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보조금 확대 법안이 중고 전기차 시장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지난 29일 “전기차 보조금이 신차보다 중고차 시장에 더 큰 수혜를 가져올 것”이라며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제조사엔 희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2022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에 합의했다. 이 법안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확대안이 포함돼 있다. 2032년까지 10년간 중·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중고 전기차 구입 시 4000달러, 신차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이르면 이달 의회 통과가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캐너코드(Canaccord)는 “중고차 시장 규모가 신차보다 훨씬 크다”면서 “전기차 보조금 확대안은 중고 전기차 시장의 큰 성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IBIS월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중고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성장한 1465억달러(약 191조원)로 전망된다. 배런스는 “미국에서 매년 약 4천만 대의 중고차가 판매된다”며 “이는 도로에 등록된 차량의 15%”라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elly Blue Book)에 따르면 자동차는 구매 후 5년 뒤 잔존가치가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 6월 미국 내 전기차 신차 평균 가격은 6만6000달러였다. 7500달러의 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11%에 해당한다. 5년 뒤 동일한 중고차량 가격이 신차의 절반인 3만3000달러라면 4000달러의 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배런스는 “소비자 입장에선 중고 전기차 보조금이 신차 보조금보다 구매 유인이 더 큰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중고 전기차 분석업체 리커런트(Recurrent)는 “4000달러의 세금 공제는 소비자에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하고 재정적으로 더 오래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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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