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16개층 외벽이 한꺼번에 무너져 발생한 광주 아이파크 신축 공사 사고와 관련해 부실시공을 의심케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 이 아파트 공사 작업일지에는 6~7일만에 양생(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하는 보호·관리)을 끝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5일 공개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타설 작업 일지에는 지난달 3일 35층에 콘크리트를 타설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36층을 올린 날은 지난달 10일로 7일만에 타설이 이뤄졌다. 아울러 37층과 38층 바닥은 각각 6일과 7일만에, 38층 천장은 8일만에 타설됐다. 12월31일에는 방습과 방열, 방오염을 목적으로 주로 최고층에 설치하는 슬라브인 PIT층 벽체가 타설됐다. 이로부터 11일 뒤인 39층 슬라브(바닥)를 타설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12일에서 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해명과는 다른 내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멘트 종류와 양생 온도 등의 변수가 있지만, 양생 기간이 짧아 충분한 강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아래층의 양생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위층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그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사고가 난 것 같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11일 오후 3시46분경 신축 중이던 아파트의 201동 건물 23층부터 38층까지 외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