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부산 수안동 유세에서 두 팔을 높이 들어 유권자들의 지지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부산 수안동 유세에서 두 팔을 높이 들어 유권자들의 지지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결승선을 1등으로 통과해야 나라가 바뀝니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8일 유세 첫 출발점으로 제주를 택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제주도민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후보는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 서울로 북상하며 유세를 펼쳤다. 이날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비판을 조금 줄이고, 지역 공약과 변화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 제2공항 설립 약속

제주 동문시장 앞 광장에 빨강 풍선을 든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윤 후보의 첫 제주 유세다. 연단에 오른 윤 후보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자 지지자들은 휴대폰을 들고 앞다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윤 후보는 “제가 정직하게 약속을 지키고, 책임있게 제주도를 변화시키겠다”며 “제주도를 확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제주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육지로 나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와 세계 인재들이 제주로 몰려들게 만들겠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멋진 기후가 최고 인재들의 정주 요건이 돼 실리콘밸리가 세계 미래를 선도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설립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가 “멋진 공항 건설을 빨리 추진해 사람들이 제주에 더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큰 목소리로 ‘윤석열’ 이름을 연호했다. 제주 4·3사건에 대한 보상 문제 해결도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격과 헌법정신을 위해 4·3사건 보상 문제를 과감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사람들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180석 가지고 제대로 정부를 운영할 수 없게 방해하거나 심지어는 우리 당 이탈자들을 모아 저를 탄핵할 수 있다고 떠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하려면 하라”며 “제게는 가장 막강한 정치적 지지세력인 국민이 있다”고 했다.

안철수 두 손 잡고 연설장 등장

윤 후보는 부산 온천천 공원 유세장에선 야권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두 손을 꼭 잡고 등장했다. 안 대표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지역 균형발전”이라며 “부산의 발전이 곧 한국이 균형발전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광역 경제화’와 ‘민간기업 유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앙정부가 모든 돈과 권한을 쥐니 부산이 민간기업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 일을 부탁할 분은 제가 아니라 윤 후보”라며 “윤 후보가 당선인이 되면 중앙정부가 독점한 권한을 부산시민에게 돌려달라고 꼭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윤 후보의 이름을 다섯 번 외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부산의 변화’를 약속했다. 그는 “여의도의 정치문법도, 정치셈법도 모르는 제가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으로 이 마라톤을 달려왔다”며 “제가 결승선을 1등으로 끊게 도와줘야 이 나라를 바꾸고 부산도 확실히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암스테르담 베네치아 마카오 이런 도시는 무역과 금융을 통해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전했다”며 “제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재배치하겠다는 것도 부산을 세계적인 무역·해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꿈꿀 수 있는 나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여러분과 함께 꼭 만들겠다”고 했다.

‘보수의 텃밭’ 대구 서문시장에는 역대 유세현장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윤 후보를 향한 환호성이 너무 커 후보와 조금만 떨어져도 연설이 잘 안 들릴 정도였다. 윤 후보는 “계속된 연설로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왔는데, 서문시장에 오니 힘이 난다”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그는 “따로 공약을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대전·대구·부산=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