱 맞는 단지를 골라 줍니다. 수백건의 부동산 구매 후기를 AI로 150자로 요약해 제공했죠. 앞으로 으로 돌풍을 일으킬 생각입니다. 내 집 마련에 최대 고민은 '어느 지역을 사야 할까'이다. 서울 경기도만 해도 워낙 넓다 보니 전부 임장을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동산 플랫폼에서는 가격과 평형수 정도만 알 수 있지만, 실거주에 대한 정보는 공인중개사를 통해서조차 알 수가 없는 현실이다. 50대 대표는 생각했다. "좋은 집은 사는 것(Buy)뿐 아니라, 사는 것(Live)도 좋아야 한다." 그는 곧바로 단순 투자보다 거주의 관점에서 부동산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서울 6만 세대 단지를 쇼핑 앱처럼 '주거 환경 검색'을 통해 나와 딱 맞는 아파트를 검색해준다. 주민들도 쉬쉬했던 거주 정보도 속시원하게 알 수 있다. 광고 홍보맨이자, 아파트 정보 플랫폼 '부

    2023.10.01 07:00
  • "10대때 쓴 글이 40억 조회수"…대학 다니며 수천만원 번 비결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글을 썼어요. 늘 드라마를 볼 때마다 뒷이야기를 상상하곤 했죠. '이런 스토리로 쓰면 더 재미있을 텐데' 하고요. 그러다 내가 원하는 스토리로 글을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취미로 글을 올렸어요. 그렇게 1~2년을 쓰다 보니 점점 팬이 늘면서 본격적으로 연재를 시작했죠. 매일 플랫폼에 접속해서 3시간 이상 썼어요. 친구들과 놀러 가서도,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도 늘 스토리를 고민했어요. 한 회차를 쓰려면 이틀은 필요하거든요. 그렇게 쓴 연재물이 전체 조회수가 40억 탭을 얻으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최고 매출은 3000만원을 찍었죠. 최근에는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웃음) 인터넷 연재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억대 연봉의 작가들이 늘고 있다. 플랫폼 따라 글의 형태도 달라졌다. 일반적인 글이 아닌 채팅 형식의 소설 형식이 1020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17살에 취미로 쓴 연재물로 한 회차당 조회수가 1억 탭 이상 얻으며 인기를 얻은 이가 있다. 슬럼프가 와 연재 중단도 했었지만 결국 '글 쓰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라는 생각으로 이겨냈다. 이제 대학생이 된 지금도 꾸준히 연재를 통해 용돈과 학비도 벌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 '채티'를 통해 출간까지 되며 작가로서 꿈을 키우고 있는 간지롱(닉네임·19)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웹소설 플랫폼 채티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간지롱(닉네임·19) 입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재해 이제 3년 차가 됐습니다. 올해부터 대학생이 됐어요. 여전히 웹소설도 연재하면서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으려 다양하게 알바도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연재하시게 됐나요. "연재는 2020년 초부터 시작했습니다.

    2023.09.24 07:00
  • 주차장에 세워뒀던 골칫덩이 캠핑카…"이젠 월세 벌어 줍니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저는 인테리어 사업가입니다. 취미는 캠핑이죠. 레이 차량을 개조해 차박을 다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캠핑카를 구매했습니다. 1억이나 주고 큰맘 먹고 샀지만, 생각보다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길더라고요. 할부 비용이라도 건지지 싶어 공유 플랫폼에 등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캠핑 수요가 늘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군요. 8월에는 최고 400만원 넘게 벌기도 했습니다. 골칫거리였던 캠핑카가 이제는 월세만큼 벌어주고 있습니다. (웃음) 캠핑 마니아들의 최종 목적지는 캠핑카다. 텐트를 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주차장만 있으면 캠프 피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소 5000만원에서 억대가 넘는 고가인데다 주차 보험료 등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매년 감가 상각률도 높은 점도 차량 보유를 망설이게 만든다. 이러한 캠핑족들의 고민을 플랫폼을 통해 해결한 이가 있다. 캠핑카 공유 플랫폼 '바카르'에서 활동 중인 이상훈(49)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캠핑카 공유 플랫폼 '바카르'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이상훈(49) 입니다. 저는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제가 구매한 캠핑카를 직접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자로 차량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어 차량 관리도 직접 할 수 있죠. 타인에게 빌려주고 있기 때문에 차량 컨디션이나 청소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캠핑카 구매 결정은 처음에 어떻게 하셨나요. "평소 취미가 캠핑이었습니다. 캠핑카를 사기 전부터 경차 레이를 사서 평탄화와 전기 작업을 해 차박을 즐겼었죠. 처음에는 캠핑카 구매까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용하는 시간보다 세워두는 시간이 많으면 어쩌나 싶었죠.

    2023.09.17 07:00
  • 출퇴근 중 몰래 쓴 글 '대박'…"40대 '억대 수입' 작가 됐어요" [방준식 N잡 시대]

    직장 내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MBTI에서 'I(내향형)' 인간인 저는 인간관계로 인해 불면증과 두통을 심하게 겪었어요. 고민 끝에 찾은 신경과 의사 선생님이 말하더군요. '속 얘기를 말로 못 하겠으면 글로 써보라'고. 그때부터 출퇴근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던 유튜브나 SNS를 끊었습니다. 대신 메모장을 켜고 글을 썼죠. 왕복으로 100분. 그렇게 매일 저의 삶과 직장인의 고뇌를 담았어요. 그렇게 40대에 연재한 직장인 웹소설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죠. 최근에는 운이 좋게 책으로도 냈습니다. 이제는 평범한 직장인이면서 작가로도 살고 있죠. (웃음)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넷플릭스처럼 영상화를 시도하는 곳들이 늘면서 좋은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넘쳐나지만, 대다수는 생각에만 그친다. '쓰고 싶은데, 글을 쓸 시간이 없어!'라며. 한 직장인은 달랐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메모장 앱을 켜고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MZ세대 △직장 내 괴롭힘 △탈코르셋 △MBTI △정신과 상담 등 뜨거운 주제를 녹였더니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평범한 40대 직장인에서 작가로도 활동 중인 권도연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12년 차 직장인이자, 작가로도 활동 중인 권도연(41) 입니다. 국회에서 공무원은 아닌 일반 근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곳이라 업무 스트레스가 많고요. 특히나 저는 위계질서를 따라야 하는 조직 생활에 부침이 심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MBTI로 'I(내향형)'죠. 어느 날부터인가 불면증이 심해져서 수면제 처방을 받으러 신경과를 찾았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속 얘기를 말로 못 하겠다면, 글을 써보세

    2023.09.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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