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해외여행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이 너나 할 것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걸었던 빗장을 풀고 있어서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면서 관광객 대상 자가격리 의무는 물론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잇따라 해제하고 있다.우리 정부도 지난달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데 이어, 전날 유전자증폭(PCR) 검사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이기로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제외한 전(全)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한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억눌려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의 고객 확보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KB국민카드·비씨카드·우리카드·삼성카드·롯데카드·현대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해외여행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선 항공권 결제 할인은 물론 해외 호텔 예약 결제금액을 깎아주고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폭을 키워주는 식이다.NH농협카드는 이달 말까지 인터파크항공에서 국제선 항공권을 결제하면 최대 12%까지 즉시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참좋은여행·하나투어·온라인투어에서도 결제금액의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에서 지출이 큰 호텔 이용료를 깎아주는 혜택도 있다. 농협카드 자체 포털 '채움스케치'를 통해 익스피디아에서 숙박을 예약하면 결제금액의 15%를 할인해준다. 호텔스닷컴·아고다·부킹닷컴에서도 농협카드 전용 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최대 15%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KB국민카드는 오는 30일까지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에서 할인 대상 국제선 항공권을 결제하면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적용해준다. G마켓·옥션·위메프·티몬에서 대상 상품을 구매하면 최대 15%를 할인해준다. 국민카드는 오는 29일까지 라이프샵 항공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국제선 항공권을 예약하면 7%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민카드 전용 페이지를 경유해 아고다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17%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비씨카드는 오는 6월까지 인터파크투어에서 '비씨바로카드'를 통해 국제선 항공권을 결제하면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적용해준다. 아울러 호텔스닷컴·아고다·익스피디아에서 비씨카드로 결제 시 최대 1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다음 달 1일까지 추첨을 통해 하와이, 파리, 뉴욕, 바르셀로나 왕복 항공권 2매씩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우리카드 전용 페이지를 경유해 호텔스닷컴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2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을 중요시하는 해외여행족이라면 삼성카드나 롯데카드가 유리하다. 롯데카드가 지난달 내놓은 '아멕스 플래티넘 아시아나클럽'을 이용하면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1000원당 1마일리지를 기본 적립할 수 있다. 이 카드는 결제금액 1000원마다 0.5~2마일리지를 추가 적립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결제금액 1000원당 최대 3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셈이다. 특별 적립 한도는 월 2000마일리지다. 아울러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도 연 2회까지 받을 수 있다.삼성카드는 이달까지 '삼성카드앤마일리지 플래티넘'으로 20만원 이상 결제하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7000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한도 등 복잡한 제한 없이 1000원당 최대 2마일리지를 쌓아주는 기존 혜택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오는 6월까지 삼성카드 여행 페이지에서 제휴사의 해외 패키지 상품을 결제하면 최대 7만원까지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2~5개월 무이자 할부는 덤이다.현대카드가 최근 업계 최초로 도입한 '마일리지 긴급충전 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필요한 마일리지를 먼저 충전해 사용하고 추후 적립을 통해 마일리지를 갚아 나가는 형태의 서비스다. 1만, 2만 마일리지 중 선택해 충전할 수 있다. 충전한 마일리지는 신청일로부터 3일 이내 고객의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계정으로 적립된다. 충전해 사용한 마일리지는 회원의 '대한항공카드' 결제금액에 따라 매월 적립된 마일리지로 자동 상환 처리된다.한편 인천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총 41만706명으로 지난해 3월(18만3902명) 대비 123.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올해 말 국제선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도록 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2019년 국내 국제선 정기 운항이 주 4770편에 달했단 점을 고려하면 올해 주 2300편까지 운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한국에서 원격 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지 2년이 지났다. 2019년 스물두 살의 의대생이 창업한 ‘닥터나우’는 지난 3월까지 400만 명이 거쳐간 한국 1위 원격 의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용자는 1년 만에 80배 뛰었다.초기 스타트업이 겪는다는 ‘죽음의 계곡(데스밸리)’도 피해 갔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한 유수의 벤처캐피털에서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4명으로 시작한 조직은 60명을 품을 정도로 커졌다.2020년 원격 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원격 의료의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까지 열이 37.5도가 넘으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환자를 받아 주는 병원이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발열이 아니더라도 음성 판정을 받기까지 하루 정도를 꼬박 기다려야만 했다. 