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일단 개최 예고했으나 내부 재논의 중"

동해안 산불로 인해 제주 오름에 불을 놓는 대표 축제인 들불축제 개최 여부를 두고 주최 측의 고민이 깊어졌다.

재난급 동해안 화마에 제주 들불축제 어쩌나
8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와 공동으로 들불축제 개최를 알렸다.

이번 들불축제는 '들불, 소망을 품고 피어올라!'를 주제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예정돼 있다.

하지만 들녘 오름과 불을 놓는 이번 축제가 재난급 화마를 연상케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재난을 당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주시는 들불축제 개최에 대해 재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해안 산불로 경북 울진, 강원 삼척, 강릉, 동해시가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고 현재도 화마가 진행 중이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들불축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예정했지만 축제위원회와 내부적으로 협의를 해서 개최 여부나 혹은 연기 여부, 방식 등 총괄적으로 결정을 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금 산불로 고통받는 강원도민들을 생각한다면 (들불축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예산으로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도움을 주든지, 도민 이름으로 성금을 지급하든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들불축제는 가축 방목을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제주의 목축문화를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1997년 옛 북제주군에서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현재는 제주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사흘간 이어지는 이번 축제 중 가장 큰 행사는 단연 오름 불 놓기다.

풍요를 기원하고 액운을 떨친다는 의미로 2000년부터 새별오름 남벽에 들불을 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