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당대회 D-4 마지막 토론회서 '권리당원 전원투표' 격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박용진(기호순) 당 대표 후보가 전당대회를 닷새 앞둔 23일 '권리당원 전원투표' 논란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두 후보는 전대 관련 마지막 방송 토론회인 이날 MBC 100분 토론에서 당원과 대의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전면전을 벌였다.

다만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이날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가운데 그동안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해온 박 후보는 관련 내용을 토론회에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최근 당무위원회를 열고 '권리당원 전원 투표는 전당대회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당헌에 담기로 의결한 가운데 박용진 후보는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이 강성 지지층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반대로 이재명 후보는 "당원투표는 많이 할수록 좋다"는 의견을 내며 박 후보와 대립했다.

당무위에서 의결된 당헌 개정안은 24일 중앙위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재명 "당원투표 많을 수록 좋다" 박용진 "당헌개정 반대"
◇ '권리당원 전원투표' 신경전…李 "당원투표 많을수록 좋다" 朴 "당헌 개정 반대"
박용진 후보는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권리당원 전원투표 관련 당헌 개정 논란을 꺼내 들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를 우리 당의 최고 의결기구로 한다는 내용의 당헌이 새로 만들어지려 한다"면서 "지난 금요일에 당무위에 올라왔는데 의원과 당원 대부분이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차적 미비와 내용에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당헌 개정안이 올라와 있어, 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 조항을 두고 "산술적으로는 16.7%의 강경한 목소리만 있으면 어떤 의결이든 다 가능하게 된다"며 "민주당이 개딸(이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 정당이 될까 봐 무섭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최종적인 안을 보지 못해 일방적인 의견을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중요한 안에 대해 당원의 의사를 묻는 당원투표는 많이 할수록 좋다"고 밝혔다.

당헌 개정과 관련해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하지는 않았으나 당원 투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다만 "(당원투표) 결론이 나오면 (당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구속력 있는 의결 (절차를) 만들지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내일 (중앙위에서) 토론 없이 온라인 투표로만 결정된다"며 입장을 재차 묻자 이 후보는 "확인해봐야겠다.

가정적으로 답할 수는 없으나 박 후보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며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당원투표 많을 수록 좋다" 박용진 "당헌개정 반대"
◇ 여야 중진협의체 충돌 "당 체제와 어울리지 않아" vs "협치 소중"
두 후보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을 놓고도 온도차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중진협의체가 일종의 국회의장 자문 기구 역할을 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당을 대표한다든지 이런 수준까지 가는 것은 당 체제와 반하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 등 친이재명 성향 후보들이나 당내 친명 세력들은 이 협의체가 가동될 경우 당 대표 리더십의 공간을 축소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유사한 의견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박용진 후보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박 후보는 "여야 협치는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필요하다면 영수 회담도 자주하고, 국회에서 공동공약 추진위원회를 함께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협치를 주도하면 국민들이 오히려 든든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당원투표 많을 수록 좋다" 박용진 "당헌개정 반대"
◇ 이재명 "필요하다면 장관 탄핵 고려해야" 박용진 "지혜롭지 못해"
두 후보는 경찰국을 신설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윤석열 정권의 장관 탄핵 문제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수십 년 전에 폐지된 경찰국을 다시 만들거나 경찰국장이 프락치 의혹을 받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하면 장관 탄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박 후보는 "장관 탄핵은 지혜롭지 못하다"며 "해임건의안을 낼 수도 있고 다양한 정치적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절차 과정에 법사위원장이 버티고 있고, 다 우회한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헌법재판소로 간다.

그러니 해임건의안을 던져 그 부담을 대통령이 지게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장관 해임건의안도 좋지만 (해임을) 안 하면 그만이지 않나.

실효성 있는 정책을 해야 한다"면서 "경찰과 검찰의 권한 남용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탄핵 검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됐을 때 윤석열 대통령과 일종의 대선 연장전 양상이 될 수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현재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하거나 다툴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다음 대선에 나간다는 생각을 지금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유능하고 강한 정당으로 바꿔 다음에 정권 재창출하게 하려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