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년여의 준비 끝에 12일 선보인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택도시역사관이랍니다. LH는 이날 경남 진주에 있는 토지주택박물관 1층에서 주택도시역사관 개관식을 열었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70여년 간 우리나라 주택과 도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랍니다.
LH는 2020년부터 주택도시역사관 설립에 공을 들였습니다. 주택도시역사관은 우리나라 주택과 도시의 역사를 시간 흐름에 따라 보여주고 있습니다. 총 4개의 전시 구역으로 나뉘는데, 각 구역엔 시대 배경, 국가정책 등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 구역의 주제는 ‘절망을 넘어서는 집, 집, 집’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발생한 심각한 주택난 속에서 대한주택영단이 공급한 재건주택, 부흥주택, 희망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공공주택이 전시돼 있답니다.
두번째 구역의 주제는 ‘집의 혁명, 아파트 시대’랍니다. 1960~1970년대 주거 문화를 주도했던 아파트 혁명과 대한주택공사 창립에 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 중대형 아파트의 효시인 한강맨션아파트, 강남 시대를 연 반포아파트와 잠실아파트를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구역은 ‘한국형 신도시의 출발’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신도시 건설의 역사가 전시돼 있죠. 1기 신도시 이외에도 개성공단,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된 도시 조성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마지막 구역에선 ‘모두를 품는 상생도시’를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생겨난 다양한 도시·주거문화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죠. 세종시와 혁신도시, 2기·3기 신도시, 도시재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거복지 사업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LH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아이디어를 접목했습니다. 예컨대 전시 내용을 1분 분량의 그림 영상으로 제작해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죠.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영어, 중국어, 아랍어 자막도 제공한답니다. 주택·도시 관련 통계 자료를 활용해 주거 문화의 변화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입체 영상관을 통해 시대별 주거생활을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도 있고요.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김현준 LH 사장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 집을 짓고, 도시를 만들며 대한민국의 터전을 일궜다"며 "긴 주거 문화의 역사가 주택도시역사관에 잘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H는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주택도시역사관 관람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