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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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검수완박 저지'를 천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당당하게 준비했다는 듯이 (말하는 게) 굉장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통상 국무위원 후보자한테 마이크 들이대면 다소곳이 ‘청문회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만 일상적으로 봐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굉장히 패셔너블하게 하면서 당당하게 준비했다는 듯한 모습이 불편하다"면서 "당혹스럽고 이 사람이 다른 걸 염두에 두고 이런 건가? 혹시 5년 후에 어나더 윤석열?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인 뽑지 않겠다고 하더니 가장 정치적인 사람을 갖다 뽑는 것 아닌가"라며 "한 후보자를 ‘왕 장관’이라고 얘기했는데 이제는 왕 장관이 아니고 소통령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합의 뒤집은 것도 한 후보자의 발언이 촉발한 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나"라며 "한 후보자 자기는 즐기고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봐서 좋은 일일까? 후보자답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한 후보자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혹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있을 때도 추미애 씨라고 발언한다던가 현직 검사로 상당히 튀는 행동을 해왔다"면서 "상대방이 반감을 가진 걸 뻔히 알면서 청문회를 앞두고 굳이 그걸 갖다 증폭시키는 이유는 자기에 대한 정치적 자본을 더 키우려고 하는 이유밖에는 없지 않을까"라고 추정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언론 앞에서 ‘검수완박’과 관련 “이 법(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들이 크게 고통받을 것이고 이 법의 처리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거나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궁금해할 거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 후보자의 정치적 체급을 키워주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도 일조했다. 문 대통령은 손석희 앵커와의 대담에서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 법안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범죄 대응 시스템이 붕괴해 국민이 큰 피해 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 국민 상대 공청회 한번 없이 통과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현장을 책임지게 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것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