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 아파트인데 3억 차이"…올해 청약통장이 꽂힌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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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은 전용 59㎡보다 84㎡가 인기
브랜드 아파트, 옆 단지보다 2억원 비싸
브랜드 아파트, 옆 단지보다 2억원 비싸

올해 분양 시장에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과 '브랜드' 아파트가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제도가 강화되면서 무주택자들은 사실상 청약기회가 한 번 밖에 쓸 수 없는 카드가 됐다. 때문에 향후 높은 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똘똘한 한 채'로 여겨지는 '중형 브랜드'에 청약통장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신규 분양단지의 주택형별 1순위 경쟁률에서 전용 84㎡는 6만610가구 모집에 112만7044건이 접수되며 평균 경쟁률 18.59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전용 59㎡는 2만1290가구 모집에 19만323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9.07대 1로 나타났다. 전용 84㎡가 청약 경쟁률은 약 2배 가량 높고 청약자 숫자도 5배나 더 많았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며 소형 주택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선호도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던 셈이다.

이에 비해 전용 59㎡ 경쟁률은 다소 낮게 유지됐다. 2019년 2만3213가구 모집에 25만3279명이 청약해 10.91대 1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만3050가구 모집에 43만4243명이 참여해 13.14대 1에 그친 바 있다. 평균 청약 당첨선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전용 59㎡ 평균 청약가점은 32.15점, 전용 84㎡ 평균 청약가점은 38점으로 집계돼 전용 84㎡의 평균 가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전용 84㎡라면 브랜드가 중요해진다. 올해 1~10월 전국에 공급된 신규 분양단지 322개 가운데 10대 건설사(2021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컨소시엄 포함) 브랜드 단지는 총 85곳으로 1순위 평균 27.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외 237개 단지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5.28대 1에 그쳤다.

브랜드 아파트의 인기는 가격에서도 나타난다. 브랜드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 길이나 공원 건너 분양한 주변 단지보다 1억~2억원 비싼 경우가 적지 않다. 일례로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마곡엠벨리 14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14억65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공원 건너편에 위치한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의 같은 평형은 지난 8월 16억8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공원을 사이에 두고 가격이 2억원 이상 벌어진 셈이다.
이런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포구 창천동 래미안밤섬리베뉴2 전용 84㎡도 11월 17억5000만원(9층)에 거래됐는데, 길 건너 서강쌍용예가는 같은 평형이 9월 15억6000만원(10층)에 팔려 약 2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SK뷰는 지난 9월 전용 84㎡가 13억50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도보 5분 거리 브라운스톤휘경은 같은 평형이 지난 9월 10억1000만원(11층)에 팔렸다. 약 250m 거리를 두고 거래가 차이가 3억4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