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신간 서적 저자 기고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언콜라(The Uncola)’는 ‘콜라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세븐업은 언콜라로, 콜라의 대안 음료 이미지를 잡았다. 코카콜라, 펩시콜라와 같은 거대 브랜드에 맞서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보수적인 대중문화에 저항하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구매하는 제품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저항의 상징이라는 메시지가 통하면서 순식간에 업계 3위에 올라섰다.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은 깡마르고 볼품없는 외모 때문에 수모를 당한 적이 많았다.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야”라는 비판에 링컨은 유머로 받아친다. “내가 정말로 두 얼굴을 가졌다면 이 중요한 자리에 왜 하필 이 얼굴로 나왔을까요?” 그의 유머는 상황을 바꾸는 열쇠였고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마침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고객은 글을 찬찬히 읽어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객을 상대로 글을 쓰는 이들은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끝을 맺어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말도 마찬가지다. 영업자들은 간단한 보고부터 프레젠테이션까지. 조리 있게 말하면서 상대의 머릿속에 정확히 그림을 그리듯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말이 꼬여 정작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기획자, 마케터들은 수많은 상품 속 자신들의 상품이 묻히지 않기 위해 빅데이터를 동원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다. 그러나 숫자와 빅데이터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메시지다. 이 메시지가 쌓여 마케팅이 되고 브랜딩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마케팅과 브랜딩을 할 수 있을까?
광고와 정치인, 경영자의 사례를 통해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다. 광고는 오랜 시간 동안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분야다. 정치인과 경영자의 말과 글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투표와 경영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 하기 좋은 사례도 있지만 해서는 안 되는 사례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실수를 줄임으로써 메시지의 도달률을 높일 수 있다. 나의 메시지가 힘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티커’처럼 상대의 뇌리에 달라붙는 강력한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의 제품과 콘텐츠를 브랜드로, 고객을 팬으로, 마이너스 매출을 플러스로 바꾸어 보자.
스티커(S.T.I.C.K.E.R) 메시지는 단순성(Simplicity), 표적화(Targeting), 흥미성(Interesting), 구체성(Concreteness) 핵심어(Keyword), 정교화(Elaboration), 상관성(Relevance) 등 7가지 키워드들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단순성은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다. 애플이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데는 단순성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표적화는 ‘타깃 대상을 잡고 목적이 분명한 글과 말하기를 하라’는 뜻이다. 아만다재단에서는 사람들이 동물 보호소의 개나 고양이가 자신과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유로 입양을 망설이자 각 고객을 위한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했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동물을 입양 보낼 수 있었다.
흥미성은 ‘주목받고 싶은가? 일단 유머를 갖추어라’는 의미다. 주목받으려면 적절한 유머는 필수다. KFC는 광고에 기업명 대신 FCK라는 말로 화가 난 고객의 심리를 표현하는 문구를 재치 있게 넣었다. 고객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유머를 잃지 않은 사과 덕에 매출이 올랐다.
구체성은 ‘막연한 메시지는 힘이 없다!’는 뜻이다. 스킵되고 싶다면 막연하게 이야기하면 된다. 승부를 결정하는 건 디테일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지속적으로 생동감을 불어넣고 상대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
핵심어는 ‘한 마디로 정리해서 말하라’는 것이다. 아이젠하워는 자신의 별명인 아이크와 좋다라는 뜻의 라이크를 합쳐 “나는 아이크가 좋다(I Like Ike)”라는 슬로건만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교화는 ‘만족스러울 때까지 말과 글을 고쳐라’는 의미다. 무엇을 말하는 것보다 어떻게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솔직한 전달, 우회적인 전달, 질문을 통한 전달 등 상황에 따라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할지 생각해 보라.
상관성은 ‘관계되는 의미를 연결해 뚜렷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뜻이다. 토요타는 자동차 프리우스 배출량이 양의 방귀보다 가스 배출량이 낮다는 것을 드러내 환경친화적인 차임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것들을 통해 메시지의 목적과 의미를 강화시켜야 한다.
자본으로 밀어 붙이는 화려한 콘텐츠나 자극적인 내용의 메시지는 일시적으로 눈길을 끌 수는 있으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오히려 상대가 진짜 원하는 지점을 포착해 간결한 메시지를 보낼 때 나의 메시지는 상대에게 스티커처럼 달라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