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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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1년 12월 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작년 말 기준 RBC비율은 246.2%로 9월 말보다 8.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에 이은 2분기 연속 하락이다. 국내 보험사 RBC비율은 작년 2분기 260.9%에서 2021년 3분기 254.5%로 낮아진 바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부채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돈이 마련돼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작년말 기준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161조7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3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8000억원 줄었고, 현금배당액이 2조2000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은 65조7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8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 전 분기 대비 13조원 커지면서 신용 위험액도 그만큼 커졌다.

보험업법은 최소 RBC를 100% 이상을 요구하는데, 지난해 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88.3%) 외엔 100% 미만인 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한화생명(184.6%) 등이, 손해보험사 가운데선 흥국화재(155.4%), AXA손해보험(169.7%), 한화손해보험(176.9%), KB손해보험(179.4%) 등의 RBC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DB생명과 흥국화재는 금감원 권고치인 150%에 근접해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컸다.

최근 RBC 비율이 떨어지는 건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크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보험사 수익을 늘리지만, 단기적으론 보유 채권의 평가가치가 줄며 RBC비율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인상하면서 다음 분기에도 RBC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뛸 가능성이 남아있고,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되는 것도 변수"라며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과 보유자산 매각 등의 자본확충을 벌이도록 감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