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축구는 22명이 필요하지만, 풋살은 10명만 있어도 됩니다. 풋살을 하고 싶은 사람을 언제 어디서든지 모아 팀을 만들어주니 서비스 5년 만에 전국 축덕(축구 덕후)들 31만명이 모였습니다."

축구 마니아들은 팀을 찾는 것부터 난관이다. 동호회에 가입하기에는 부담되고, 장소 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든다. 주말 아니면 함께 모여서 뛸 시간도 부족하다.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20년 축구 마니아'가 팔을 걷었다. 언제 어디서든 매칭해 축구와 풋살을 할 수 있는 소셜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을 만든 플레이컴퍼니 강동규 대표(32)를 지난 9월29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강 대표는 자타공인 축구 마니아다. 20년 동안 20개가 넘는 축구 팀을 가입하고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축구 한번 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마음 맞는 사람들과 축구를 하고 싶었다.

첫 시작은 페이스북 그룹 동호회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모으자 어느새 2000명까지 늘었다.동호회 회비 없이 참여할 때 마다 참가비를 받아 매일 매치를 진행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업까지 고려하게 되었다. 그렇게 2018년소셜 스포츠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을 서비스를 런칭했다.

전국의 풋살장을 돌면서구장 사업주를 만나 설득했다. 풋살장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실이 많았다. 소셜 매칭을 통한다면 인기가 없는 평일 오전·오후와 같은 시간대도 사람들이 모이게 되며 구장 공실이 확 줄었다. 강 대표는 "사설 풋살장 평균 월 매출이 평균 30%씩 늘었다"며 "입소문나면서 전국 150여 곳과 제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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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장벽이 낮아지자 여성 참가자들도 급증했다. 축구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의 영향으로 2019년 100명 이하였던 여성 회원도 2022년 1만명을 넘어섰다. 강 대표는 "이용자 절반은 풋살을 안하던 일반인이었다"며 "누구나 쉽게 운동이 가능해지면서 더 자주 운동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풋살에 재미를 주기 위해 '피파'와 같은 레벨 시스템도 도입했다. 초기에는 실력과 상관 없이 인원을 모으다 보니, 팀별로 격차가 커지면서 재미가 덜하다는 피드백을 반영했다. 유저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15단계로 레벨을 나눴다. 게임처럼 재미요소를 주니 레벨 자체가 동기부여가 됐다. 그날 경기의 최고 선수를 뽑기도 했다. 비매너 유저는 '옐로카드 시스템'을 통해 이용을 제한하기도 하면서 매너 있는 풋살 생태계를 만들었다.

내년부터 커머스 사업과 종목확장을 준비할 예정이다.31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현재 자체 상품(PB)을 테스트 판매 중이다. 축구·풋살화 유통 사업도 확장할 예정이다. 직접 신고 운동한 후에 구매하는 렌털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종목확장의 경우 축구·풋살 종목에서 겪는 불편함이 다른 종목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히 확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 말 직영 풋살장 11곳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동남아 진출도 나설 계획이다. 현지에 K풋살장과 온라인 앱 서비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가산 마리오아울렛 등 대형 풋살장을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았다"며 "건물 옥상에서 시티뷰를 보며 즐기는 K풋살장의 매력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강동규 대표 인터뷰 전문

'플랩풋볼'을 만든 플레이컴퍼니 강동규 대표(중간 가운데)와 팀원들.
'플랩풋볼'을 만든 플레이컴퍼니 강동규 대표(중간 가운데)와 팀원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축구·풋살 소셜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 운영하는 마이플레이컴퍼니 강동규 대표(32)입니다.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20개가 넘는 팀을 가입하고 운영하며 일주일 내내 축구만 했었죠.축구를 하다보면 팀을 찾고, 장소 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듭니다. 주말 아니면 뛸 시간도 부족하고, 실력이 안맞으면 재미도 없죠. 저와 같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소셜 매칭 서비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Q. 대학생 4학년 시절 창업에 뛰어 드셨습니다.
"시작은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어 동호회를 운영했습니다. 어느새 2000명까지 늘었죠. 매일 매치를 열었습니다. 1회 마다 참가비를 받으면서 진행했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소셜 스포츠 매칭 플랫폼 '플랫풋볼'을 론칭했습니다."

Q.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요.
"참가비를 내면 구장쪽에 대관료를 제외한 부분이 수익으로 들어옵니다. 론칭 5년 만에 현재 회원수 31만명이 이용중입니다. 직영 풋살장 11곳을 운영하고 있고, 전국 풋살장 150여개와 제휴중입니다. 매치는 한달에 5600개 경기가 진행중이죠."

Q. 풋살장 확보가 관건이겠습니다.
"구장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 등 제외하면 공실이 많았습니다. 소셜 매칭을 통해 인기 없는 시간대도 사람들이 운영하게 됩니다. 구장은 공실을 줄여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Q. 사업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비스 초기에는 팀원들이 낮에는 개발을 하고, 밤에는 인원이 모자란 매칭에 참가자인척 채우면서 축구를 했습니다. 매일 4~6시간씩 공을 찼습니다. 운동복 입고 출근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축구를 좋아해 함께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냈죠."

Q. 해외 유사 사례가 있나요.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동남아 유럽 미국 등에서 비슷한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30 세대는 소속된 팀이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을 때 가볍게 만나 운동하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밋업'과 같은 번개처럼 만나 픽업매치를 통해 운동하는 소셜 모임이 많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풋살 시장은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문체부 공식 자료도 없죠. 사설 풋살장 시장이 연간 5000억원으로 추정중입니다. 과거 축구와 풋살은 조기축구회를 통해 학교 운동장 같은 공공시설에서 공짜로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었지만, 최근 여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Q. 풋살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데요.
"최근 5년간 사설 풋살장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축구는 22명이 필요한데, 풋살은 10명 만 모이면 됩니다. 접근성도 쉬워졌습니다. 축구장은 외곽에 많지만 풋살장은 최근 건물 옥상 대형마트 등 도심에 많이 생겼습니다. 유휴부지 활용하니 건물주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죠."

