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은 한국기록원 원장(왼쪽부터)과 데이나 헤슈 세계기록위원회(WRC) 심사위원 대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이 14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온리앤원 타워에서 열린 골프공 아토맥스 세계 최장 비거리 공식기록 인증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김덕은 한국기록원 원장(왼쪽부터)과 데이나 헤슈 세계기록위원회(WRC) 심사위원 대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이 14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온리앤원 타워에서 열린 골프공 아토맥스 세계 최장 비거리 공식기록 인증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신소재 골프공을 들고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3년여 만이다. 고탄성 신소재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이 회장이 냈다는 게 코오롱그룹의 설명이다.

'세계 최장거리' 골프공 들고…4년 만에 등장한 이웅열
이 회장은 14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골프공 아토맥스 세계 최장 비거리 공식기록 인증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11월 임직원들에게 ‘코오롱을 떠나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지 3년7개월여 만이다. 이날 검정 재킷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이 회장은 임직원 사이에서 풍선을 들고 앉아 행사에 참여했다.

아토맥스는 코오롱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8년 이 회장이 설립한 신소재 계열사 아토메탈테크코리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골프공이다. 고탄성·고반발의 특성을 가진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골프공의 중심부인 맨틀층에 넣은 제품이다. 두 회사는 이날 미국 세계기록위원회(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인증을 받았다.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보자는 사업 아이디어는 이 회장이 직접 냈다. 연구진이 탄성이 높은 아토메탈로 무엇을 개발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골프 애호가인 이 회장이 “멀리 날아가는 골프공을 개발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인증식에 등장한 거대 아토맥스 골프공에 제일 먼저 서명한 사람도 그였다. 이 회장은 ‘pay4gain’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비거리를 얻고(gain) 싶으면 아토맥스 골프공을 구입하라(pay)는 뜻이다. 그는 “우리 기록을 우리가 계속 깨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길 바란다”며 임직원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아토메탈로 만든 아토맥스 골프공은 오는 하반기에 출시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타 브랜드 골프공 대비 같은 조건에서 아토맥스는 15~20야드 이상 더 날아갈 수 있다”며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최장 비거리 인증을 받은 경우는 아토맥스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아토메탈은 금속의 원자구조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탄성, 경도, 내마모성 등을 개선한 비정질 합금이다. 철, 크롬 등 다양한 금속을 섞은 뒤 초급속으로 냉각해 결정 간 경계를 깨뜨리는 방법으로 제조한다.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아토메탈 양산 체제를 갖추고 아라미드 생산라인 등에 적용 중이다.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는 5세대(5G) 이동통신용 광케이블과 전기자동차용 타이어 소재 등에 활용된다.

이 회장은 인증식 이후 기자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 회장이 계속 사업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코오롱 관계자는 “한 명의 골퍼로서 조언을 준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