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민트로켓 황재호 디렉터 인터뷰
[게임위드인] "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임"
"바다는 수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바다가 줄 수 있는 로망과 거기서 만나는 인물의 '이야기'에 집중한 게임을 만들었죠."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 개발 총괄을 맡은 황재호(43) 디렉터는 지난 1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데이브의 핵심 재미 요소를 이같이 설명했다.

'데이브'는 낮에는 블루홀 속 바다를 탐험하며 수산물을 포획하고, 밤에는 낮에 포획한 재료로 스시집을 운영하는 등, 탐험과 경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게임이다.

지난달 데이브는 개발 중인 신작 PC게임 체험판이 공개되는 온라인 축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출품돼 글로벌 유저 98%의 압도적인 '긍정' 평가를 받았다.

황 디렉터와의 온라인 질의응답 세션 20만 명의 시청자가 몰리는 등 이 게임은 국내외 게이머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위드인] "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임"
◇ 제주 바다와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데이브'를 떠올리다
데이브는 그간 온라인, 모바일 게임을 주로 만들어오던 넥슨의 기존 게임과는 성격이 다르다.

처음부터 멀티플레이 없이 싱글플레이 게임으로 개발했고, 경쟁 요소나 BM(수익 모델)보다는 게임성에 집중했다는 것이 황 디렉터의 설명이다.

황 디렉터는 제주도 바다를 보면서 '데이브'의 개발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떠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 주위에 서핑이나 다이빙을 하는 분들이 많다.

개발진 중에도 다이버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좀 있다"며 "'이 물고기를 게임 속에 넣으면 좋겠다'거나 잠수가 끝난 뒤 로딩 화면에서 '감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1993년 작 일본 게임 '토르네코의 대모험'처럼 자신이 즐긴 로그라이크(Rogue-like) RPG 게임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황 디렉터는 토르네코의 대모험에 대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던전에 들어가 아이템을 갖고 나와 그걸로 마을을 확장하는 게임인데, 위험을 무릅쓰고 깊숙이 들어가면 더 많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그러다 죽으면 모든 아이템을 잃는다"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로그라이크(Rogue-like)는 1980년에 나온 역할수행게임(RPG) 게임 '로그'(Rogue)에서 파생된 게임 장르를 일컫는 말이다.

매번 무작위로 바뀌는 스테이지, 게임 오버 시 세이브 파일이 삭제되는 '영구적 죽음'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이브'의 캐릭터와 배경 디자인은 기존 미디어 매체들이 보여주는 '클리셰'를 깨고자 노력했다는 것이 황 디렉터의 설명이다.

게임의 주인공이자 다이버인 '데이브'는 뚱뚱한 중년 남성이고, 스시집 주방장 '반쵸'는 검은 피부의 아프리카계 남성이다.

데이브의 장비를 강화해 주는 '더프'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빠진 전형적인 '오타쿠'를 형상화했다.

황 디렉터는 "보통 다이버 하면 젊고 근육질인 사람을 떠올린다.

그런데 물개나 바다코끼리도 체구가 큰데 수영을 잘 하지 않느냐"며 "반쵸의 디자인은 흑인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아프로 사무라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스토리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인족'의 마을에 대해서는 "보통 '인어' 하면 서구적인 느낌을 떠올린다"며 "하지만 데이브 속 어인족의 건축 양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고산지대의 티베트를 모티브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브' 데모판은 1시간 남짓한 분량이지만, 완성판은 플레이 방식에 따라 짧게는 20시간, 길게는 30시간의 볼륨을 보여줄 예정이다.

[게임위드인] "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임"
◇ "게임, 본질적으로 재미있어야"
황 디렉터는 인터뷰 내내 게임의 '재미'를 강조했다.

그는 2006년 넥슨 해외지역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처음 입사해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아시아 지역 서비스, '마비노기 영웅전'의 북미 지역 서비스를 차례로 담당했다.

황 디렉터는 "똑같은 콘텐츠도 나라마다 반응이 달랐다.

예를 들어 똑같은 '카트라이더'도 중국인들은 스피드전을, 대만 사람들은 아이템전을 더 좋아했다.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만든 게임도 미국에서 만든 것과 한국에서 만든 게 확연히 달랐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왜 이 사람들은 이런 걸 좋아할까, 사람이 보편적으로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무엇일지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게임의 재미를 강조하고자 '데이브' 개발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우선 멀티플레이 요소를 없앴고, 그래픽도 최소한의 요소로 사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픽셀 그래픽을 택했다.

그는 "빼도 지장 없는 요소는 과감히 쳐내되, 핵심적인 요소는 그만큼 공을 들였다.

핵심 시스템인 '작살'의 조작감과 속도, 타격감을 살리고자 각종 수치와 애니메이션을 수백 번 테스트하며 일일이 조절했다"고 강조했다.

게임 속 등장인물이 펼치는 서사에도 큰 비중을 두었다.

데모판에서는 생략됐지만 '데이브' 완성판에서는 스시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특별한 음식 없느냐'라거나 '추억의 음식을 먹고 싶다'고 요구하고, 이에 맞는 요리를 대접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는 것이 황 디렉터의 설명이다.

[게임위드인] "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임"
황 디렉터가 과거 총괄을 맡아 내놓은 게임인 '이블팩토리', '고질라 디펜스 포스'도 비슷한 철학을 공유한다.

그는 "두 게임은 모두 사람보다 훨씬 큰 거대한 보스가 등장하는데, 데이브에도 심해 괴물과의 전투 요소가 있다.

거대한 존재와 맞서 싸우는 사람의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BM보다는 재미에 무게를 둔 '데이브'를 만들며 개발 총괄로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황 디렉터는 "개발팀 규모가 25명인데, 회사에서도 소규모 팀에 맞게 법무, 보안 등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유저와의 소통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열어줘 효율적인 게임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게임은 본질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게임 업계는 그간 BM 연구에 집중해왔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게이머의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집중한 게임도 이제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대작 게임들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에 맞는 게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 게임이나 콘솔 게임에 대한 국내 유저층도 크게 늘었다"며 발매 후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비전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차기작 관련 질문에 "만약 회사에서 허락해 준다면 '이블팩토리2'를 만들고 싶다.

과거 지스타에서도 선보였지만 결국 개발이 중단된 '네개의 탑'도 기회가 된다면 완성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지난 5월 출범한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인 '데이브'는 향후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위드인] "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