Q. 사설 풋살장에어떤 점을 강조하시나요.
"소셜로 매칭을 하니, 공실 타임이 확 줄었습니다. 월 매출이 평균적으로 30%씩 증가했습니다. 많게는 2배 이상 늘어난 곳도 있죠. 매치를 관리하는 매니저들이 있습니다. 경기진행부터 장비 운영 등 필요한 것들을 돕고 있습니다. 구장관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셜 매칭이 아닌 일반 팀들이 대관할 수 있는 대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죠."
'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플랩풋볼' 풋살장 선수들 모습.
Q. 사업 비중은 어떻게 되시나요.
"메인은 소셜 매칭입니다. 대관 중개사업도 올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를 보면 현재 9 대 1 상황입니다. 대관쪽도 빠르게 성장중이지만, 소셜 쪽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운동 방식이 조기축구나 동호회 위주의 대관 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모이는 소셜 방식이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Q. 최근 여성 유저가 늘었다고요.
"여성 참가자의 경우 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를 하는데 진입장벽이 훨씬 높습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크지만 운동하기 어려웠었죠. 소셜 매치는 여성 참가자분들의 어려움을 크게 해결해줬습니다. 또한 최근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의 영향으로 2019년 100명 이하였던 여성회원도 2022년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Q.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강조하시나요.
"모임 자체 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플랫풋볼'은 풋살이 너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서비스 입니다. 서먹서먹하다 경기 시작 15분만 지나면 금세 친해지죠. 경기후 뒷풀이 안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모임 커뮤니티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친목보다는 축구만 원하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 핵심 가치 입니다."

Q. 최근 레벨 시스템을 도입하셨는데요.
"풋살의 재미는 상대의 실력입니다. 실력이 맞아야 경기가 재밌죠. 유저 레벨 데이터를 수집해 레벨 데이터 따라 팀을 배정하고 매칭해주고 있습니다. 총 15개 등급으로 나눕니다. 매치에 2번 참여하면 등급을 받을 수 있죠. 그 등급 따라 팀을 배정하니 큰 재미를 느끼더군요.
'플랩풋볼' 앱 모습.
'플랩풋볼' 앱 모습.
Q. 레벨 시스템이 마치 게임 같습니다.
"초기에는 레벨 상관 없이 인원을인원 모으다 보니, 유저 실력이 제각각 이었죠. 실제 운동 했을때 어떨때는 재미가 있고 재미없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유저들 레벨 데이터 수집해 그것을 통해서 재미있는 팀 만들어 주자 생각했습니다. 이후 유저들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레벨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죠. 그날 경기의 플레이 오브 매치(POM)도 선정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게임 적인 요소가 통했죠. 비매너 유저 제한하는 '옐로카드 시스템'도 있습니다. 혼자 드리블 하거나, 거칠거나, 지각하는 비매너 유저 신고해 이용을 제한하는 기능입니다."

Q. 코로나 기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6개월간 서비스를 중단 했습니다. 사적 모임을 막으니 매출 0원 이었죠. 불안했지만, 서비스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 고민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팀스포츠는 대체 할 수 없다 판단했습니다. 모멘텀이 다시 돌아 오리라 생각해 버텼습니다. 올해 초 2020년 대비 현재 3배 이상 성장(매출, 이용자)했습니다. "

Q. 투자자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시나요.
"현재까지 벤처캐피털(VC) 3곳에서 총 34억원을 투자 받았습니다.소셜 스포츠 매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소셜로 모이면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운동하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플랫풋볼의 유저 절반은 원래 풋살을 안하던 일반인이 대부분이다. 참여가 쉬워지다 보니 입문자가 늘었죠. 한달에 1번 운동하던 사람이 2번, 4번 하던 사람이 8번 운동합니다. 평균 운동 참여사 2배 이상 늘었죠. 소셜 방식을 통해 기존 풋볼 시장을 최대 4배 이상 키울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Q. 어떤 신사업을 준비중이신가요.
"내년부터 커머스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31만명의 유저를 이용한 B2B2C 서비스를 고려중입니다. 현재는 자체 개발 상품(PB)인 양말, 티셔츠, 운동용품을 테스트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접 신어보고 운동한 후에 구매로 연결되는 렌털 서비스도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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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외진출도 추진 중이시라고요.
"동남아 시장은 한국과 매우 유사합니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죠. 내년 말 본격적으로 동남아 현지에 K풋살장과 온라인 앱 서비스를 통해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할 예정입니다. 3년 간 국내서 직영 풋살장 11곳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K풋살장의 특징은 도심 옥상에서 즐길 수 있어 도심의 루프탑에서 시티뷰를 보면서 운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현재 가산 마리오아울렛에서 직영 구장을 크게 운영중입니다."

Q. 다른 종목으로 확장하실 계획이신가요.
"인원이 많이 필요한 구기 종목뿐 아니라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생활체육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복·단식 운동은 레벨이 맞는 상대를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금은 축구와 풋살에 집중할 계획이고,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내후년부터 다양한 종목으로 넓힐 것입니다."

Q.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포츠가 주는 감정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스포츠를 통해 재미와 도전, 성장을 얻습니다. 그런 감정들은 살아가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합니다.더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가 주는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글로벌 소셜 스포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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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