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2개월 만에 재개하는 해외 방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외부무는 5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오는 14일 자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 다수의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은 중국에 석유, 광물 등을 수출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 주석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020년 1월 미얀마 이후 2년 8개월 만의 출국이 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이어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 현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CO는 지난 3일 공식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모든 국가의 지도자들이 정상회의 참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면했다. 지난 6월 15일에도 전화 통화를 통해 전화 통화를 통해 공조를 재확인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출범한 경제·안보 협의체다. 회원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다.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몽골이 옵저버국이다.

시 주석은 SCO 회의에서 파키스탄, 인도 등 다른 정상들과도 양자 정상회담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SCO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서방과의 긴장이 더욱 고조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의 참석으로 기존 우방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 서방에 대한 공동전선을 구축한다는 포석이라는 얘기다.

시 주석은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인도네시아 측이 밝힌 바 있다. 발리에 가기로 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 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푸틴 대통령 등과 공조를 다진 뒤 10월 20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집권 3기 대외 관계를 시작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