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미국 뉴욕에서 MSCI 회장을 만나 선진국 지수 편입 의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MSCI 선진국 지수에 가입하기 위해 충족해야하는 요건이 있는데 연초부터 한국 정부가 제도 개선을 쭉 해오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앞서 지난 1월, 서울 외환시장의 폐장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오후 6시 또는 익일 오전 1시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의 검토를 시작했다. MSCI가 선진국 지수 편입의 선결 조건으로 환시개방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홍 부총리는 "MSCI (선진국 지수) 가입을 위해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코스트가 따른다"며 "베네핏과 코스트를 모두 따졌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정부의 의지를 강하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SCI는 환시 개방 외에도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 개편, 공매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홍 부총리는 재정준칙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앞서 무디스와 면담할 때 '재정준칙을 만든다고 했는데 후속 작업이 어떻게 됐느냐'는 말을 들었다"며 "내주 S&P와 면담할 때도 재정에 대해 관심을 많이 두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재정준칙은 홍 부총리가 지난 2020년 10월 방안을 발표한 후 그해 12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GDP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재정 건전성을 위한 조치이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홍 부총리는 "신용평가사와 만날 때마다 재정준칙을 강조했는데 아직 도입이 안되고 있어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새 정부에서 재정준칙 도입이 좀 더 속도를 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23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환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관찰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시장 안정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고, 또 필요하면 하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외환시장에선 홍 부총리가 환율 안정을 위해 구두개입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환율 급등의 원인도 바뀌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엔 투기지역의 수요로 환율이 변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동향, 물가문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등 시장의 진성 수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