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123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에 대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환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관찰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기재부 "환율 높은 수준 필요하면 시장안정 조치"
홍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시장 안정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고, 또 필요하면 하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외환시장에선 홍 부총리가 환율 안정을 위해 구두 개입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환율 급등의 원인도 바뀌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엔 투기지역의 수요로 환율이 변동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동향, 물가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등 시장의 진성 수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3원10전 오른 달러당 1236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238원40전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우려로 지난달 15일(1245원50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1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등이 가시화하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 환율 오름세가 지속된 것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급등한 국고채(국채) 금리는 이날 약보합세를 보였다. 채권시장 지표 금리로 통하는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1%포인트 내린 연 3.105%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0.008%포인트 오른 연 3.313%를, 30년 만기 국채는 0.003%포인트 상승한 3.149%를 나타냈다. 역전됐던 3년 만기와 30년 만기 간 장단기 금리 차는 하루 만에 정상화됐다.

조미현/강진규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