닥터나우는 이렇게 발생한 의료 공백을 채우며 성장했다. 환자가 언제 어디서든 닥터나우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증상과 의사를 선택하면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전화나 화상으로 진료를 받으면 배달 업체가 약을 집 앞에까지 배송해 준다.승승장구해 온 닥터나우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임시 허용한 원격 의료는 ‘코로나19 상태가 심각 단계일 경우’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닥터나우 사무실에서 만난 장지호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원격 의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지금은 원격 의료를 허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원격 의료를 언제, 어떻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발전적인 규제 방안이 오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장 대표는 의대에 진학할 때부터 원격 의료 플랫폼 창업을 꿈꿨다. “수술로 한 명을 살리는 것도 의사의 일이지만 의료 문턱을 낮춰 1000명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죠.”장 대표는 원격 진료가 불법이던 2019년 약 배달 서비스로 먼저 창업했다. 원격 의료까지 서비스를 확대한 것은 원격 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0년부터다. 1997년생 의대생이 의료계에서는 ‘금기어’에 속하는 원격 의료 서비스에 나서자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장 대표는 창업 이후 하나부터 열까지 발로 뛰었다. 약 배달부터 코딩, 디자인까지 직접 참여했다. “원격 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후에도 6개월간은 의사와 약사들도 그 사실을 잘 몰랐어요. 병원 및 약국과 제휴하기 위해 한양대 의대 사진 동아리 명부를 펼쳐 30년 전 선배들까지 만나 설득했고 동업자들과 1주일간 약 1000개의 병원과 약국을 돌아다니며 서비스를 키웠어요.”제휴 병원 수익 1995% 상승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환자가 줄어든 동네 의원과 약국에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닥터나우 제휴 의료 기관은 지난 1월 360곳에서 3월 900곳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격 의료를 통한 수익성도 입증됐다. 지난 1분기 닥터나우 제휴 의료 기관의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95% 상승했다. 제휴 의료 기관의 이용량은 전년 대비 약 20배 증가했다. 병원은 월평균 700여 건의 비대면 진료를 수행했고 약국은 월평균 440개의 처방전을 접수해 약을 조제했다.장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폐업 위기에 놓였던 약국에서 ‘살려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원격 의료를 반대하던 의료업계도 이제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닥터나우는 원격 의료의 실효성과 편의성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게 목표다. G7 국가 중 원격 의료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 원격 의료의 필요성이 낮다고 지적한다.장 대표는 이런 주장에 대해 “병원은 점심시간과 퇴근 후 사람이 몰리게 돼 있다”며 “이 외 시간에는 응급실로 가다 보니 응급실 과밀화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원격 진료가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고 경증 환자들이 1차 의료 기관으로 향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원격 진료의 79%가 동네 의원에서 이뤄졌다. 상급종합병원 진료율은 8% 정도였다. 약물 오남용 등의 문제 역시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DUR)를 통해 데이터화되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도 이를 예방할 수 있다.하지만 여전히 닥터나우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닥터나우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원격 진료와 의약품 배달 모두 정부에서 원격 의료 한시적 허용을 끝내면 다시 불법이 된다. “원격 의료가 논의되기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어요. 지금 원격 의료에 대한 논의가 한 발짝 나아가지 않으면 30년 뒤에도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겁니다.”장 대표는 토스가 금융 규제의 벽을 넘었듯이 의료 규제의 벽을 넘고 싶다고 말한다.“한국에서 간편 송금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하루 최대 한도는 10만원이었습니다. 간편 송금이 위함하다는 이유에서였죠. 원격 의료를 막는 법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급되기 전에 생겨났습니다. 이 법을 기준으로 국민적 수요를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15일 오후 9시까지 10만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10만491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동시간대 집계된 12만3627명보다 1만8712명 적은 수치다.일주일 전인 지난 8일 동시간대 집계된 18만2143명과 비교하면 7만7228명이 적고, 2주 전인 지난 1일의 25만9232명보다는 15만4317명 줄었다.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16일 0시를 기준으로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최근 일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8만5536명→16만4458명→9만917명→21만736명→19만5402명→14만8443명→12만5846명으로 집계됐고,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16만191명이다.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 중 4만9967명(47.6%)은 수도권에서, 5만4948명(52.4%)은 비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지역별로는 경기 2만6483명, 서울 1만8120명, 경남 6354명, 경북 6138명, 인천 5364명, 전남 4971명, 충남 4946명, 대구 4603명, 전북 4574명, 충북 4153명, 광주 4065명, 강원 3966명, 대전 3836명, 부산 2702명, 울산 2147명, 제주 1547명, 세종 94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확실해지자 오는 18일 오전 5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대부분을 종료하기로 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