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라는 이념·생각이란 무엇인가

▲ 질병, 낙인 = 김재형 지음.
'문둥병' '나병'으로 불렸던 한센병은 새로운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감염병이다.

기원전에 쓰인 중국의 전통 의학서 '황제내경'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연원이 깊다.

예전에는 유전병이라는 오해도 있었으나 1873년 노르웨이 의사 아르메우에르 게르하르 헨리크 한센이 원인균인 한센병균을 발견한 이후 감염병이라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인 저자는 조선 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의료 관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센병 치료와 관리에 개입했으며 환자들이 한 사회 내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역사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한센병이라는 특정 질병이 사회의 정상성과 규범에 근거해 낙인화하는 과정, 낙인화 이후 한센병에 걸린 이들이 차별받고 사회적으로 배제당하며 종국에 강제 격리되는 과정을 조명했다.

더 나아가 이런 메커니즘이 어떻게 변화하는 동시에 유지됐는지를 역사 사회학적으로 밝힌다.

저자는 "한센병과 한센인을 둘러싸고 정상성과 의학지식, 사회적 배제와 격리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묘사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돌베개. 480쪽. 2만원.
[신간] 질병, 낙인
▲ 공산주의라는 이념 = 알랭 바디우 외 지음. 진태원 외 옮김.
슬라보이 지제크와 코스타스 두지나스가 기획해 영국 런던 버크벡대에서 2009년 열린 동명 콘퍼런스 발표 내용을 묶어 단행본으로 펴냈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현대적으로 재평가해 "이제 공산주의라는 말은 '공산주의적 정당'이나 '공산주의적 체제들'에서처럼 더 이상 형용사로 기능하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산주의의 실존"이라고 주장한다.

이탈리아 출신 학자인 안토니오 네그리는 공산주의자들이 역사를 계급 투쟁의 역사로 상정하며, 국가에 반대한다고 강조한다.

또 자본 착취와 국가로의 종속이 제거된 새로운 세계 건설을 원한다고 설명한다.

책을 엮은 지제크와 두지나스는 서문에서 "좌파 이론은 항상 정치적 실천과 연결돼 왔다"며 "공산주의는 급진적 철학과 급진적 정치 이념으로, 자유와 평등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린비. 448쪽. 2만9천원.
[신간] 질병, 낙인
▲ 생각이란 무엇인가 =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전대호 옮김.
서양철학사에서 이성과 연결되는 '생각'은 오랫동안 중요한 논제였다.

하지만 누구도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 책 제목인 '생각이란 무엇인가'이다.

독일의 40대 철학자인 저자도 "생각하기는 철학의 제일가는 핵심 개념일 것"이라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철학은 숙고하기에 대해 숙고하는 학문으로 자처해 왔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의지'(意志)하는 동물이라고 강조한다.

생각하기는 청각, 촉각과 같은 인간의 감각 중 하나라고도 주장한다.

인간이 생물 종으로서의 '인간 동물'과 자신이 무엇인지 그리는 '인간상'이라는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됐다고 보는 저자는 기술이 인간의 생각 능력을 모방할 수 없고, 인간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쓴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나는 뇌가 아니다'와 3부작을 이루는 책이다.

나머지 두 작품의 번역서도 이미 국내에 출간됐다.

열린책들. 568쪽. 2만2천원.
[신간] 질병, 낙인
/연합뉴스