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 "NFT·메타버스서 활로 찾겠다"
오디오플랫폼 기업 지니뮤직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가수 제이미의 메타버스 라이브 콘서트 ‘리슨’을 네 차례 열었다. 한국 북미 동남아시아 유럽 시간대에 맞춰 한 번씩 열린 이 공연엔 동시접속자가 최대 30만 명까지 몰렸다. 이틀간 동남아 일대에선 제이미와 K팝 구글 검색 건수가 1000% 이상 급증했다. 대만에선 지니뮤직 검색이 800% 늘었다.

메타버스 콘서트는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올해 처음 선보인 신사업이다. 지난달 지니뮤직 대표를 맡은 박현진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화 상태인 오디오스트리밍 플랫폼 업계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콘서트를 시작했다”며 “올해부터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인공지능(AI) 기반 음원 신사업을 여럿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CEO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KT의 마케팅부문 유무선사업본부장, 5세대(5G)통신사업본부장, 소비자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지니뮤직에 자리를 잡았다. 통신업과 오디오스트리밍 시장은 기업들이 사실상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는 구조라는 게 공통점이다. 이용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한다는 점에선 오디오플랫폼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모든 콘텐츠 기업이 경쟁자다. 박 CEO는 “전체 규모가 한정된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어렵다”며 “기존 사업 영역의 장점을 살려 지니뮤직의 서비스를 더 이용하고 싶게 매력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NFT 신사업을 구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라이브 콘서트 중계 영상, 시대별 음원 순위, 이용자가 특정 시점에 가장 많이 들은 가수나 곡 등 오디오플랫폼으로 쌓은 데이터를 NFT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CEO는 “지니뮤직에는 ‘팬심(팬의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각종 기록이 많다”며 “이는 충분히 가상자산으로 만들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음원 사업도 키운다. AI가 작곡한 배경음악과 응원가, AI 창작 ASMR(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백색소음) 등의 가짓수를 늘릴 계획이다. 지니뮤직이 작년 11월 시작한 AI ASMR 서비스는 지난달까지 스트리밍 재생 건수가 세 배 이상 늘었다. 박 CEO는 “10·20대 이용자의 수요 증가세를 반영해 AI ASMR을 꾸준히 늘릴 것”이라며 “AI 창작 음악을 메타버스나 오디오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안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최다은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