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첼시 인수전에 하나금융투자 외에 또 다른 한국의 금융사가 뛰어들었다는 영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1일 "영국 부동산 개발업자 닉 캔디가 한국의 또 다른 대형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첼시 인수를 위한 입찰가를 20억파운드(약 3조1900억원)에서 크게 올렸다"고 전했다. 캔디가 이끄는 '블루 풋볼 컨소시엄'의 베팅액이 알려진 경쟁 상대들에 비해 부족했으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 금융사가 합류하면서 향후 입찰 경쟁에서 필요한 '실탄'을 추가로 확보해 경쟁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스카이스포츠는 한국의 이 금융사가 지난 주말간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캔디의 컨소시엄에는 하나금융투자와 C&P스포츠 등 한국계 회사 두 곳이 참여하고 있다.

블루 풋볼 컨소시엄은 앞서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매각을 발표하자 구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영국 정치권 압박에 구단을 내놨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구단 매각 작업을 미국 투자자문사인 레인그룹에 일임한 상태다.

현재 블루 풋볼 컨소시엄 외에도 여러 주체가 첼시 인수전에 입찰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전 브리티시 항공 회장 마틴 브로턴과 세바스티안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 컨소시엄,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구단주인 리케츠 가문, 스위스 갑부 한스요르크 위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공동 구단주 토드 보얼리 컨소시엄 등도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290억파운드(46조3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회사 센트리쿠스 등도 인수전 참가를 발표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레인그룹은 입찰자 중 2~3곳을 추려 22~23일 중 최종 매각 대상자를 확정한다. 이어 영국 정부가 최종 매각 대상자의 자금원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다만 스카이스포츠는 "첼시가 새 주인을 찾기까지 짧게는 1주, 길게는 3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4월말은 돼야 매각이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