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안전진단을 B등급으로 통과한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 아파트’.  /이혜인 기자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B등급으로 통과한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 아파트’. /이혜인 기자
서울 성동구에 있는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리모델링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응봉동, 행당동 일대에서 리모델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호동 ‘금호벽산 아파트’도 최근 안전진단 통과에 성공했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하기 힘든 곳들이 리모델링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벽산, 안전진단 문턱 넘어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 아파트는 최근 성동구로부터 안전진단 ‘B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금호벽산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성동구의 도시계획심의와 시의 건축심의를 받는 데 9개월,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데 9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이주 기간 6개월까지 고려하면 2024년 하반기께 착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동구도 리모델링…'금호벽산'안전진단 통과
이 단지는 2001년 12월 준공돼 올해로 21년차를 맞았다. 지하 3층~지상 20층, 1707가구(전용면적 59~114㎡) 규모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1층, 총 21개 동, 1963가구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시공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맡는다. 조합은 지난해 8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했다. 공사비 규모는 7090억원이다.

조합은 별동 증축으로 사업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별동 증축은 동 간 간격을 좁히고 빈 대지에 새로운 동을 짓는 방식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16.3% 수준인 건폐율을 19.1%로 올리면 충분히 별동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폐율은 1층의 건축 바닥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이다.

성동구 곳곳에서 리모델링

안전진단 통과로 금호벽산 호가도 강세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현재 호가는 16억~17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리모델링 사업 초기였던 작년 7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데 비해 2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지난 1월에는 16억원에 손바뀜했다.

성동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성동구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아파트는 금호벽산을 포함해서 4곳이다. 이 가운데 옥수동 428 일대에 자리한 ‘옥수극동’(900가구)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현재 건축 심의를 받고 있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135가구 늘어난 1035가구(지하 5층~지상 21층)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경의중앙선 응봉역과 인접해 있는 ‘응봉신동아’(434가구)는 499가구 증축을 위한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쳤다.

총 3000가구가 넘는 대형 단지 ‘행당대림’은 지난해 10월 리모델링 추진위를 구성한 뒤 현재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고 있다. 행당대림과 행당역을 끼고 마주하고 있는 ‘행당한진타운’도 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사전 동의서를 걷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성동구는 서울숲 등 자연친화 시설이 단지와 인접해 있어 주거의 질이 높은 지역”이라며 “강남과의 접근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인기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왕십리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하면 집값이 한 단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