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한 이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아파트.  한경DB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한 이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아파트. 한경DB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및 반포동 일대에서 리모델링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하철 신반포역에서 반포역, 잠원역에 이르는 구간으로 최근 반포푸르지오가 조합설립인가를 얻고, 잠원현대훼밀리 등은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등 잇따라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한강변, 역세권 등 알짜 입지임에도 대부분 사업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단지다.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뷰, 래미안퍼스티지 등 일대 신축 단지가 강남 집값을 주도하고 있어 이들도 리모델링을 통해 몸값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포푸르지오, 반년 만에 조합설립인가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한 이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아파트.  한경DB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한 이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아파트. 한경DB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추진위원회는 최근 주민 동의율 75.5%를 확보해 서초구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단지는 2000년 준공된 단지로 지상 12층, 3개 동, 237가구 규모다. 기존 용적률이 283%로 높아 조합은 재건축 대신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266가구로 탈바꿈하는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작년 9월 추진위를 꾸린 뒤 6개월여 만에 조합 설립까지 마치는 등 사업 속도가 빠른 데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에 바로 접한 초역세권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1차 안전진단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으로 총 29가구 늘어나는데, 일반분양이 30가구 미만이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면서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반포동 일대에선 ‘나홀로 단지’인 반포 엠브이 아파트도 안전진단 절차에 들어갔다. 이 단지는 1994년 준공돼 올해 28년차로 154가구 규모로 기존 대비 23가구 증축한 177가구로 변신할 예정이다. 작년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정했다.

잠원현대훼밀리 등 사업 속도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을 중심으로 반포 및 잠원동 일대에선 현재 12곳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용적률이 200~300% 이상인 소규모 단지다. 이 중 잠원현대훼밀리 리모델링조합은 지난 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를 열었다. 1차에 이어 쌍용건설만 단독 참여해 유찰되면서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쌍용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오는 7월께 시공자선정총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7호선 반포역에 붙어 있는 이 단지는 1997년 113가구 규모로 지어져 올해 25년차를 맞는다. 1개 동짜리 소규모 단지로 용적률이 342%에 달한다. 수직증축을 통해 용적률 479%로 높여 123가구로 10가구 늘릴 계획이다. 수직증축은 2~3개 층을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은 좋을 수 있지만 1차 안전진단, 1차 및 2차 안전성 검토, 2차 안전진단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안전성 검토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대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잠원동아는 작년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데 이어 수직 증축을 위한 안전진단에 나섰다. 2002년 준공된 991가구 규모의 단지로 반포역 인근에 있다.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 최초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해 3개 층을 더 올려 1127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잠원훼미리는 작년 12월 건축심의까지 통과해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1992년 지어진 288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로 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310가구로 늘어난다. 2018년 조합을 꾸려 이듬해 안전진단 B등급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C등급(수직증축은 B등급)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