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주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이 49년간 유지해 온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여성의 선택할 권리는 기본적인 권리”라며 “로(로 대 웨이드) 판결은 이 땅에서 50년간 유지돼 왔으며 우리 법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위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법안이 초안인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반영한 것인지 모른다”면서도 “우리 행정부는 로 앤 웨이드 판결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시행된 텍사스의 낙태금지법에 대해서도 “여성의 낙태권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에 백악관 성평등정책위원회와 법률고문실에 행정부 차원의 대응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2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낙태권 보장 판결 ‘로 대 웨이드’ 폐기에 대한 다수 의견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로 대 웨이드’는 1973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로 미국에서는 낙태권을 보장하는 기념비적인 판결이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여성이 낙태할 권리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명시된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의견서를 받아들여 낙태권에 대한 권리 보장을 철회하면 미국은 주별로 낙태 금지 여부와 제한 기준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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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권은 미국에서 이념 성향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연방대법원은 현재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이 6명으로 전체 9명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보도의 파장은 컸다. 분노한 낙태권 옹호론자 수백명이 미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주지사들이 민주당 소속인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은 낙태권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낙태 금지를 주장해 온 공화당 인사들은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뽑아줄 것도 촉구했다.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가을에 통과시키기 위해 상·하원에서 더 많은 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