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 이후 다시 이별하기까지 과정 담아…성숙해진 유미 주목해주세요"
잘 생기고 다정한 남자친구 바비(박진영 분)는 집 근처에 사는 회사 여성 인턴을 아침마다 차에 태워 출근하고, 어느 순간 이 인턴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흔들린다.

'유미의 세포들2' 종영을 기념해 28일 화상으로 만난 이상엽 감독, 송재정 작가, 김경란 작가는 이런 바비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과제였다고 털어놨다.

동명의 원작 웹툰에서 바비는 다정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지만 한참 어린 인턴 다은(신예은)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욕받이'로 전락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 감독은 "바비의 실수가 결정적이기는 하지만 그 앞뒤 맥락을 좀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비의 잘못은 유미에게 다은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짚으며 "유미(김고은) 입장에서는 바비의 호의가 다른 사람을 향하는 것을 보면서 섭섭함이 쌓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커플이 헤어지는 과정과 이후에 재결합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호평을 받았다.

송 작가는 "재결합 후 다시 이별하기까지 과정이 시즌2의 핵심 포인트"라며 "이런 내용은 다른 작품에서 보기 쉽지 않은데 어색하고, 미워하고, 좋아하는 둘 사이의 모든 감정을 함께 담아냈다"고 말했다.

김 작가도 "재결합을 하면 서로 조심하게 되고 이전 같은 관계가 되기 쉽지 않다"며 "시청자분들이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재결합한 유미와 바비는 상대방이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바비는 출장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유미에게 말을 못 하고 미국에 있는 척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바비를 길에서 보게 된 유미는 바비네 집을 찾아가고 둘은 펑펑 울면서 서로 말 못 했던 그간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바비는 우는 유미를 안고 청혼하는데 송 작가는 "착각에서 비롯된 청혼"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어지고 다시 시작한 관계가 끝날까 봐 무척이나 불안했던 유미와 바비는 결혼을 매개로 안정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청혼이 사랑이라고 착각했지만, 사실은 불안을 해소하는 말이 아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가 구웅과 바비라는 남자친구를 만나고 이별하는 과정을 그리며 "인생의 주인공은 나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애를 경험삼아 성장하는 유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남자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곳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이라는 세포의 대사를 각인시킨다.

송 작가는 "시즌1에서 유미는 아직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자각이 없어서 바비가 글솜씨가 있다고 하니까 솔깃해하고, 웅이가 그냥 회계팀에 남으라고 하니 절망한다"며 시즌2에서 유미는 홀로 퇴사하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탈락해도 계속 공모전에 출품한다"고 짚었다.

또 송 작가는 유미의 연애도 한결 성숙해졌다며 이별하는 장면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시즌1에서 유미는 웅이를 참고 참다가 결국 터져서 헤어지겠다는 마음을 먹어요.

결심을 하고도 먼저 놓지 못하고 웅이의 판단을 기다리다가 결별을 당하죠. 시즌2에서 먼저 이별을 고하고 반지를 빼는 유미는 많이 성장한 모습이에요.

마음이 단단해지지 않으면 냉철하게 자기감정을 파악하지 못하거든요.

"
이 감독은 "성장이 꼭 성공은 아니다"라며 "유미는 아직 어리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캐릭터"라며 "유미의 팬으로서, 힘들지만 찬란했던 청춘의 시간을 저희와 함께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