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관람객·외국인들 진흙탕에 뛰어들어 흥겨운 시간
"사랑스러운 축제에요" 3년만에 재개 보령머드축제에 인파 몰려
"저는 진흙투성이에요.

"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한 17일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열린 제25회 보령머드축제장에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듯 오전부터 외국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몰렸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머드체험존에 입장한 사람들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진흙으로 뒤집어쓴 참여객 사이로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안양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영국인 케이트(25) 씨는 여행잡지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 머드축제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숙박업소가 다 매진이라서 못 왔는데, 오늘도 인근에 숙소가 없어서 서산에 숙소를 구했을 정도로 이 축제가 인기가 많다는 걸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도에서 친구들과 한국에 여행 온 케빈(24) 씨는 "친구들과 몇 년 전부터 머드축제에 오고 싶었다.

3년 만에 축제가 재개되고 여기 오게 돼 행복하다.

사랑스러운 이 축제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시민들은 국적, 나이와 관계없이 처음 본 사람들과도 즐겁게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두 팀으로 나뉘어 흰 바둑돌과 검정 바둑돌을 진흙탕 속에서 찾는 '머드플레이존'에서는 서로 모르는 시민들이 한 팀을 이뤄 온몸으로 바둑돌을 찾아냈다.

바둑돌을 찾지 못하게 하려고 진흙물을 뿌리며 방해를 하기도 하면서 진흙물을 온몸에 뒤집어쓰지만, 게임에 참여한 시민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중학생 아들과 머드 게임에 참여한 이진수(52) 씨는 "오랜만에 축제가 열렸다고 해서 와봤는데 아이들과 진흙 속에서 즐겁게 노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보령머드축제 머드체험존은 일반존과 키즈존으로 나눠서 운영해 어린 자녀와 함께 축제에 참여한 가족 단위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아빠 여기 같이 누워봐. 우리 진흙귀신이 된 것 같아"라고 외치며 진흙탕에 눕는 아이들은 함께 눕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키즈존 내 진흙이 가득한 머드 운동장에서는 부모와 함께 온몸으로 진흙을 즐기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오창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왔다는 최(12)모 양은 "친구들도 많이 간다고 해서 아빠한테 여기에 오자고 졸라댔다.

온몸에 진흙이 다 묻어도 너무 행복하다"고 흥겨워했다.

7살 딸, 남편과 함께 대전에서 온 류인지(34) 씨도 "딸이 좋아할 것 같아서 남편이 말해서 같이 오자고 했다.

아이가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더 좋아해 줘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6살 손자, 아들 부부와 함께 축제에 참여한 할머니(64)는 "요즘 즐거운 일이 통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아무 생각 없이 진흙을 뒤집어쓰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오랜만에 좋은 시간 보낸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