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트렌드 | 9월 투자전략

9월 주식시장, 박스권 장세 전망 우세
여전히 '태조이방원' 업종 주목…"방산, 원전株로 대응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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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에도 물가와 환율은 좀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9월에도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잭슨홀 미팅에선 기대와는 거리가 먼 발언이 쏟아졌다.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 한 번의 월간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란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할 때까지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9월에도 추세적인 반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감안하면 경기 우려가 완화될 여지가 있지만,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 침체 우려는 계속해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예견됐던 것인 만큼 향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 Fed의 매파 기조에도 주식시장이 전 저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9월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로 2350~2600대로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릴 정도로 구체적이지는 않았다"며 "투자자들도 선물 금리 예상치에 여전히 내년 한 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분기 미국 성장률은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 전 저점은 Fed의 긴축 공포와 침체 우려 간 합작이었지만 현재는 긴축·침체 우려가 6월보다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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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지수가 2380~2680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이후 정책 전환에 대한 과도한 주식시장의 기대감이 차단돼 국내 증시도 단기 충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증시에 비해 반등장에서 탄력이 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단은 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코스피지수가 2300~2600 사이 박스권 횡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장세를 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전)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2차전지를 제외한 태양광, 조선, 방산, 원전이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태조이방원은 최근 시장에서 떠오른 다섯개 업종을 묶은 증시 신조어다.

교보증권은 9월 추천 업종으로 2차전지, 조선, 태양광, 음식료 등을 제안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당분간 높은 물가 환경이 바뀌지 않아 금융시장을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단기 조정이 발생한다고 해서 직전 저점을 위협하는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도 태조이방원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조선, 방산, 원전 업종을 추천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 투자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인데 너무 빠르게 올라버린 가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담 낮은 조선, 방산, 원전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 움직임에 따라 투자전략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수가 2400~25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경우 저평가된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대응이, 2500선을 넘어설 경우 방어 전략 비중을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500부터 단기 트레이딩 자제, 차익실현, 현금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며 "포트폴리오 전략 차원에서는 배당주, 통신, 음식료 등 비중 확대로 방어력 강화에 집중력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